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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SET_IMAGE]2,original,center[/SET_IMAGE] 이상한 고3들이 있다. 학교 운동회를 주도하고 모두들 축구, 역도, 농구경기에 출전한다. 게다가 수학여행까지 간다. 졸업식 날 학교에서 ‘사랑을 잔뜩 받은’ 추억들을 눈물과 함께 읽어 내린다. 이를 지켜본 사람들은 이 학생들이 어떤 대학을 가든지 혹 대학을 가지 못하더라도 인격적으로 풍요롭게 살거라고 예감할 수 있다. 이 학교는 어디에 있는 학교일까? 일본 홋카이도에 있는 ‘우리 학교’이다. 홋카이도 초중고급학교는 해방 후 일본에서 조선사람은 조선학교에 다녀야 한다는 신념으로 낡은 공장 터에서 시작했던 학교다. 우리 학교의 여학생들은 홋카이도의 추운 날씨에도 홑저고리를 입고 떨어야 한다. 내면뿐 아니라 외면으로도 조선사람임을 지키고 싶어 여학생들은 한복을 고수했다. ‘우리 학교’에서는 일본인 체육 교사까지 우리말을 배우고 모두가 아름답고 유창한 우리말을 쓰려고 노력한다. 합창대회에서 학생들은 ‘분계선에 핀 꽃’이란 노래를 부른다. 노래가 끝나면 아름답고 뭉클한 장면이 나온다. 철조망이 사라지고 꽃 천지인 한반도. 이들이 염원하는 통일 조국이다. ‘우리 학교’는 ‘가슴에 남는 민족 교육’이라는 목표에 철저한 학교다. 이 학교의 놀라운 점은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에 있다. 김명준 감독은 이 다큐멘터리를 찍기 위해 3년 동안 함께 지냈다. ‘우리 학교’의 교장선생님이 학생들이 사랑스럽고 사랑해야 한다고 할 때 강조점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부형의 입장에서 느낀 우리나라 학교의 모습은 사랑보다는 진학률이나 교칙 엄수에 더 기울어져 있었다. 그런데 ‘우리 학교’의 선생님들은 지적인 효율성보다는 가슴으로 먼저 접근한다. 마음을 알아주는 선생님, 분명히 잘하지 못하는 데도 언제 성장할지 모른다고 인정해주던 선생님께 아이들은 감동한다. 자신들이 희망을 주는 존재이며 귀중한 보물이라는 것을 몸으로 느낀다. 이 감동은 친구들 사이로 선후배 사이로 배려와 이해로 이어지고 학부형 사이로 번져 나간다. 한 학부형은 ‘우리 학교’에 아이를 보내고 나서 자신들이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표현한다. 이 공동체는 일본 우익 보수주의자들의 위협 속에서도 일본인 지지자를 얻고 내부의 갈등 속에서도 성장과 기쁨을 누린다. ‘우리 학교’ 아이들의 소원은 세계가 평화롭게 되는 것이다. 미국의 정신과의사 스캇 펙은 세계를 구원하는 일이 공동체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았다. <평화만들기 The Different Drum, Community-Making and Peace >(김민예숙, 김예자 옮김, 열음사, 2006년)에서 펙은 진정한 공동체를 만들어나가라고 격려한다. 그는 우리가 먼저 통합된 개인이 되어 무력감과 침묵의 심리를 극복하고 솔직하게 주장하라고 한다. 그 때 다른 사람에게도 용기를 주며 문제 해결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평화만들기>는 개인적 성장에서 소집단공동체로, 그리고 궁극적으로 지구 공동체로 도약하는 법을 제시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국가적 자기 몰두에서 벗어나, 단순히 지역적인 정체성에서 나와, 인간성과 지구 공동체와 일차적으로 동일시하는 정체성을 지향해야 할 사명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먼저 하나의 정체성을 발달시킬 때까지, 우리는 그 정체성을 버리는 작업을 할 수 없다. 먼저 건강한 민족주의로 성장하고 그 다음에 민족주의를 벗어나 성장하는 것이다.” 어려운 여건에서 ‘우리 학교’에 투신한 재일교포와 선생님들로부터 사랑받은 학생들이 건강한 민족주의로 긍지를 가지고 자라는 모습은 우리의 교육 풍토에도 어떤 실마리를 제공해주지 않을까. ‘우리 학교’는 공감과 지지를 받으며 퍼져나가고 있다. [RIGHT]정혜경 <자유기고가>[/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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