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SET_IMAGE]2,original,left[/SET_IMAGE]지난해 5월 개통된 탄도~송산 신설도로 덕택에 화성시 전곡항 가는 길은 좀 더 빨라졌다. 서울에서 비봉IC를 거쳐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306번 국도로 빠지면 바로 말끔한 신설도로가 나타난다. 푸른 바다를 누비는 하얀 요트들을 곧 볼 수 있다는 신호다. 서울외곽순환도로에서 장수IC로 빠져 바닷바람을 맞으며 시화방조제 위를 달리는 방법도 있다. 어느 쪽으로 가도 서울에서 두 시간 반 정도면 전곡항에 도착한다.
낚시꾼들이 즐겨찾는 조그만 어항이었던 전곡항에 요트가 드나들게 된 것은 지난 2002년부터다. 전곡항과 기역자로 마주보고 있는 안산시 탄도항이 수심이 안정된 데다 어선이 적어 ‘요트하기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요트족들이 꾸준히 모여들기 시작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요트족들에게 전곡항보다는 인근의 탄도항이 더 많이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점차 전곡항이 탄도항을 제치고 수도권 유일의 요트레저항이라는 별칭을 얻게 된 것은 화성시가 적극적으로 노력했기 때문.‘일하는 배(어선)뿐 아니라 노는 배(요트)’도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전곡항을 근거지로 한 한국크루저요트협회 손병선 홍보이사는 같은 앞바다를 나눠 쓰고 있는 두 항구의 엇갈린 운명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지난해 김문수 경기지사가 국제보트쇼 개최를 추진했습니다. 그런데 대회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자 탄도항 관할기관인 안산시는 관망만 한 데 비해, 전곡항이 있는 화성시는 적극적으로 뛰어들었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6개월이라는 짧은 준비기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6월 열린 ‘제1회 경기국제보트쇼 및 코리아매치컵 세계요트대회’에는 국내외 관광객 35만명이 다녀갔고, 세계 1백여 개국에 중계됐다. 1백20여 개 외국업체, 1백여 투자자와 바이어들이 참가해 현장에서 6백억 원 규모의 구매를 했고, 2천4백억 원 규모의 수출 상담도 진행됐다. 그야말로 국내 해양레저산업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흡한 점도 있었다. 가장 문제가 된 것은 화장실과 숙박 시설의 부족. 지난해 35만명이 남성 3칸, 여성 3칸의 화장실 한 곳을 나누어 사용했다고 한다.
화성시에서는 작년과 같은 ‘화장실 대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올해 안산시와 함께 총 40곳(화성시 30곳, 안산시 10곳)의 화장실을 설치했다.
‘지난해 해양 체험 프로그램이 부족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대비책을 마련, 카누·카약 시승, 레이싱 요트 시승 등 다양한 해양 체험 프로그램들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1 년에 한두 차례 뭍에서 보수가 필요한 요트의 특성을 고려해 1백 척 이상 수용이 가능한 마리나 시설을 올해 3월 완공했다. 전곡항을 드나들던 요트인들의 숙원사업을 해결해준 것이다.


작은 부분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지역경제과 임재식 씨는 “전봇대 사이에 늘어진 케이블이 요트나 차량에 걸려 안전사고를 일으킬 수도 있어 ‘전봇대 지중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번 대회를 위해 실내외와 해상에 4만4천 평방미터의 전시면적을 확보했고, 코트라(KOTRA)와 킨텍스(KINTEX)에 홍보와 마케팅을 의뢰, 현재 40개국 4백50개사를 유치했다.
화성시의 이번 대회 개최는 궁극적으로 요트·보트 시장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60조원 규모인 세계 조선시장에서 수주량 56퍼센트를 점유한 조선산업의 최강국이지만 50조원 규모의 요트·보트시장에서는 점유율이 거의 없다고 할 정도로 미미하다.
화성시는 이에 따라 2012년 전곡항 인근 1백87만 평방미터 부지에 국내외 기업들이 입주해 교육과 판매 및 수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5월 중 실사를 마치고 관련 시설을 10월에 착공한다는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이 사업이 끝나면 제2단계로 숙박과 쇼핑에 필요한 시설도 갖춰 전곡항 일대는 종합 해양레저산업단지로 거듭나게 된다.
글·남창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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