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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SET_IMAGE]2,original,center[/SET_IMAGE] 이 땅에 석유가 처음 들어온 것은 1880년 무렵이다. 개화기의 승려이자 지식인이었던 이동인이 일본에 사절단으로 갔다가 석유와 석유램프를 처음 사온 것이다. 황현의 ‘매천야록(梅泉野錄)’을 보면 당시에는 석유를 ‘서양 기름’이라 했다고 한다. 회충에는 석유가 만병통치약이라는 말이 퍼져 배가 아픈 아이들에게 석유를 한 숟가락씩 먹이는 일이 벌어진 것도 이 무렵의 일이다. 석유가 들어온 지 120여 년이 훌쩍 지난 지금 우리나라는 2004년 동해 가스전 가동으로 명실상부한 산유국이 됐지만, 국제정치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석유. 따라서 석유 없는 산유국의 기세는 당연 꺾일 수밖에 없으며, 오일쇼크에서 떳떳하지 못하다. 제1차 오일쇼크(1973년) 이전 유가는 배럴당 2~3달러였다. 그러나 현재 불붙은 유가는 기세 좋게 타오르며 잡힐 줄 모른다.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가 지난 4월 17일 사상 처음으로 배럴당 70달러 선을 돌파했다. 국제유가는 그야말로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거듭하고 있으며 세계는 자원전쟁의 화염에 휩싸여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알래스카의 원유 저장시설이 테러리스트의 공격을 받을 경우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며 ‘유가 폭등 시나리오’를 소개했다. 이보다 더 비관적인 전망도 있다. 짐 로저스는 향후 10년 내에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조지 소로스와 공동으로 퀀텀 펀드를 창업한 로저스는 정확한 데이터를 내놓기로 정평이 났다. 지금의 고유가 행진은 수요공급의 불균형 때문이 아니라 국제정치학 때문이라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석유 확보를 위한 강대국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운명도 유가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오일 100달러 시대는 오는가’는 세계 주요 국가들이 석유를 비롯한 자원전쟁에 국운을 걸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는 현 시점에서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한다. 한 국가가 유가를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하느냐는 그 나라의 국가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다. 한두 달 앞을 내다보는 것은 시장상황을 보면서 할 수 있다. 그러나 몇 년 앞을 내다보고 달려야 하는 한국이 석유뿐 아니라 다양한 자원까지 포함하는 보다 적극적인 전략을 구사하려면, 저자는 “늦게 출발한 우리 입장에서 무언가를 건지기 위해 아프리카와 같이 힘든 지역도 마다하지 않는, 피와 눈물을 마다하지 않는 분위기가 절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박정희 전 대통령 이후 최근 우리나라의 자원외교는 오랜만에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다. 다만 우리 처지를 생각하면 다소 진행 속도가 빨랐으면 하는 마음과 보다 적극적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숨길 수 없다”며 정책도 정책이지만 중요한 것은 국민정신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 책의 쓴 목적을 “고유가와 한국의 대응을 다뤘지만, 그 바닥에 흐르는 일관된 염원은 ‘힘 있는 한민족 건설’이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는 불꽃 같은 국민정신을 어떻게 다시 피워낼 것인가라는 점”이라고 소리 높여 외친다. 육군사관학교 출신의 저자는 2002년 5월 이라크 전쟁 발발 10개월 전에 이 전쟁이 국제 에너지 안보질서에 미칠 파장을 예견한 바 있는 에너지 안보 전문가이다. 현재는 국방연구원 KIDA PRESS 실장과 이라크 TF 팀장을 맡고 있다. [RIGHT]유혜영 기자[/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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