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그림 같은 풍경’이란 말이 있다. 논리적으로는 ‘풍경 같은 그림’이라야 맞다. 그렇지만 실제로 풍경보다 그림이 더 아름다운 경우가 많아 이런 모순된 표현이 생겼으리라.
독일의 중견 사진작가이자 미술사가인 저자는 르네상스 이후 유럽의 대표적 화가 21명의 풍경화를 ‘현장 검증’한다. 검증 대상은 조토, 뒤러, 고야, 뭉크, 세잔, 브라크 등과 현역 사진가인 안드레아스 구르스키까지 이른다. 저자는 화가들이 스케치하고 유화를 칠했을 법한 딱 그 장소, 그 앵글을 찾아 비슷한 계절과 시간에 카메라 렌즈를 들이댄다. 덕택에 독자들은 수백 년 전 붓질하는 화가 등 뒤에서 풍경과 그림을 함께 감상하게 된다. 그러나 이렇게 들여다보면 실제 풍경과 그림이 어떻게 같고 다른지도 확연히 드러난다. 물론 카날레토의 ‘베네치아의 산티 조반니 에 파올로 광장’(1726년경)처럼 지금 사진 속 풍경과 그림이 거의 똑같은 경우도 있다. 하지만 화가들은 필요에 따라 풍경을 옮겨오고, 자르고, 생략하고, 비튼다.![]()
한 신사가 자욱한 안개 가운데 봉우리만 솟아오른 산들을 내려다보는 장면으로 유명한 ‘안개바다 위의 방랑자’. 독일 화가 카스파어 다피트 프리드리히(1774~1840)는 도저히 한 앵글에 들어오지 않는 산봉우리들을 ‘위치 이동’시켰다. 나폴레옹에게 침략당한 조국의 현실에 대한 좌절과 분노를 담기 위해 이들 산을 하나의 화면 속에 재배치한 것이다. “화가는 단순히 눈앞에 보이는 것만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자기 안에 보이는 것도 그려야 한다”고 했던 화가다운 행동이다.
프랑스 화가 모네의 ‘루앙 대성당’ 연작은 이 성당의 상징인 웅장한 첨탐 없이 몸통만 있다. 모네가 작업한 곳에서는 성당의 첨탑이 안 보였기 때문. 그러나 더 중요한 이유는 모네에겐 빛의 변화를 그림으로 포착하는 것이 중요했지 성당의 모습을 ‘똑같이’ 재현하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고흐의 ‘밤의 카페 테라스’와 실제 풍경은 사진으로 보면 외형이 똑같다. 실제 카페는 예전에 사라졌지만 하도 관광객들이 몰려와서 ‘그 카페’를 찾자 아를 시(市)가 고흐의 그림대로 복원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고흐 그림엔 카페 차양 위 건물 사이로 보이는 검푸른 하늘에 황금색 별이 반짝이지만, 사진 속 밤하늘은 그냥 검다. 역시 풍경이 그림을 이기기는 어려운 모양이다.
글·김한수 (조선일보 문화부 출판팀장)![]()
시로 쓰는 한국 근대사 1
신현수 지음 | 작은숲 | 1만4천원
현직 국어교사이자 시인인 작가가 한국 근대사의 흐름을 이야기하는 시들을 소개한다. 개화기, 일제강점기 등 대한민국 근대의 역사적 순간을 담은 시를 통해 우리 조상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생생하게 알 수 있다. 교과서로 암기만 했던 역사가 아닌 시를 통해 노래처럼 읽는 역사라는 점이 새롭다. 각 단원의 끝에는 동학, 개화기, 일제 강점기, 만주를 주제로 한 저자의 역사 강의도 볼 수 있다.
하늘 모험
요시다 슈이치 지음 | 은행나무 | 1만2천원
‘여행’이라는 공통된 주제로 12편의 단편소설과 11편의 에세이를 담았다. 일상에서 탈출해 여행을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과 여행의 즐거움을 보여주는 에세이로 구성됐다. 여행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순간의 감정들을 통해 따스한 감성을 불러 일으킨다. 읽는 동안만큼은 여행을 떠난 기분이 들게 하는 여행 선물 책이다. 컬러 일러스트는 보는 내내
시각적인 즐거움도 더한다.
우리 집을 공개합니다
피터 멘젤 지음 | 윌북 | 1만9천8백원
1994년 세계 가족의 해를 맞아 유엔과 공동으로 기획된 책이다. 국제적인 사진기자인 피터 멘젤을 비롯한 15명의 사진작가들이 2년여에 걸쳐 전 세계 가족의 일상 모습을 담았다. 작가들은 한 가족이 가진 소유물을 일일이 사진으로 찍어 다양한 나라의 일상생활과 문화를 보여준다. 나라별 가족이 가진 소유물의 차이와 다양성을 통해 지구가 직면한 자원의 한정성과 편중된 소비 구조의 문제점 등 세계화 시대에 생각해 볼 거리들을 제공한다.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