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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한반도의 허리’ 이화령 다시 잇는다




“오늘 여기 국토의 대동맥을 잇는 / 이화령 고갯길은 / 저 일제의 삽날로 끊어진 지 오래 / 이제 아픈 세월을 씻어내고 / 인류의 멘토로 나서는 더 큰 겨레의 / 우렁찬 출정을 하는 백두대간의 첫걸음이다” –이근배 시인 기념 축시 중

노시인이 읊은 시 한 구절에 간절히 담은 바람처럼 일제에 의해 끊어졌던 한반도의 허리가 다시 이어지게 되었다. 그 역사적인 첫삽을 뜬 곳은 바로 남한 쪽 백두대간의 중심인 이화령이다.

지난 5월 16일 충북 괴산군 이화령휴게소 광장에서 백두대간 이화령 구간 복원 기공식이 열렸다. 이화령은 백두대간의 본줄기로 충북 괴산군과 경북 문경시를 잇는 고개이면서 낙동강과 한강의 분수령이기도 하다.




이화령은 조선시대에는 문경새재, 하늘재와 함께 ‘조령삼로’라 하여 괴나리봇짐을 멘 상인들이 영남지역에서 중부지역으로 넘어와 한양으로 향하는 주요 길목이었다. 하지만 1925년 일제는 ‘한반도 신작로화’를 명분으로 도로를 내 한반도의 허리를 끊어 버리고 말았다.

이날 열린 기공식은 끊어졌던 백두대간을 복원함으로써 이화령의 상징성과 역사성을 회복하고 야생동물의 이동통로와 생태계를 되살리기 위한 시작의 자리였다.

기공식에는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해 이돈구 산림청장, 이시종 충북지사, 김관용 경북지사, 임각수 괴산군수, 고윤환 문경시장 등 공무원과 백두대간보전회, 백두대간보존시민연대, 백두대간진흥회 등 시민단체의 대표들이 참석했다.

맹형규 장관은 치사에서 “이화령 복원은 일제강점기에 끊어진 백두대간을 이어 민족정기와 얼을 되찾는 역사적 의미가 아주 큰 사업”이라며 “후손에게 자랑스럽게 남겨 줄 수 있는 소중한 유산으로 만들어 나갈 것”을 당부했다.

국내 여성 최초로 백두대간을 종주한 ‘국내 1세대 여성 산악인’ 남난희(54)씨를 비롯해 남북한의 백두대간을 모두 답사하고 백두대간 영문 가이드북을 낸 로저 알란 셰퍼드(48·뉴질랜드) 씨 등 백두대간과 인연이 깊은 인사들도 기공식에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셰퍼드 씨는 “백두대간은 한국인의 삶과 역동성의 근원이며 역사문화 유산의 보고”라며 “이화령 복원은 백두대간의 역사성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기공식을 시작으로 오는 10월까지 총 사업비 43억6천만원을 투입해 이화령 구간에 친환경 터널을 설치하고 토종식물을 심는 등 복원사업을 추진한다.

또한 이화령 복원이 완료되면 일제 강점기에 끊긴 강원 강릉 대관령, 전북 장수 육십령, 경북 상주 눌재 등 8개 구간을 비롯해 1960년대 이후 끊긴 주요 구간 5곳 등 백두대간 구간 13곳도 단계적으로 복원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글·손수원 (월간 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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