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하루를 사는 것이 바빴다. 어제를 되돌아보고 내일을 기대하는 것도 어려웠다. 바쁘게 사는 것만이 인생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를 만나고선 인생이 달라졌다.’
매주 화요일 모리 교수를 만난 제자 미치 앨봄의 고백이다. 신달자(66) 시인은 이들의 소중한 만남이 담긴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추천했다.
따스한 봄 햇살이 살갑게 다가오는 토요일 오후. 인적 드문 강의실 앞에서 신달자 시인을 만났다. 강의를 마치고 나오는 그의 손에는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 쥐어져 있었다. 신 시인과 이 책의 인연은 10여 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이 책을 처음 알게 된 건 우리나라에 막 초판을 찍으려고 할 때였어요. 출판사에서 ‘좋은 원고가 하나 있는데 추천사를 써줄 수 있겠냐’고 부탁했거든요. 원고를 읽어내려 가면서 ‘아, 이런 좋은 책이 있다니…’란 생각밖에 안 들더군요.”
이 책을 만난 1998년은 신 시인이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을 때였다. 1964년 시 ‘환상의 밤’으로 등단해 수필집 <백치애인> (1988), 소설 <물 위를 걷는 여자>(1993) 등으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지만, 오랫동안 몸이 아픈 남편을 간호하느라 심신이 지쳐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고 한다.
“남편 곁에서 이 책을 읽었어요. 그렇게 함께 읽으면서 죽음이란 것을 하나의 과정처럼 받아들일 수 있게 됐죠. 스무 살이 지나면 스물한 살이 되는 것처럼, 생이 끝나면 다음 생이 시작되는 것처럼.”
이 책은 루게릭병으로 죽음을 앞둔 모리 교수와 유명 스포츠 칼럼니스트인 제자 미치가 16년 만에 우연히 만나게 되면서 매주 화요일마다 ‘죽음’ ‘결혼’ 등의 키워드로 인생 수업을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죽음을 앞둔 모리 교수의 이야기들은 어찌 보면 지극히 평범한 것들이에요. 그러나 죽음을 앞뒀기 때문에 삶의 소소한 것들도 소중히 여기면서 보통사람들과 다른 깨달음을 얻게 된 거죠. 그래서 그의 이야기는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을 깨닫게 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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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시인은 한 귀퉁이가 접혀 있는 페이지를 펼쳤다. 그가 손으로 짚은 곳은 ‘모리 교수의 소원’ 부분. 병상에 누운 모리 교수는 거창하고 대단한 것을 바라지 않았다. 단지 24시간만 주어진다면 아침에 일어나서 운동을 하고, 스위트롤 빵과 차로 멋진 아침 식사를 하고, 수영을 하고, 친구들을 만나고…. 그가 바란 것은 누구든 할 수 있는 평범한 하루의 일상이었다.
“행복은 대단한 것을 소유해야 느끼는 것이 아니에요. 잔잔한 일상 속에서도 발견할 수 있어요. 현실을 불평하기보다 제대로 인식하고 소중히 여긴다면 그것이 바로 행복해지는 길 아니겠어요?”
그는 “모리 교수도 훌륭하지만 제자 미치의 태도에서도 본받을 점이 많다”고 말했다.
“아무리 좋은 말도 미치처럼 깊이 새겨듣지 않으면 소용이 없죠. 봄바람이 살랑거리는 요즘, 바쁜 일상의 짐을 내려놓고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생에서 과연 무엇이 진정으로 소중한 것인지 한번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글·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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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