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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SET_IMAGE]2,original,center[/SET_IMAGE] [SET_IMAGE]3,original,left[/SET_IMAGE]김주영의 ‘객주’는 조선 후기 유랑하는 보부상의 삶의 궤적을 통해 당시 시전상인들의 삶과 정치적, 경제적 구조를 민중적 시각으로 생동감 있게 그려내고 있는 대작이다. 이 작품은 기존의 역사소설이 답습하고 있던 궁중비사 중심의 역사에서 탈피해 민중들의 시각으로 민중 중심의 역사를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의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의의에 더하여 작가는 시골 장터나 도회의 저잣거리를 탁월하게 묘사하고 있는데, 특히 장사꾼들의 살아 있는 언어를 생동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그들의 걸쭉한 입담 가운데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토속어와 속담, 상말 등은 지금의 독자들에게는 당혹스럽게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걸쭉한 입담’의 살아 있는 언어들이야말로 민초들의 진솔한 삶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데 매우 효과적으로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객주’의 또 다른 미덕은 당대의 민중적 삶과 풍속에 대한 묘사가 탁월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객주’는 조선시대 보부상의 생활상뿐 아니라 조선후기의 사회상에 대한 생생한 묘사를 통해 민중들의 생생한 모습을 재현해내고 있다. [SET_IMAGE]4,original,right[/SET_IMAGE]속담과 상말을 읽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가죽방아 찧다’는 남녀가 성행위하다는 의미다. ‘갓 마흔에 첫 버선’은 마흔 살이 되어서 겨우 처음으로 버선을 신는다는 뜻으로, 어떤 좋은 일이 뒤늦게야 겨우 차려진 경우를 표현한 것이다. 또 ‘경기 밥 먹고 청홍도 구실한다’는 자기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남의 일을 하는 싱거운 짓을 말하고 ‘구들막농사’는 자식은 방구들 위에서 만든다는 우스갯소리에서 유래된 말로, 남녀의 성행위를 뜻한다.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객주’에는 토박이말과 속담과 상말이 다수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어휘는 등장인물의 성격을 리얼하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서술자의 직접적인 설명 없이 독자는 그 인물이 구사하는 어휘와 말투를 통해 살아 있는 인물처럼 느낀다. 즉, 속담과 상말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정보를 자세하게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보부상 집단이 살아가는 방식으로서 끝없는 유랑을 그린 ‘객주’는 민중에 대한 작가의 깊은 애정과 피지배자인 백성들 쪽에서 바라본 새로운 역사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인식은 특히 민중의 살아 있는 언어를 통해 구현되고 있는데, 이러한 데에 속담과 상말이 일정한 기여를 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생활어를 발굴해 질감 있게 구사함으로써 소설의 리얼리티를 높이는 한편 조선 후기 상업 자본의 형성이라는 역사적인 흐름까지도 담아내고 있다. 또한 ‘객주’는 소설적 재미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19세기 말의 세태 풍속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고 있다. ‘객주’의 등장인물들이 구사하는 질박한 언어가 그 몫을 오롯이 감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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