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SET_IMAGE]3,original,left[/SET_IMAGE]군사분계선으로부터 불과 7㎞ 떨어져 있고 전체 면적의 약 98%가 군부대 와 관련된 시설들이 들어서 있는 연천. 서울에서 가깝다는 이유로 수도권 개발 규제 등 3중, 4중의 제약으로 화장실 하나 맘대로 고치지 못하는 등 지역이 발전할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남북정상회담, 북한 핵문제 해결 등 평화무드가 무르익으면서 연천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연천 DMZ 로하스 유기농 클러스터’를 만들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만들고 비록 작지만 분단 이후 처음으로 2009년 산업단지가 완공된다. 정부와 주민이 함께 새로운 성장을 꿈꾸고 있는 연천을 돌아보았다.
새로운 발전의 밑거름은 콩과 율무
연천은 서울에서 승용차로 불과 2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 하지만 경기도의 오지이며 수도권 발전대책에도 소외돼 왔다. 웬만한 중·소도시를 관통하는 왕복 4차선 도로는 연천을 기준으로 동남쪽인 동두천시에서 끊어졌고 서남쪽 역시 파주시를 경계로 끝이 났다. 수도권을 가장 길게 연결하는 1호선 전철마저 동두천시 소요산역이 종착역이다. 또 연천 전체 면적 695.3㎢(2100만 평) 가운데 98%가 군사시설보호구역이며 경기도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똑같은 수도권정비계획법의 규제를 받는다. 임진강 주변은 상수원보호구역이며 북측 경계는 모두 철책선이다. 말 그대로 옴짝달싹할 수 없는 3중 4중 규제와 제한의 덫에 묶여 있다. 하지만 이런 연천이 지난 9월 정부의 신활력사업 대상지로 지정되면서 새로운 성장의 바람이 불고 있다.
주민 김세창(62·연천 읍내리) 씨는 “율무하면 바로 연천이야. 봐, 얼마나 튼실하고 좋은지. 다른 지방에서 나는 것과 차원이 틀려” 라며 율무를 베다 말고 자랑을 늘어놓았다. 우리나라 율무 생산량의 90% 정도를 생산하고 있는 연천은 율무의 고장으로 자리매김됐고 서리가 내려야 수확을 한다는 서리태(콩)도 유명하다.
각종 규제로 인간의 때가 묻지 않은 땅과 물, 공기에서 자라는 농산물이 21세기 연천을 책임질 명품들이다. 또 신활력사업으로 2008년부터 3년 동안 모두 90억 원을 지원받아 세워질 ‘연천 DMZ 로하스 유기농 클러스터’도 핵심이다. 연천군 군남면 일대에 들어설 클러스터에는 농산물 가공시설, 휴식 휴양시설, 각종 체험시설 등 참여형 공간과 생산단지를 함께 만들어 주민 소득은 물론 고용창출, 수입개방에 따른 판로문제 해소로 지역 경제를 떠받칠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클러스터 중심에는 연천군과 강원도 정선의 메첼(메주와 첼리스트)이 합작 법인을 만들어 공장과 전시장 등을 새롭게 꾸민다. 메첼은 콩으로 된장, 간장, 청국장은 물론 화장품까지 만드는 기업이다.
김규배 연천군수는 “3년 동안 메첼의 이전 문제에 정말 많은 공을 들였다. 우리 지역에서 생산되는 유기농 콩과 율무로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 수 있고 전국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 바로 메첼”이라며 그동안 지역유치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더라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제품 홍보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지만 바로 메첼과 합작은 이런 고민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노력이 정부의 신활력사업으로 더욱 탄력을 받아 21세기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임은 자명하다.
[SET_IMAGE]2,original,right[/SET_IMAGE]불모의 땅에서 아주 작지만 당찬 도전
김덕현 지역경제과장은 “각종 규제 때문에 지난 57년간 지방정부가 아무런 일도 시도해보지 못한 게 지역주민에게 가장 죄송스럽다”며 “신활력사업 등 희망을 줄 수 있는 사업들이 추진돼 한없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의 고백처럼 ‘설움의 땅’ ‘잊혀진 땅’ 연천이 휴전 이후 57년 만에 한 첫 실험이 성공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첫사업으로 백합산업단지가 자리를 잡았다. 지난 9월 연천군 산업단지로 첫 삽을 뜬 백학면 통구리에 조성된 백합산업단지. 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만들고 쇠락해가는 지역의 살 길을 열어보자는 주민의 열기와 희망, 지자체의 열정이 하나로 뭉쳐진 결과다.
39만 9507㎡(약 12만 평)에 불과한 작은 산업단지. 하지만 연천 사람들은 통일시대를 대비하는 완충지역이자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와 희망에 부풀어 있다.
백학단지의 분양가격은 3.3㎡(1평)당 70만 원 안팎으로 수도권 최저 가격이다. 20분 거리의 파주 LCD단지가 300만 원에 육박하는 것에 비하면 엄청나게 싼 가격으로 벌써 20여 개 업체가 입주문의를 했다고 한다.
박성수 연천군 기획홍보담당은 “경기지방공사와 연천군이 산업단지 기반시설 조성에 각각 53억 원씩 출자해 분양원가를 대폭 낮춘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면서 “백학단지에는 친환경 무공해업종과 지역특화산업 위주의 기업을 유치해 지역 발전을 유도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연천은 원산으로 연결되는 경원선의 북단 종점(신탄리역), 한반도의 배꼽에 해당하는 지정학적 위치, 군사지역 덕분에 비교적 잘 보존된 자연환경 등 숨어있는 잠재력이 꿈틀대며 새로운 신화창조를 준비하고 있다.
글 사진 한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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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