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다큐멘터리 <자전거 오딧세이-외나로도에서 온 노래편지>는 아이들이 자전거를 통해 동심(童心)을 느끼고 자신들의 고향인 섬을 둘러보며 만나는 소중한 인연과 꿈에 관한 이야기다.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는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아주 특별한 섬이다. 이곳에는 열일곱명의 아이들이 다니는 아주 작은 학교가 있다. 봉래초등학교 봉래남분교다. 한때 학생 수가 7백여명에 달했던 봉래남분교는 이제 폐교가 될 운명에 놓여 있다.
봉래남분교의 17명 아이들 가운데 부모와 같이 살고 있는 아이는 3명뿐이고, 나머지는 홀어머니나 홀아버지 또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어렵게 살고 있다. 도회지에서 땅끝 섬으로 와야만 했던 아이들에게 섬의 어른들은 모두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봉래남분교의 살아 있는 역사인 팔순의 전직 교장선생님, 듣지 못하지만 그림으로 아이들과 마음을 나누는 화가 할아버지, 바다와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뱃사람 재강이 할아버지 등 어른들과 아이들의 만남은 그래서 더 소중하다.
이제는 우주센터만이 희망인 섬, 우주와 만난 외나로도 아이들은 집 앞에서 로켓이 발사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아이들은 로켓이 발사되는 순간 어떤 꿈을 꾸었을까?
카메라는 감각적인 앵글로 어린이들의 마음을 담아냈다. 특히 작곡가 노영심씨가 테마음악을 작곡한 것을 비롯해 전반적 음악작업을 담당하여 아름다운 영상과 멜로디가 하모니를 이루었다. 거기에 아이와 친구가 된 자전거, 그리운 가족에 대한 아이들의 마음을 동요(童謠)로 담아 감동과 작품성을 더했다. 또한 작가 한소진 씨가 사색적으로 풀어내는 내레이션과 시는 아름답고도 외로운 섬 ‘외나로도’ 현실을 서정적인 울림으로 전하며 보는 사람에게 섬과 바다의 존재 그리고 공생(共生)하는 삶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어느 날 봉래남분교 아이들에게 자전거 17대가 선물로 도착한다. “아이들에게 어린 시절의 추억은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하는, 서울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이태규 원장의 마음이 담긴 선물이다. ‘섬마을 소년’이었던 이 원장은 자신이 태어난 섬인 경남 통영시 욕지도에도 수십 대의 컴퓨터를 선물했다.
아이들은 넘어지고 깨지면서 하나둘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다. 자전거를 처음 타기 시작한 아이들 중에서 지석이가 가장 못 탄다. 지석이는 힘들고 자신이 없어서 친구가 타는 법을 가르쳐주겠다고 해도 거절한다. 어느 날 3, 4학년 교실에서 아이들은 랜스 암스트롱의 동영상을 본다.
“원래 자전거를 잘 타는 선수였는데 중간에 암에 걸렸대요. 암에 걸리면 많이 아프겠죠? 그런데 어려운 치료를 다 이겨내고 그 후에도 제일 어려운 코스에서 일곱 번이나 우승을 했어요. 이걸 통해서 뭘 느낄 수 있을까?”
선생님의 물음에 아이들은 “자전거를 끝까지 노력하자” “힘든 일을 포기하지 말자”고 대답한다. 선생님은 “앞으로 살아가면서 힘든 일도 있고 지금도 하기 싫고 그럴 때가 있죠? 그래도 끝까지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중간에 포기하지 말고” 하면서 지석이를 바라본다. 그날 자전거를 끌고 집에 간 지석이는 컴퓨터로 랜스 암스토롱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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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는 아이들에게 가장 소중한 친구가 된다. 아이들은 자전거와 이야기를 나누고 때론 비밀을 털어놓기도 한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사는 주현이는 자전거에 막내 동생을 태우고 엊그제 서울로 떠난 아빠를 기다리고, 목경이는 자전거에게 편지를 쓴다.
“너 때문에 한결 건강해진 것 같아. 그리고 너한테 내가 너무 미안한 것 같아. 내가 많이 넘어져서 네가 많이 다치고 아프잖아. 반성하고 있어. 나중에 너를 깨끗하게 닦아줄게. 예쁘게 스티커도 붙여주고 소중하게 여길게. 내가 잘 넘어지지 않게 주의할게. 넌 나의 친구, 나의 보물이니까.”
어느덧 자전거를 잘 타게 된 아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섬 탐험을 떠난다. 힘든 오르막과 시원한 내리막을 지나고, 자전거 체인이 빠지고 타이어 바람이 빠지는 일을 겪으면서 아이들은 고향의 아름다운 바다와 오솔길을 발견한다. 지석이는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요한에게 외친다.
“형! 경치가 너무 좋아서 그림으로 그리고 싶다!”
“야 지석아! 자전거가 이렇게 달리고 움직이는데 어떻게 그림을 그리냐?”
우주센터를 지나 목표했던 마을 끝 빨간 지붕 집이 나타나자 아이들은 목표를 달성했다는 기쁨과 노력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아이들은 말한다.
“엄마, 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여기에서 시작할게요.”
아이들에게 자전거와 함께했던 초등학교 시절은 어른이 되어서도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외나로도 아이들에게 자전거는 친구이자 꿈으로 데려다주는 ‘로켓’인 것이다.
“내 보물 1호 자전거는요, 로켓처럼 빨리 갈 수 있어요. 멀리 갈 수 있어요.”
글·이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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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