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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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하늘이 손바닥만하게 보인다는 양구는 북쪽으로 비무장지대와 남쪽으로 소양호와 파로호로 둘러싸여 있다.
한반도의 정중앙에 위치한 양구는 공해를 유발하는 ‘굴뚝 공장’이 없는 곳이다. 대신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자연을 바탕으로 한 산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양구군청의 고순길 군정홍보담당 계장은 “양구에서는 청정 자연지역에서만 생산되는 송이버섯 곰취 쌀 등이 유명하다”면서 “(양구)군에서는 송이버섯을 이용한 송이주를 양구 명품주로 육성하기 위한 전략사업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문화적 관광자원과 함께 지역 특산품을 이용한 지역경제의 발전을 꾀한다는 설명이다.
[B]“송이는 강원도산이 최고” [/B]
송이버섯은 20년 이상 자란 소나무 아래에서 자연산으로만 자란다. 송이버섯은 희소성과 품질에 따라 kg당 가격이 90만 원에 이르기도 해 ‘금송이’로도 불린다. 그동안 송이버섯은 제철에만 채취가 가능하고 보존 기간이 7일을 채 넘기지 못해 안정적인 수입원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군청의 지원과 민간의 노력으로 송이버섯은 지역 경제에 활력이 되고 있다.
송이버섯으로 만든 술의 브랜드명인 ‘송이주’는 양구 발전의 단면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송이버섯을 채취해 팔아도 부가가치가 높지만, 술로 가공하면 부가가치는 훨씬 더 커진다. 송이주를 만들어 판매한 지 3년째를 맞는 솔래원㈜의 이이한 사장(55)은 “송이버섯을 직접 판매했을 때보다 10~15배 정도의 부가가치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생산량의 87% 이상을 일본으로 수출하는 솔래원의 성장은 공장 없는 청정지역 양구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SET_IMAGE]3,original,left[/SET_IMAGE]이이한 사장이 송이버섯을 처음 눈여겨본 것은 30여 년 전이다. 고향 양구에서 추석을 보내던 그는 당시 kg당 10만 원을 호가하던 송이버섯이 며칠만 지나면 신선도가 떨어지고, 특히 특유의 맛과 향을 잃어 1만 원 이하로 급락하는 것을 보고 송이 저장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송이를 저장하는 방법만 고안한다면 큰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송이 저장법을 연구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자라서 며칠 되지 않은 것들마저 사람들이 따가면서 연구할 기회가 없어진 것도 문제였다. 1985년부터는 군부대의 승인을 받아 군사지역에서도 송이의 생태를 연구하기도 했다. 1988년, 마침내 송이의 수분을 유지하는 다섯 겹의 진공 필름을 개발해 송이를 장기 보관하는 길을 열었다. 이 보관법은 세계 최초의 장기저장법이었다. 1993년 발명특허를 받았고 일본 등 해외 9개국에 특허출원됐다.
송이를 장기간 저장하는 방법은 기술의 핵심이었다. 송이의 맛과 향을 그대로 유지하며 오래 보관할 수 있다는 것은 일년 내내 비싼 값에 팔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장기 보관법을 개발한 그는 더 큰 부가가치를 위한 가공품 개발에 노력을 기울였다. 이 사장이 개발한 송이 아이스크림 스테이크 밥 등 개발 중인 많은 상품 중 가장 눈에 띄는 품목은 송이버섯을 이용한 술이었다.
[B]프랑스에 직원 보내 술맛 연구해 오기도[/B]
송이버섯은 세계적으로 일본 중국 캐나다 등 12개국에서 나지만 그 중 한국의 강원도산을 최고로 친다. 이 사장은 “위도 38도 부근에 위치하고, 우거진 솔밭에서 적당한 태양열 온도 습도 바람 토질 일교차 등 30여 가지 조건이 고르게 갖춰져 있는 강원도 자연이 최고의 송이를 만든다”고 주장했다.
제대로 된 송이술을 만들기 위한 연구가 진행됐다. 학계와 업계의 전문가들을 직접 찾아가 자문을 구하기도 하고, 술맛을 위해 프랑스에 주조사를 보내 2년간 연수를 시키기도 했다. 좋은 상품을 선별하는 것도 일이었다. 산지에서 질 좋은 송이를 수매하기 위해 1개 군당 2명의 입찰자격자를 배치해 수매에 나섰다. 엄선된 생송이는 주정 속에서 3개월간 발효시킨 후 6개월간의 숙성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 송이주는 송이의 향과 맛이 그대로 살아있다.
이런 과정을 거쳐 2004년 3월 첫 출시된 송이주는 일본 동경박람회에서 선을 보인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출시 10개월 만에 50억 원의 수출 길을 열었다. 송이주가 일본인들에게 특별히 인기인 까닭은 송이가 갖는 독특한 향과 맛, 영양 때문이었다. 송이주를 귀한 술로 여기는 일본의 문화 탓에 판매량이 급증했다.
[SET_IMAGE]4,original,right[/SET_IMAGE][B]일본 수출 활짝…지역 경제 살리는 ‘명품’ [/B]
양구군청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직접적인 지원에 나선 것. 군청의 한 관계자는 “농가를 잘살게 하는 것은 물론 세수 확대를 위해서도 지역 경제를 일으키는 지역 명품을 육성해야 한다”고 지원 목적을 밝혔다. 송이주를 양구의 명품주로 만들기 위한 세부계획서가 작성되고 재정 지원도 착착 진행됐다. 지난해 군청에서는 연간 150만 병(약 56만 리터)의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도록 공장부지 증설에 국비와 군비 등을 지원했다. 군청의 고순길 계장은 “2005년에 양구군 특화사업으로 지정해 15억 원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솔래원의 이이한 사장은 최근 한미 FTA 등 수입 개방과 관련해 농민들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산물의 시장 개방이 피할 수 없는 세계적인 추세라면 어떤 방면에서든지 세계의 1인자가 돼야 한다”는 것. 그는 “김매고 농약치며 기다리는 시대가 아니라 우리나라, 이 지역만이 할 수 있는 농업을 해야 한다”며 고부가가치 농업에 대해 힘주어 말했다.
올해 솔래원은 500%의 매출 성장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일본 수출이 대부분이던 판매도 다양화하기 시작했다. 컨테이너 3대 분량의 송이주가 오는 다음달께 미국으로 수출하기 위해 첫 선적을 기다리고 있고 납품처도 국내 유명 호텔과 고급 일식집에서 다양한 분야로 늘리기로 했다. 양구 지역경제 성장에 지역 특산품인 송이버섯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
[RIGHT]이병헌 기자[/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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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