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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휴먼토크-내 마음의 고백’ MC 서울대 명예교수 박동규


“14년 넘게 시(詩) 잡지를 운영하면서도 일부러 아들의 시는 싣지 않았어요. 괜히 구설에 오르고 싶지 않아서 그랬지만 아들을 보내고 난 지금은 그 일이 가장 후회돼요. 그러니 내가 얼마나 모자란 인간이야….”(황금찬 시인)

매주 수요일 저녁 KTV 스튜디오에서는 때아닌 ‘고백성사’가 벌어진다. 사람들이 그동안 차마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 마음속에 담아두기만 했던 이야기를 하나둘 털어놓는 카메라가 곧 고해대다. 이런 ‘고백’의 부흥회를 주도하는 주인공은 박동규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 박목월 시인의 아들이자 문학평론가, 수필가인 그가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40분에 방영되는 프로그램 ‘휴먼토크-내 마음의 고백’ 진행자다. 그런데 왜 하필 ‘고백’일까.

“고백이라는 양식을 통해 개인과 개인 사이에 막힌 벽을 허물고 서로를 이해하고 껴안자는 거지요. 모든 것이 고백에서 출발하는 것 아니겠어요? 가슴 아팠던 일, 너무나 고마웠던 일, 그리고 낯부끄러웠던 일까지 고백함으로써 우리는 홀가분해질 수 있고, 그러면서 응어리를 풀고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SET_IMAGE]2,original,right[/SET_IMAGE]박 교수는 그러면서 자신의 30대 초반 교수 시절을 돌아본다. 추운 겨울날, 강의실에서 졸업시험 감독을 하던 그는 고개를 숙이고 있는 학생을 발견하고 커닝을 하지 말라고 주의를 줬다. 그런데 여전히 그 학생은 고개를 숙인 채 미동도 하지 않았고, 그는 학생의 호주머니를 확인하려다 깨달았다. 홑겹 옷만 입은 학생은 너무 추워 곱은 손으로 연필을 쥘 수 없어 옹송그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박 교수는 시험이 끝난 뒤 그 학생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리고 따끈한 설렁탕 한 그릇을 사 먹였다.

“그때 만약 내가 그 학생에게 잘못했다고 말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한이 되었겠어요?”라고 말하는 박 교수는 고백이야말로 소통으로 가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우리 사회가 말로는 소통을 이야기하지만, 국민이 하나 되는 계기를 만들어주지 못했어요. 논리로만 합의를 하려 할 뿐, 정서적 융합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월드컵 응원이 그랬듯 정서적으로 서로 하나가 되고 공통점을 찾아내는 계기가 필요합니다.”




박 교수의 진행은 느린 듯하면서도 묵직하게 정곡을 찌른다. 자애로운 아버지처럼 혹은 선배처럼 초대석 손님들과 진솔하게 대화한다. 방송이 처음은 아니라지만 언뜻 봐도 프로급 진행이다. 

“작가가 원고를 주지만, 내 눈으로 봐서 이해할 수 없는 원고는 읽을 수 없는 법이지요. 저는 원고를 받으면 내 이야기를 어디에 넣을까, 이 이야기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해서 제 식대로 재창조합니다. 그래서 녹화는 하루 반나절이면 되지만, 실제로는 사흘을  붙들고 있는 셈입니다.”

이렇게 애착을 갖고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황금찬 시인과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 국민 탤런트 최불암 씨, ‘새 박사’ 윤무부 교수 등이 그동안 방송에 출연했고 4월 17일에는 ‘우정의 무대’를 진행했던 영원한 ‘뽀빠이’ 이상용 씨가 출연해 가족 사랑을 고백할 예정이다.

박 교수는 “앞으로는 저명인사보다도 평범한 사람들이 더 많이 방송에 등장해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용서합니다’라고 말하고 후련해지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휴먼토크-내 마음의 고백’은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40분부터 50분간 방송된다.    

글·정지연 기자 / 사진·정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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