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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상병 김정우 스트라이커 전입 신고




결국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건 사람 아니던가. 초반 흥행은 K리그에 출현한 새로운 별들의 덕이 크다. 특히 한국 나이론 서른의 적지 않은 나이에 포지션을 바꿔 곧바로 성공시대를 쓰고 있는 육군 상병 김정우(29·상주)의 변신, 그리고 성공적인 조기안착은 놀랍다.

미드필더에서 공격수로 깜짝 변신한 것도 모자라 경기마다 골몰이를 하고 있다. 그간 중앙 미드필더로 뛰며 감독들이 신뢰하는 보이지 않는 살림꾼 역을 도맡았던 그는 화려한 플레이의 소유자가 아니었다. 그러나 이수철 감독이 이끄는 상주에서 공격수로 변신했다. 제대로 쓸만한 공격수가 없어 내민 고육지책의 카드였다. 그래서 변신이 성공으로 이어질지는 의문이었다.

K리그 개막 미디어 데이에서 “초등학교 때 공격수로 뛰어본 경험이 있다”며 “득점왕에 욕심을 내겠다”고 했을 때만 해도 군인정신에 입각한 사내의 호기로만 읽혔다. 그러나 그라운드에 뛰어들자마자 정규리그 3경기에서 연속골을 이어가며 4골 1도움을 기록해 득점 1위로 올라섰다.


2003년 울산에 입단했다 2006년부터 2년간 일본 J리그 나고야에서 활약했던 김정우는 2008년부터 성남의 붙박이 미드필더를 맡았고 2010년 상무에 입대해 군인 신분으로 K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K리그에서 7년째지만 줄곧 미드필더로 뛰었던 터라 골도 적었다. 시즌 최다골은 2008년과 2009년에 기록한 5골이었다. 올 시즌 공격수로 변신하기 무섭게 골몰이도 부쩍 늘어났다. 3월에만 4골을 터뜨려 개인 한 시즌 최다골 경신은 시간문제다.

공격수 변신으로 반전 드라마를 쓰며 스스로 가치도 끌어올렸다. 남아공 월드컵 당시 붙박이 중앙 미드필더였지만 이후 군 소집 훈련 등으로 경기력이 떨어지면서 대표팀 승선이 불발된 적이 많았는데, 올 시즌 초반 활약 속에서 3월 25일 온두라스와 국가대표팀간 경기에 발탁돼 추가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대표팀에선 최전방 공격수 대신 공격형 미드필더로 보직을 다시 바꾸며 ‘멀티 플레이어’ 자질을 뽐냈다.

J리그에서 K리그로 돌아와 숨겨놓았던 재능을 떨쳐 국가대표팀과 올림픽팀에 발탁된 신생팀의 박기동(23)과 김동섭(22·광주), 이미 아시안컵을 통해 K리그 블루칩으로 등장한 지동원(20), 그리고 그의 ‘닮은꼴’ 후배 이종호(19·이상 전남), 가는 곳마다 여성팬들을 몰고 다니는 윤빛가람(21·경남) 등도 올해를 열고 있는 스타들이다.

박기동과 김동섭은 한때 J리거로서 국내 축구팬들의 눈 밖에 있었지만 K리그 무대서 깜짝 반등했다. 동갑내기 이청용(23·볼턴), 기성용(22·셀틱), 구자철(22·볼프스부르크) 등 ‘황금 세대’ 틈에 끼여 그간 주목받지 못한 박기동은 연령대 대표팀에 6번이나 소집됐지만 정작 대회 본선에는 한번도 나서지 못했다.


지난해 일본 J2 FC기후에 입단했지만 허벅지와 발목을 잇달아 다쳐 제대로 뛰어보지도 못하고 좌절했다. 그리고 K리그로 돌아와 초반 3경기에서 2골 1도움을 엮어냈다. 인생역전이었다.

김동섭 역시 2007년 당시 18세의 나이로 J리그 시미즈에 입단해 청소년(20세 이하) 대표팀으로 2009 U-20 월드컵에도 나갔지만 2009년 8월 J2 도쿠시마로 임대된 뒤로는 활약이 미미해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발탁되지 못했다. 실패를 곱씹으며 K리그로 돌아와 3경기서 3골 1도움으로 포효했다. 둘은 나란히 3월 국가대표팀과 올림픽팀에 발탁됐다.

이에 더해 브라질 출신 공격수지만 한국 이름으로 등록해 눈길을 끌더니 이내 연속 골을 터뜨린 브라질 출신 박은호(24·대전), 나이 서른에 아들만 다섯을 둔 이색 경력의 가나 공격수 아사모아(30·포항)까지 흥미를 더하는 외국인 선수의 등장도 볼거리로 다가온다.

이들은 기존 K리그 스타로 불렸던 유병수(23·인천), 설기현(32·울산), 김은중(32·제주), 이동국(32·전북) 등과 함께 새 흥행카드로 부상했다.

이 선수들은 골과 도움 등 실력으로만 뽐내기를 하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과거 신드롬을 낳았던 스타들처럼 실력 못잖은 수려한 외모를 지닌 것도 아니다. 재미난 ‘스토리’가 뒤를 받치고 있는, 이른바 ‘스토리 텔링형’ 인물들이다.

더불어 K리그 각 팀들의 성적 끌어올리기용 ‘용병’으로 취급받던 외국인 선수들의 가치 변화도 주목된다. 대표적인 게 대전의 박은호다. 브라질 출신인 그는 본래 성은 바그너였지만, 대전 선수들이 장난삼아 “그너야~”라고 부르게 되자 등록명을 재치있게

‘박은호’로 했다. 특이한 이름으로 관심을 끌던 그는 ‘프리킥 스페셜리스트’로서 장기를 발휘하며 약체 대전의 스타로 부상했다. 3경기에서 4골이나 터뜨려 이름값 떨치던 기존 외국인 선수들의 코를 납작하게 했다.

포항에서 신바람을 일으키는 가나 공격수 아사모아 역시 아직 몸이 1백퍼센트까지 올라오진 않았지만 1백68센티미터의 단신에 빼어난 개인기와 스피드를 선보이며 금세 팬들에게 다가선 케이스다.

서른이지만 사내아이만 다섯을 둔 유부남인 것으로 화제를 모았다.

새로운 스타들의 출현은 한국 축구의 열망이기도 하다. 한국 축구는 2010 남아공 월드컵과 2011 아시안컵이 끝나고 2014 브라질 월드컵, 2012 런던 올림픽을 겨냥한 새 판 짜기에 나서고 있다.

축구팬들 역시 가슴을 뒤흔들 새로운 스타를 갈망한다.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비롯해 이청용(23·볼턴), 기성용, 차두리(31·셀틱), 박주영(26·AS모나코), 구자철(22·볼프스부르크) 등 한국 축구의 걸출한 스타들이 모두 해외 무대서 활약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타 부재로 가슴앓이를 하는 K리그 입장에서 새로운 스타들의 출현은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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