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님’자에 점 하나 찍으면 ‘남’이 된다는 대중가요도 있지만 오늘도 하루 평균 341쌍(2007년 이혼 건수 12만4,590건÷365일)이 이혼장에 도장을 찍고 제 갈 길을 간다. 그 아픔이 어디 당사자뿐인가. 매일 328명의 어린 자녀가 가슴에 멍이 든다. 지난해 이혼한 부부 중 58.6%인 7만3000쌍이 20세 미만 미성년 자녀를 두고 있으며, 이들을 전부 합치면 11만9600명에 이른다.
사회 변화와 함께 이혼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났다. 1970년만 해도 한 해에 1만 건을 약간 웃돌 정도였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에 10만 건을 훌쩍 넘더니만 2003년 16만7096건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환란 이후 대량 실업과 카드 대란에 따른 신용불량자 양산 등 악화된 경제 상황이 가정 해체로 이어진 것이다.
이혼 증가 추세는 2004년부터 꺾였다. 4년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이다. 기본적으로 부부 인구가 줄어드는 데다 법원이 협의이혼 신청을 바로 들어주지 않고 1주일(자녀 없는 경우) 내지 3주(자녀 있는 경우) 동안 깊이 생각해 보도록 하는 이혼 숙려 제도를 2005년 3월 도입한 덕분이다. 숙려 기간은 지난해 말 민법 개정으로 한 달 내지 석 달로 늘어났다.

그래도 지난해 부부 100쌍당 1.05쌍이 이혼한 셈으로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달갑지 않은 상위권이다. 특히 황혼 이혼이 급증하면서 고령화 사회의 문제로 등장했다. 지난해 55세 이상 남성의 이혼은 1만4202건으로 2000년(7541건)의 두 배에 육박했다.
더구나 남편의 은퇴와 함께 갈라서는 황혼 이혼의 대부분은 부인이 먼저 이혼을 요구하는 형태다. 황혼 이혼이 늘어나자 20년 이상 함께 살다 헤어지는 커플이 1990년에는 스물 중 하나(5.3%)였는데 지난해 다섯 중 하나(20.2%)꼴로 많아졌다. 그런가 하면 어렵게 총각 신세를 면한 농촌 남성이 얼마 못 가 파경을 맞는 경우도 2004년부터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인 남편과 외국인 처의 이혼은 5794건으로 2006년(4010건)보다 44.5% 증가했다. 결혼한 지 4년도 안 돼 남이 되는 경우가 90.2%로 우리 농촌의 또 다른 속알이병이 되었다. 게다가 통계로 딱 잡히진 않지만 최근 기러기 가족의 이혼도 늘고 있다. 이 모두 우리 사회의 병리현상과 관련이 깊다.
지난해 어느 백화점에서 함께 쇼핑 나온 부부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조사했다. 남편은 “합리적 쇼핑을 위해 내가 필요해”를 가장 내세우는 반면, 아내는 “든든한 짐꾼, 운전기사가 있어 좋아”라는 반응을 보였다.
계절의 여왕 5월은 가정의 달이자 결혼의 달이다. 또 5월 21일은 지난해 법정 기념일로 제정해 올해 두 번째로 맞는 부부의 날이다. 백년해로하는 부부에게 물어보면 부부간의 사랑 못지않게 중요한 게 신뢰와 존경이라고 대답한다. 부부들이여, 이 좋은 계절 5월에 한 번이라도 더 서로 상대 입장에서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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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