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누구나 매일 똑같은 일상을 반복한다. 지루하고 답답하기만 한 현실에서 ‘혹시 내 삶이 불행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여기에 조금 어려운 일이 닥치기라도 하면 하루하루가 불평과 불만으로 가득 찬다. 결국 ‘나는 불행한 사람’이란 부정적인 생각이 머릿속을 채운다.
2008년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오래된 미래)를 펴내 많은 이들의 답답한 마음을 어루만져준 정신분석 전문의 김혜남(51) 씨는 이런 상황을 ‘행복 강박증’이라고 일컫는다. 남보다 잘살아야 하고 물질적으로도 풍족해야만 하는 이 시대가 만들어낸, 현대인의 만성질환이라는 것.
김 씨 역시 한때 비슷한 상황에 빠질 뻔했다. 그는 정신분석학 분야에서 촉망받는 의사였다. 그러던 중 2002년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미국 유학의 꿈을 접었을 뿐 아니라 모든 게 끝이라고 절망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잖아’ 하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그때부터였다. 방 한쪽에 마련한 앉은뱅이책상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는 “글 쓰는 순간만큼은 정말 행복했다”며 “그때 ‘행복은 이런 소소함 속에서 찾아오는 거구나. 가끔 불행과 절망이 찾아와도 이래서 살 수 있는 거구나’ 생각했다”고 말한다.
지난해 12월 그는 우연한 기회에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을 쓴 프랑스 정신과 의사 프랑수아 를로르를 만났다. 그와 대화를 나누면서 행복에 대한 강박관념이 현대인을 불행하게 만든다는 데 뜻이 일치했다.
“이 책의 장르적 구분은 소설이지만 ‘행복이 무엇인가’를 설명하는 명상 에세이에 가까워요. 정신과 의사 꾸뻬 씨는 세계 여행을 다니면서 행복이 무엇인지 노트에 하나씩 적어둬요. 그꾸뻬 씨가 중국에서 만난 노승은 ‘불행의 원인은 사람들이 행복을 목표라고 믿는 데 있다’고 말합니다. 사실 행복은 인위적으로 노력한다고 해서 생겨나는 게 아닌데, 우린 행복하지 못한 상황에 닥치면 자신이 무능력하다고 여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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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우리가 살면서 간과한 모든 것이 행복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때 행복은 더욱 커진다고 했다.
“꾸뻬 씨의 일곱 번째 메모에는 ‘행복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이라고 쓰여 있어요. 영국 런던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간을 가장 행복하게 하는 건 우정이나 진정한 인간관계라고 해요. 혼자가 아닌, 누군가와 즐겁고 기쁜 시간을 나눈다면 좀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거죠.”
그는 많은 사람들이 ‘자기 확신’이 부족해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도 지적했다. ‘지금 이렇게 사는 게 맞을까, 저렇게 하면 나을까’ 등 자신의 삶에 대한 확신 없이 갈팡질팡하다 보면 걱정만 늘고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안데르센 동화 <파랑새>에서 치르치르와 미치르가 행복을 가져다주는 파랑새를 찾아 애타게 헤매죠. 그러다 결국 둘은 처마 밑에 파랑새가 있었음을 깨닫게 돼요. 행복은 우리 곁에서 결코 멀리 있지 않습니다. 지금 자신이 하는 일에 확신을 갖고 일상의 권태로움을 ‘실패’라 여기지 않는다면, 순간순간 찾아오는 행복을 꾸뻬 씨처럼 슬기롭게 찾아낼 수 있을 거예요.”
글·김민지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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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