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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090526호

벗어날 수 없을걸~ 행복한 문화 그물

촘촘하게 짜인 ‘문화 그물’에 갇히면 행복하다. 밤새 줄을 서야 볼 수 있는 아이돌 가수의 콘서트도, 일주일 생활비를 몽땅 털어야 즐길 수 있는 뮤지컬도 부럽지 않다. ‘희망 대한민국 프로젝트’ 덕분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산하 단체들은 올 한 해 희망 대한민국 프로젝트를 가동, 생활 속에서 즐길 수 있는 문화 프로그램을 1백51개로 대폭 늘렸다. 누구나 문화로 꿈을 꾸고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짜인 프로그램이 소외지역, 소외계층의 문화욕구를 채우고 있다.

산골이나 섬마을에서 뮤지컬과 오페라를 관람하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고작해야 TV를 통해 보는 방법밖에 없다.

이러한 소외지역 주민들을 위해 직접 찾아가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있다. 문화를 열망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산 넘고 물 건널 각오를 한 이들의 작품이다. 지난 4월 20일 서울 홀트학교를 시작으로 전국 초중고 6백39개교를 찾아 전국을 달리고 있는 ‘대한민국 9교시-꿈꾸는 문화열차’가 그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올해 12월 29일까지 잡혀 있는 문화열차 일정을 보면 비보이팀 ‘갬블러크루’의 퍼포먼스에서부터 코믹 연극 ‘묻지마 육남매’, 클래식 공연 ‘베토벤과 친구들’까지 연령별, 주제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빼곡하다.

공연을 본 학생들은 문화열차 인터넷 홈페이지를 찾아 “멀리까지 와주셔서 감사해요. 꼭 다시 보고 싶어요”라는 행복한 수다를 늘어놓았다. 문화열차를 탄 학생들의 행복지수는 ★★★★★다. 문화열차는 학생들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도 언제든지 환영한다.

여기에 문화예술단체인 국립 오페라단·합창단·발레단, 정동극장까지 가세했다. 특히 창단 이래 지방 구석구석에서 아리아의 감동을 선보이고 있는 국립오페라단은 올해 오페라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마술피리’와 ‘피가로’를 준비했다. 전남 목포, 강원 동해 등 6개 도시를 순회하는 오페라단의 상세 일정은 국립오페라단 연간 일정을 참조하면 된다.

문의·문화열차(02-744-7063·www.intoculture.or.kr),
국립오페라단(02-586-5282·www.nationalopera.org)




 


하굣길이 그리 반갑지 않은 친구들도 있다. 빈집에서 홀로 직장에 나간 부모님을 기다리거나 다른 친구들처럼 학원 다닐 형편이 못 돼 방과 후에도 학교 주변을 배회하는 학생들이다. 이들의 빈 공간을 채워줄 문화 프로그램도 있다.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으로 이뤄진 ‘방과 후 교실’이 바로 그 주인공.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말까지 부산, 대구 등 지역 문화재단과 함께 전국 5백 개 초등학교 1만5천여 학생을 대상으로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 제목만 봐도 신이 난다. ‘즐거운 UCC 만들기’ ‘남사당놀이’ ‘창의력을 키우는 연극 세상’ 등 저소득층 초등학생이 문화 감수성을 기를 수 있도록 준비됐다.

서울 신내초등학교에서 ‘방과 후 교실’(연극교육)을 진행하는 김시내(27·서울문화재단 소속) 선생님은 “수업 진행이 다소 느리더라도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 사회성을 배우고 상상력을 표현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의 반응이 폭발적이고, 소극적이던 친구가 자신감으로 가득 차 표정도 밝아졌다”고 전했다.

소외계층 학생들에게 도서를 제공하거나 학생들이 책을 보며 쉴 수 있는 작은 규모의 도서관도 마련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추천 문학도서를 제공하고, 국립중앙도서관 자료기획과가 서민들에게 도서를 지원하는 ‘책다모아’ 사업을 진행한다.

문화체육관광부 도서관정보정책기획단은 지방자치단체의 신청을 토대로 적합한 지역을 선정해 생활밀착형 소규모 도서관을 만들고 있다. 올해에는 인천시 강화군 ‘화개 가족 도서관’, 강원 동해시 ‘무릉 작은 도서관’ 등 모두 61곳이 소외지역 작은 도서관으로 지원을 받게 됐다.

문의·작은 도서관(02-3704-2753·www.nl.go.kr/sml)
 


 

눈으로 감동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이제 눈 대신 손끝으로 문화를 접할 기회가 생겼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을 위해 ‘손으로 읽는 그림책’을 마련, 6월 매주 목요일마다 선보인다. 이는 박물관 유물에 대한 이해를 돕고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 사이의 새로운 소통 방법을 익힐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박물관 대표유물 10점을 소재로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이 함께 이야기를 만들게 된다. 또 그림책 제작 전문 강사들의 도움으로 줄거리를 촉각 이미지로 표현해 그림책을 완성할 수도 있다. 참가 희망자는 국립중앙박물관(02-2077-9297)으로 신청하면 된다.



장애 청소년이 직접 전통악기 연주를 배우는 전통음악 체험 프로그램도 있다. 국립국악원은 이동이 불편한 학생들의 사정을 고려해 부산 혜송학교, 전남 함평영화학교 등 특수학교 12곳에 국악교사를 파견하고 있다.

국립국악원은 “국악교사가 연말까지 학교별로 총 30회 찾아가 학생들의 수준에 맞춰 국악을 들려주다 보니 학생들의 관심이 아주 높다”며 “그간 대회에 출전해 상을 받은 학교가 3곳이나 된다”고 전했다.

문의·국립국악원 국악진흥과(02-580-3046)
 


 

5월 3일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린 다문화 어울림 한마당 행사에서 만난 일본 출신 나노미야 다카코(45) 씨는 “여느 한국 엄마들처럼 아이들과 문화 행사에 자주 참여하고 싶지만, 아빠는 일 때문에 많이 바쁘고 엄마는 잘 몰라 문화프로그램에서 자연히 소외되는 느낌”이라며 고민을 털어놓았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올해 2, 3회에 걸쳐 다문화가정의 가족 1백명을 미술관 전시회에 초대할 예정이다. 친절한 설명을 들으며 작품을 감상하고, 직접 그림을 그려보거나 미술 작품들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전체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미술관 측은 방학 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희망 대한민국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여가정책과 오경희 씨는 “소득격차가 문화격차로 이어진다는 말이 있는데, 희망 대한민국 프로젝트는 이러한 문화 양극화를 해소하고 문화 사각지대를 없애는 게 목적”이라며 “경제가 어렵지만 문화를 통해 온 국민이 꿈과 희망, 친구를 가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루도 쉴 새 없이 돌아가는 희망 대한민국 프로젝트 덕분에 전국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문화가 생활의 일부가 됐다. 문화 그물은 이미 던져졌다. 이제 행복과 꿈을 끌어올릴 차례다.

글·대한민국 정책포털(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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