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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091207호

난타·점프 이어 이제는 ‘사춤’의 시대




지난해 여름 영국에서 열린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매진 사례를 기록하며 세계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한국 공연이 있다. ‘사춤’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댄스 뮤지컬 ‘사랑하면 춤을 춰라’가 그것이다. 세 사람의 성장 스토리를 힙합, 재즈, 현대무용, 브레이크댄스, 디스코 등 다양한 춤으로 풀어낸 유쾌한 무언극이다.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는 세계 공통어인 춤을 주된 표현수단으로 선택한 ‘사춤’은 피부색과 언어가 다른 외국인들을 단숨에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공연을 관람한 호주 출신의 앨리 맥길 씨는 “음악도 좋지만 춤이 너무 멋졌다. 움직임이 크고 정교한 기술들이 돋보여 무척 흥미로웠다”고 감상 소감을 밝혔다.
 

프린지 페스티벌의 주요 공연장 중 하나인 조지 스퀘어 극장의 크리스 그래디 대표는 “극장 설립 이래 전 객석이 매진된 공연은 ‘사춤’이 처음이다. ‘사춤’은 서양의 공연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관객을 매료시킨다. 한국 젊은이들이 뿜어내는 에너지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페스티벌 기간 내내 언론의 호평 또한 줄을 이었다. 냉정하기로 소문난 <헤럴드>지를 비롯해 영국 유수의 매체들이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는 쇼”라며 기꺼이 별 5개의 만점을 줬고, 공연 리뷰 전문 사이트인 <원포리뷰닷컴>과 <페스티벌 리뷰>는 각각 “관객을 절로 춤추게 하는 놀라운 쇼다” “지구인을 하나로 엮는 힘이자 세계적 언어인 춤을 솔직하게 표현해냈다”고 평했다.

 


 

‘사춤’이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첫 출품에서 이처럼 놀라운 성공을 거둔 데는 거리 홍보의 힘이 컸다. ‘사춤’ 팀은 하루 세 번씩 거리공연을 펼치며 관객의 이목을 끌었다.
 

공연 제작사인 두비컴의 최광일(46) 대표는 “축제 기간 내내 거리에서 공연 쇼케이스가 열리는데 그것만큼 좋은 홍보 수단은 없다고 생각했다. 페스티벌에 참가한 쟁쟁한 작품들과 경쟁하려면 우리 콘텐츠를 많이 알리는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 공연을 15분짜리로 압축해 거리 홍보전을 펼쳤는데 공연을 본 관객들의 만족도가 높아 금세 입소문이 났다. 축제 기간 동안 무려 8번을 관람한 열성 팬도 있었다”고 전했다.








 

춤으로 스토리를 표현하고 다양한 춤의 멋과 가치를 살린 댄스 뮤지컬 ‘사춤’은 2004년 10월에 초연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공연계는 미국이나 영국에서 들여온 번역 뮤지컬이 대세를 이뤘기에 국내 순수 창작물인 ‘사춤’의 등장은 그야말로 당돌한 도전이었다.
 

최광일 대표는 “라이선스 작품들이 훌륭한 건 알지만 우리 정서와 맞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그래서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우리 손으로 만들고 싶은 갈망이 컸다. 하지만 뮤지컬 마니아는 그때나 지금이나 10만여 명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보게 하려면 국적을 떠나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색다른 소재가 필요했다. 그것이 바로 춤이었다”고 ‘사춤’ 제작 동기를 밝혔다. 언어는 그 나라의 문화적 척도이므로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 있지만 춤은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오감으로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세계 공통어라는 것이다.
 

세계 2만여 명의 공연 예술인이 모이는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은 국제무대로 진출하는 관문이자 교두보인 세계 최대 공연축제 중 하나다. 미국 브로드웨이로 진출한 ‘난타’와 ‘점프’도 이 페스티벌에서 호평을 받은 뒤 길이 열렸다. ‘사춤’도 지난해 페스티벌 참가 후 해외 각국에서 공연을 해달라는 러브콜이 줄을 잇고 있다.
 

올해만 해도 지난 8월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에서 사상 최대 규모로 시작된 해외 초청공연은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9월), 러시아 모스크바(10월), 중국 쿤밍(11월)으로 이어졌다. 내년에도 1월 인도, 2월 캐나다, 3월 일본 공연이 잡혀 있다. 2007년 일본 초청공연 당시 도쿄 신주쿠 페이스극장에서 12회 전회 매진 기록을 세운 ‘사춤’의 인기 열풍은 지금 세계 곳곳에 번지고 있다.
 

전용극장 Tel 02-3676-7616 www.lovedance.co.kr

글·김지영 기자 / 사진·정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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