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15년 전쯤 개그맨 이휘재 씨가 “그래, 결심했어”를 외치며 그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두 가지 인생을 살아보는 TV 프로그램이 있었다. 인생이 달라지는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이 씨처럼 양쪽 인생을 다 살아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한 가지만 선택할 수 있을 뿐이다.
현대사회에서는 삶의 순간순간이 선택의 연속이다. 또한 선택을 위해 고려해야 할 조건들도 다양하고 복잡하다. 그 속에서 과연 내가 현명한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인지, 스트레스나 강박에 쫓겨 순간을 모면하는 결정을 해온 것은 아닌지 하는 불안한 마음이 생기게 마련이다.
직장에서 승승장구하던 워킹맘 수지 웰치도 마찬가지였다. 승진의 기회를 가져다줄 해외출장 명령이 떨어졌지만 아이 넷을 두고 떠날 수 없었다. 혼자 출장을 갈까, 아이들을 위해 가지 말까를 고민하던 그는 결국 아이들을 데리고 출장을 떠나는 선택을 한다.
그러나 그의 계획과는 달리 출장은 순조롭지 못했다. 비행기를 타고 가는 내내 아이들은 배탈과 고열에 시달렸고, 도착해서는 자외선 피부염으로 아파했다. 출장 마지막 날, 그가 VIP 고객들을 상대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곳으로 아이들이 찾아와 “엄마~!”하며 바짓가랑이를 붙잡는 바람에 회의는 엉망이 되고 말았다.
<10-10-10, 인생이 달라지는 선택의 법칙>의 저자 수지 웰치가 1996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일할 당시 경험한 실제 에피소드다. GE의 잭 웰치 전 회장 부인으로 유명하기도 한 그는 보통 사람이라면 좌절할 상황에서 ‘10-10-10의 법칙’을 생각해냈다. 선택의 순간에서 지금 자신의 결정이 10분 후(바로 지금), 10개월 후(예측 가능한 미래), 10년 후(아주 먼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상상해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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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에 불이 떨어졌는데 10년 후까지 생각할 사람은 별로 없다. 저자는 심리학, 진화생물학 등 최근 연구 성과를 거론하며 사람의 마음이 여러 개의 변수와 시간대를 고려하는 데 익숙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때문에 의식적으로라도 ‘10-10-10’이란 주문을 걸어 좀 더 큰 숲을 보며 결정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이는 삶의 우선순위와 가치관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고 있을 때 가능하다.
저자는 자신의 습관, 다른 사람의 권유, 사회적 압력 등에 따라 결정하는 경우를 배제하기 위해 3단계 과정을 거쳐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먼저 당면 문제를 명확히 정리하는 것이다. 간결한 답을 낼 수 있도록 한 문장으로 된 의문문을 만든다. 예를 들어 ‘배우자와 이혼해야 하는가’ ‘아이에게 운동을 계속 시킬 것인가’ 등 해결해야 할 문제를 짧고 명확하게 제시한다.
다음은 정보 수집 단계다. 판단에 필요한 목록을 작성하거나 컴퓨터 차트를 이용해 좀 더 구체적인 자료를 모아 정리한다. 특히 이 단계에서는 ‘10-10-10의 법칙’을 떠올리며 정보 수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지금 선택이 10분 안에 끼칠 영향, 판단 결과들이 속속 도출되는 10개월 안에 끼칠 영향, 모든 결과가 최종 확정됐을 10년 후 모습을 떠올리며 필요한 정보를 모은다.
마지막은 비교 분석을 통한 최종 결정 단계다. 지금까지 수집한 모든 정보를 자신의 믿음, 목표, 욕구와 같은 가치관과 비교해 결정하는 것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10-10-10의 법칙’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복잡해 보인다. 하지만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흔들리지 않는 판단을 하도록 도와주는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결혼, 양육, 일, 인간관계 등에서 어떤 판단을 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면 삶에 끌려가는 게 아니라 자신이 삶을 끌고 가도록 만드는 ‘10-10-10의 법칙’을 지금 당장 실천해보자.
글·김민지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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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