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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제15호>김정일 코드 | 브루스 커밍스

[SET_IMAGE]2,original,center[/SET_IMAGE] 커밍스는 북핵 문제에 대해 “북한이 결국 핵무기를 갖게 된다면 이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거의 없다. 그것은 부시가 만들어 준 무기(Bush’s bomb)라고 불러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SET_IMAGE]3,original,left[/SET_IMAGE]브루스 커밍스는 한국전쟁에 관한 연구로 유명한 세계적 석학이다. 6·25전쟁당시 미군이 북한에서 노획한 문서를 바탕으로 쓴 <한국전쟁의 기원>은 이미 이 분야의 고전이 됐다. 그의 연구가 한국전쟁에 관한 기존의 시각을 전복시켰던 것처럼 <김정일 코드(North Korea : Another Country)> 역시 북한에 대한 미국 주류의 시각을 가볍게 뒤집는다. 원제에서 보듯 그는 북한을 ‘하나의 국가’(Country)로 본다. 이런 시각은 북한을 ‘악의 축’이거나 김정일 위원장을 ‘제정신이 아니며 잔혹한 인물’이라고 보는 미국 주요 정치인들의 그것과는 상당히 다른 것이다. “혐오감을 주는 만큼 매력적이며, 독특하고 기이한 만큼 만만찮은 나라가 북한”이라는 것이다. 북한이 그토록 집요하게 핵 개발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역사학자답게 그는 북한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한국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잔혹한 파괴를 당한 한국전쟁의 경험은 북한을 거대한 ‘병영국가’로 변모시켰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작전을 보여주는 문서들은 “지도상에서 신의주를 없애버렸다”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미군은 네이팜탄을 비롯한 최신예 폭탄들을 무차별적으로 퍼부었다. 맥아더 장군은 “모든 통신수단과 시설물·공장·도시·마을을 파괴하라”고 지시했다. 심지어 맥아더는 당시 북한에 26개의 원자폭탄을 투하해야 한다며 원폭에 대한 재량권을 요구하기도 했다. 커밍스는 부시 행정부가 북핵 문제에 대해 오락가락하면서 북한에 핵을 개발할 수 있는 시간만 벌어 줬다고 비판한다. “북한이 결국 핵무기를 갖게 된다면 이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거의 없다. 그것은 부시가 만들어 준 무기(Bush’s bomb)라고 불러야 할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북한의 핵 개발은 자위 수단이자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해석한다. 그렇다고 그가 북한에 대해 호의적인 것은 아니다. 그가 보기에 김정일은 롤링 스톤스·핑크 플로이드·폴 앵카부터 클래식 음악까지 두루 즐기는 ‘세계 최초의 포스트모던 독재자’다. 북한에 대한 극단론이 난무하는 마당에 “북한은 좋든 싫든 또 하나의 나라”라는 커밍스의 평가는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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