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2003년 한 TV광고에 뾰족 머리의 젊은 마술사가 등장했다.
‘상상예찬’이라는 광고카피와 함께 카드를 흩날리던 마술사가 바로 이은결이다.
한국 마술의 대중화를 이끌어낸 그가 이번에는 세계 마술계를 흔들어놨다. 지난 3월 27일 세계 마술계의 최고 권위를 지닌 ‘멀린상’(The Merlin Award)을 수상한 것이다. 국제마술사협회(IMS)는 1968년부터 매년 심사를 거쳐 전 세계 마술사 가운데 가장 뛰어난
활동을 펼친 마술사 1명을 선정해 멀린상을 수여해 왔다.
역대 수상자로는 데이비드 카퍼필드, 해리 블랙스톤, 지그프리드&로이(팀), ‘태양의 서커스’의 스타 마술사 크리스 엔젤, 중국 마술 붐을 일으킨 루이첸 등이 있다. 여기에 한국인 최초로 이은결이 수상자로 오른 것이다.
그는 “전설적인 마술사들이 수상했던 상을 받게 된 만큼 한국 마술 공연이 더욱 많이 사랑받을 수 있도록 책임과 사명을 다하겠다”며 “상 자체의 의미와 영광은 이미 말할 것도 없고 이 상을 받으면서 저에게 주어지는 수많은 기회와 가능성이 더 큰 성과이자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그는 국제마술사협회로부터 최근 1년간 전 세계 마술사 가운데 가장 뛰어난 기량을 선보인 것으로 평가받아 이 상을 받게 됐다. 현재 그는 지난해 11월 처음 선보인 블록버스터매직쇼 ‘더 일루전’(The Illusion)으로 전국순회 공연 중이다. 2009년 7월 군 제대 후 처음 선보이는 컴백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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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의 군 복무 기간은 그를 더욱 발전시켰다. 그는 해군 홍보단 마술병으로 전국을 다니며 1년에 1백20여 차례 공연을 했다. 이때 주로 소외된 이웃을 상대로 마술 공연을 하다 보니 ‘무엇을 위해 마술을 하는가’라는 초심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군에선 일과 후 연장과업이란 시간이 있었다. 이 시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연습을 하며 구상한 아이디어는 군 제대 후 새로운 마술쇼를 선보이는 뼈대가 됐다.
“‘더 일루전’은 기존의 대형 마술을 의미하기보다는 말 그대로 마술 너머의 환상을 표현하는 공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마술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이 공연을 보며 스스로 환상을 그려내는 데에 목적을 고 있습니다.”
그는 이번 공연에 자신의 마술 인생 15년과 그동안 관객과 함께 만들어온 상상 이야기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지금껏 해왔던 자신의 모든 면을 담은 공연이라는 것이다. 그의 설명처럼 총2부로 구성된 이번 공연은 1백30분간 환상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1부는 마술의 총결산으로 이씨가 그동안 해왔던 마술의 노하우를 공개하고 2부는 마임과 미디어아트가 결합된 환상극으로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1996년 마술을 시작한 그는 2006년 국제마술대전(FISM)에서 아시아 최초로 제너럴 부문 1위를 차지하는 등 이미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왔다.
그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한국 마술이 이렇게 세계적으로 주목받게 될지 아무도 몰랐다. 과거 우리나라는 마술을 공연으로 즐기기보다 눈속임으로 치부해 관람문화가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로맨스와 드라마가 곁들어진 그의 마술은 대중의 감성을 자극했다. 이런 영향으로 마술이 대중화되면서 마술 동호인 수가 폭발적으로 늘기도 했다.![]()
그런 그가 마술을 배우게 된 것은 소극적인 성격을 고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중3 때, 아버지의 권유로 마술학원에 나가게 된 그는 점점 마술에 깊이 빠졌다. 대학로에서 길거리 공연을 하고 한 동작을 연습하느라 밤을 새우기도 했다. 유명 마술사들의 영상도 1백번 이상 봤다. 이처럼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에 그는 세계 최고의 마술사가 될 수 있었다.
“마술은 저에게 있어 가능성입니다. 지금까지 제게 수많은 가능성을 줬고 또한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에 마술로써 사람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가 롤모델로 삼은 마술사는 데이비드 카퍼필드이다. 그는 또 화가 피카소, 영화배우 마르셀 마르소, 아티스트 아르트로 브라게티 역시 자신의 롤모델이라고 꼽았다.
“많은 마술사와 연기자, 아티스트들의 장점을 배우고 제 것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의 마술이 감성을 자극하는 무대가 되는 이유다.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마술로 하나가 될 때 마술사가 되길 정말 잘했다고 느낀다”는 이은결. 예술적 감각의 마술 공연으로, 앞으로 세계인의 감성을 울릴 그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글·이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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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