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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역사를 알면 영화가 재미있다 <슈퍼스타 감사용>




<슈퍼스타 감사용>은 1982년 프로야구 출범 당시 6개 구단 중 하나로 인천과 경기, 강원도가 연고지였던 삼미 슈퍼스타스의 독특한 이력을 가진 투수 감사용이 경험한 프로야구 원년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프로야구 구단은 9개 팀이지만 1982년 당시 프로야구팀은 서울의 MBC 청룡, 충청남북도의 OB 베어스, 전라남북도의 해태 타이거즈, 인천광역시·경기도·강원도의 삼미 슈퍼스타스, 대구시·경상북도의 삼성 라이온즈, 부산시·경상남도의 롯데 자이언츠 6개 팀이었다. 현재까지 그 구단주와 팀명, 연고지를 유지하는 팀이 라이온즈와 자이언츠 두 팀뿐인 것을 보면 지난 30년간 프로야구의 역사가 얼마나 변화무쌍했는지 짐작된다.


우리나라 프로야구는 상당히 급조된 편이다. 1975년 11월 재미동포 홍윤희가 프로야구 창단을 위해 노력하였으나 이루지 못하다가 1981년 5월부터 본격적으로 프로화 작업이 시작됐다. 그 후 일사천리로 같은 해 12월에 창립총회를 열고 이듬해인 1982년 3월에 프로야구 첫 경기가 치러졌다. 구단 수가 적은 관계로 리그는 전기와 후기로 나누었으며 전기의 1위와 후기의 1위가 한국시리즈에서 그해의 최고 우승자를 가리는 방식의 규칙이 정해졌다.

주인공 감사용이 속한 삼미 슈퍼스타스는 1982년 2월 5일 선수 23명으로 창단했다. 당시 초대 감독은 박현식(장항선 분)이었다. 박현식은 50~60년대 최고의 홈런 타자였고 ‘아시아의 철인’이라는 별명을 가진 야구 베테랑이었다. 그는 슈퍼스타스 팀의 성적 부진으로 13경기 만에 감독직에서 물러나 프로야구 사상 최단명 감독이라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영화의 주인공인 감사용(이범수 분)은 창단멤버는 아니고 5일후인 2월 10일에 팀에 영입되었다. 감사용은 구단주인 삼미특수강의 직원으로 아마추어 직장 야구팀의 선수였다가 삼미 슈퍼스타스에 전격적으로 입단했다. 당시 삼미는 여타 구단에 비해 구단의 뒷받침이 적은 편이라 우수한 선수의 영입이 쉽지 않았다.

창립선수 23명 중 국가대표가 단 한 명도 없을 정도로 6개 구단 중 가장 약체로 시작한 팀이었다. 아무리 직장야구단의 에이스투수였다 해도 어렸을 때부터 야구만 한 여타 선수와 출발부터가 달랐던 감사용의 프로데뷔는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당연한 결과겠지만 감사용의 프로야구 전적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그는 통산 61경기 1승 15패 1세이브 평균 자책점 6.09를 기록했고 1983년부터는 주로 패전처리 투수로 활동했다. 영화에서는 감사용이 처음부터 패전처리 전문 투수로 나오지만 실제 감사용은 프로야구 원년에는 꽤 많은 경기에 선발로 나왔다. 그의 프로생활 중 처음이자 마지막인 유일한 승리는 1983년 부산 구덕경기장에서 치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였다.

일반인에 가까운 선수로서 시작했지만, 감사용의 프로생활은 꽤 오래 지속된 편이다. 그는 팀이 매각되어 청보 핀토스로 바뀌고 난 뒤에도 계속 선수로 남아 있었고 1987년 OB 베어스를 마지막으로 5시즌을 거친 어엿한 프로선수로서 은퇴했다.




비록 삼미 슈퍼스타스가 슈퍼스타라는 팀명을 가지고 출발했지만, 프로야구 원년 진정한 슈퍼스타는 베어스의 박철순이었다. 영화에서도 감사용이 부러워하고 이기고 싶어하는 투수로 박철순(공유 분)이 등장한다. 실제로 박철순은 당시 뛰어난 실력과 스마트한 외모로 폭발적인 인기를 한몸에 받았고 이는 프로야구의 정착에 기여한 바 크다.

비록 마이너리그였지만 당시로서는 흔치 않던 미국 프로야구 선수생활을 한 박철순은 프로야구 원년에 22연승이라는 기록을 거두며 OB 베어스의 우승을 이끌었고 그해 시즌 MVP가 되었다.

영화는 이 박철순의 연승 기록 중 20승을 목전에 둔 경기에서 감사용과 박철순이 투수로서 맞닥뜨린 상황을 스토리의 중심으로 삼았다. 안타깝게도 주인공 감사용은 박철순의 연승 행진을 막지 못하지만 박철순이 인정할 만한 투수전을 펼치면서 프로선수로 성장한다.


한편 감사용이 속했던 삼미 슈퍼스타스는 프로야구 원년에 15승65패, 승률 0.188.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악의 성적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1983년, 재일동포 투수 장명부 영입 이 후 장명부 1인이 단일시즌 30승을 올리는 활약을 하면서 전기리그와 후기리그 모두 2위에까지 오르는 이변을 보였다.

1984년에는 장명부의 부진으로 다시 꼴찌를 기록했으며 1985년에도 부진을 면치 못하다가 전기리그가 끝나는 시점에서 청보그룹에 매각되어 3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팀명도 핀토스로 바뀐다.

이 청보 핀토스는 다시 1988년 태평양에 매각되어 태평양 돌핀스가 되었다가 1995년 현대가 구단을 사면서 현대 유니콘스가 되었고, 2008년에 해체되었다. 현대 유니콘스의 선수들 대부분은 히어로즈가 승계했고 인천은 2000년부터 SK 와이번스가 연고지로 하고 있다.

글·김정미 (시나리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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