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신경숙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태평양을 건너 미 대륙에 안착했다. 여기저기서 그의 성공적인 입성을 축하하는 팡파르가 울려 퍼지고 있다. 한국에서 출간되자마자 필자가 그를 만나 이 소설을 해외에 진출시켜 보겠다는 제안과 함께 분주한 준비과정을 거친 지 2년여 만에 이루어진 결실이다. 미국에서의 시장반응 정도에 따라 향후 이 소설의 진출 언어권 영역은 확대될 전망이다.
그래서 이 소설의 미국판 출간을 두고 연일 화제다. 그런데 이번의 경우가 더욱 화제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간단하다. 미국 현지에서의 반응 때문이다.
4월3일자 <뉴욕타임스>는 “모성의 신비에 대한 헌사”라고 호평했고, 미국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지닌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발행하는 <O매거진>은 4월호에서 ‘4월에 읽어야 할 톱10’으로 이 소설을 선정했으며, 유명 패션지 <엘르>는 “한국인의 경험에 근거한 소설을 국제적인 성공으로 끌어올렸다”고 호평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 제이미 포드는 “이 소설은 우리의 기억하는 방식을 변화시키는 책이다. 내가 처음으로 다시 읽고 싶은 책을 만났다”고 말하는 등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외에도 퓰리처상 수상 작가를 비롯한 수많은 유명작가가 이 소설에 찬사를 보내오고 있다. 출판전문지 <커쿠스리뷰>는 “초판 10만 부 찍어 마땅한 책”이라고 했고, <퍼블리셔스위클리>는 “한국의 베스트셀러가 미국에서도 유사한 흥행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두 잡지 모두 이 소설이 미국출판시장에서 보일 영향력을 진작부터 예견했다. 더욱 바람직한 것은 이 소설을 읽은 일반독자들이 깊은 관심과 애정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엄마를 부탁해>에 대한 호평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계속된다.
전 세계 최대 온라인서점 아마존닷컴은 ‘4월의 특별한 책’으로 이소설을 선정, 한 달 내내 자체적으로 별도의 홍보 마케팅을 펼친다.
미 최대 체인서점 반즈앤노블은 ‘2011 여름 디스커버 프로그램’을 위한 15권의 책 중 한 권으로 이 소설을 선정했다. 이 프로그램에 선정된 책들은 앞으로 전국 체인매장에서 특별전시되며 작가초청 이벤트도 가질 예정이다.
그리고 미국 내 독립 서점업자들이 모여 매달 출간되는 신작 중 이달의 도서를 선정하는데, <인디넥스트리스트(Indie Next List)>라는 도서선정 리스트에 <엄마를 부탁해>가 4월의 도서로 선정돼 세계 각국에 배포되는 도서뉴스레터에 포함된 것이다. 이제 작가 신경숙이 바빠졌다.![]()
당장 4월 5일 뉴욕한국문화원 리셉션 행사를 시작으로 5월 초까지는 미국 7개 도시 순회 행사를 갖고, 5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는 유럽 8개국 투어에 나선다. 유럽 북투어 중엔 현지 기자단 인터뷰, 서점이벤트, 낭독회 등 다양한 행사들이 예정돼 있다.
한국문학 혹은 한국문화콘텐츠를 세계화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을 갖고 세계출판시장에 나가야 하는지, 그 해답을 찾아야 하는데, 그 답은 이미 나온 셈이다. 여러 가지 답이 있겠지만, 그 중 핵심 요소 두 가지만 들어본다. 먼저, 미국과 유럽 등 치열한 상업적 환경에서 경쟁력을 가질 작품을 선정, 진출시키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
하나의 소설이 뛰어난 문학성을 지니고 있어 상업적 경쟁력이 있든, 내용상 상업적 어필 파워가 강해 경쟁력이 있든, 어떤 형태로든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미국시장에서 해외문학 수용이 고작 1퍼센트 안팎에 머물고 있는 현실이긴 하지만 상업적 성공이 예상되는 책을 멀리할 강심장을 지닌 출판사는 세계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작고한 스웨덴 작가 스티그 라르손의 소설이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킨 배경도 그와 무관하지 않다. 다음으로는, 가급적 마케팅 파워를 지닌 출판사 혹은 편집자와 인연을 맺어야 한다는 것이다.
출판사나 편집자의 역량에 따라 현지에서 표현되는 방식과 그를 통해 나타나는 효과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는 단순히 우리 문학을 해외에 보급 내지는 전파하는 것에 의미와 가치를 둘 시기는 지난 것 같다. 결국 어떤 가치ㆍ명분을 두고 우리 문학을 해외에 소개하느냐와 거기에 차별화 전략과 그에 따른 구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는 올림픽에 출전, 금메달을 놓고 경쟁하는 결승전에 진출한 상황이다. 그는 이미 은메달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초판 10만 부가 이미 서점에 깔려 시판도 되기 전에 선주문으로 모두 소진됐고, 재쇄까지 들어간 마당이기 때문이다.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것이다. 미국에서 10만 부 작가가 되었다는 의미는 지금까지 나온 평가를 놓고만 보더라도 문학적으로나 상업적으로나 성공을 거뒀다는 것을 뜻한다.![]()
필자, 그리고 필자와 함께 손발을 맞추며 일하는 미국현지 에이전트(Barbara J. Zitwer)는 이미 2년 전부터 <엄마를 부탁해> 다음으로 신경숙의 어떤 작품을 세계시장에 선보여야 할지에 대해 논의를 해왔다.
그리고 불과 수개월 전에서야 그 결정을 내렸다. 신경숙이 다른 작가에 비해 비교적 많은 장편소설을 발표했고 또 작품마다 적잖은 성공을 거둬왔지만, 해외에서 <엄마를 부탁해>를 이을 작품을 선정한다는 일은 결코 쉽고 간단한 일이 아니다. 한 작가의 입지기반을 다지고 또 그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기 위해 대단히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세계출판시장은 한국문학에 이전과는 다른 시선을 보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한국문화 전반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신경숙과 그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우리 문학에, 그리고 우리 문화계에 기여한 공이 바로 그것이다.
글
이구용 (출판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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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