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자전거산업이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새로운 동력으로 떠올랐다. 자전거는 배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데다 탄소연료 없이도 수백 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는 친환경 교통수단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고유가시대를 맞아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자출족’이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삶을 중시하는 패러다임의 변화로 자전거를 참살이(웰빙)나 여가활용 수단으로 이용하는 사람도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자전거 수요의 확대에 비해 국내 자전거산업 기반은 매우 취약하다. 특히 자전거 생산을 위한 제조 기반이 1990년대 말 이후 급속히 붕괴돼 연간 2백만 대에 이르는 국내 자전거 수요는 거의 해외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국내시장 점유율의 7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자전거 메이저 4개사가 국내 생산공장을 모두 해외로 이전한 탓이 크다. 이 회사들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중국산의 저가 공세에 밀려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생산시설을 모두 중국으로 옮겼다. 자전거산업이 후진국형 모델이라는 그릇된 인식도 이를 부추겼다.
자전거산업은 국민소득이 증가할수록 성장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자전거시장은 1970년대 오일쇼크와 세계적인 장기불황에도 성장세를 멈춘 적이 없다. 오히려 경기침체기에 수요가 더 늘어나는 것이 강점이다. 정부가 자전거산업을 되살리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부는 그동안 범국민 차원에서 자전거 이용 활성화 방안을 여러 측면으로 모색해왔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국내에 자전거 생산 기반이 마련되지 않으면 정부의 자전거 이용 활성화 정책은 자칫 수입자전거 타기 활성화로 비칠 가능성이 크다.
일련의 문제를 해결하고 자전거 이용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지식경제부는 대덕특구 자전거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자전거 연구 및 생산 기반을 마련해 대덕특구를 전국 단위의 자전거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고, 공공자전거와 자전거 핵심 부품에서 국가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현재 국내에는 자체 개발한 부품으로 자전거를 생산하는 업체가 전무하지만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생산설비를 갖추고 핵심부품 생산과 연구개발에 지속적으로 힘써온 20여 개 기업이 전국에 흩어져 있다. 이들 기업의 역량을 하나로 결집할 수 있는 협력네트워크가 구축되면 국내 자전거 생산 기반 복원과 경쟁력 있는 자전거 개발도 가능해진다. 여기에 대덕특구가 보유한 원천기술과 첨단기술까지 더해지면 ‘공공자전거 무인대여시스템’의 세계적 표준모델도 개발할 수 있다. 아울러 질적으로 우수한 자전거와 핵심부품을 생산해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일도 시간문제다.

이 사업을 주도하는 대덕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는 전문클러스터사업(산학연이 협력하도록 지원해 연구 성과 및 보유기술의 조기 산업화와 시장진입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을 통해 2년간 40억원을 지원해 자전거산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1단계는 대덕특구의 기술자원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 개발과 연구기반 구축에, 2단계는 자전거 사업화를 위한 핵심기술 개발과 시장진입에 대해 지원한다.

자전거산업 협력네트워크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한국자전거연구조합도 결성됐다. 한국자전거연구조합은 전국에 산재한 자전거 제조 관련 업체(부품 및 용품)와 연구지원기관(원천기술, 평가테스트), 공공자전거 대여시스템 개발을 목적으로 한 정보통신 관련 업체들이 상호 연관성을 갖고 유기적으로 결합한 조직이다. 특구지원본부의 지원과 업체들의 자발적 참여의지로 만들어진 한국자전거연구조합은 지난해 9월 23일 창립총회를 갖고 같은 해 11월 24일 지식경제부로부터 설립인가를 받았다.
조합은 앞으로 연구지원기관(체육과학연구원, 기계연구원, 화학연구원, 기초과학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과 학교(KAIST, 한밭대 등), 기업체가 협력사업을 통해 공동연구개발 수행과 공동생산, 공동마케팅 등 상생협력 모델을 구현할 예정이다. 아울러 조합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을 한데 모아 세계시장 어디에 내놓아도 경쟁력을 지닌 공공자전거 무인대여시스템 연구개발과 공동생산도 추진해나간다.
자전거 관련 업체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협력은 무엇보다 신기술 및 신제품의 개발과 유통, 새로운 시장 개척, 자원의 효율적 이용 등을 위해 필요하다. 자전거산업뿐 아니라 첨단 산업군 대개가 그렇듯 기술수명주기가 갈수록 짧아져 기술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덕특구는 연구개발 및 생산시설을 활용해 △경량신소재 생산기술 △고부가가치 핵심부품 △공공자전거 표준모델 △전기자전거용 핵심부품 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다. 연구 생산 기반이 확충되면 1년 안에 자전거 생산이 가능하므로 국내외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공공자전거와 핵심부품을 수출해 국가경쟁력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특구지원본부 강계두 이사장은 “자전거산업은 금속·소재, 부품·기계, 고무·화학, 신발·의류, 정보통신, 금융·보험, 태양에너지, 관광·여행, 렌탈·정비 등 전후방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므로 상호 연계를 통해 국가의 신성장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대덕특구에 자전거산업단지가 조성되면 저탄소 녹색성장과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글·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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