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전북에 사는 이모 씨는 지난해 8월 노인심리상담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넉넉지 않은 살림에도 58만원을 마련해 교육기관에 지불했다. 장래가 유망한 국가공인 자격증이라는 교육기관의 광고와 설명을 믿었기에 교재비 수십만원은 안정된 직업을 얻기 위한 투자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뒤늦게 국가공인 자격증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환불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경북에 사는 최모 씨는 지난해 가을, 장례지도관리사 자격증이 있으면 취업이 1백 퍼센트 보장된다는 교육기관의 설명을 듣고 교재비 등으로 81만원을 썼다. 최 씨는 어렵게 공부한 끝에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일자리를 얻는 데 아무런 도움을 얻지 못하고 있다. 당초 취업 보장을 약속했던 교육기관이 그런 일이 없다고 잡아떼는 통에 최 씨는 교재비 수십만원은 물론이고 아까운 시간과 노력을 허비한 것 같아 낙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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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들의 절박한 심정을 악용해 자격증 취득을 통한 취업을 미끼로 피해를 끼치는 업체들이 크게 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민간자격증 관련 상담 건수는 2008년 1천5백31건, 2009년 1천6백22건에 이어 올해는 10월 말까지 1천7백86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민간자격증의 허위·과장 광고로 빚어지는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소비자 피해 주의보를 발령한 상태다.
공정거래위원회 이동원 소비자안전정보과장은 “현재 민간자격증과 관련한 부당 광고행위에 대해 26개 사업자를 조사 중에 있다”며 “이들에 대한 엄격한 법 집행과 더불어 향후 소비자모니터 제도 등을 활용해 민간자격증 관련 부당광고를 지속적으로 감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요즘같이 취업이 어려운 때에 1백 퍼센트 취업 보장이 사실일까 미심쩍으면서도 여러 군데에 떳떳하게 국가공인이라고 광고를 내는 곳이라면 믿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자격증은 자격 운영 주체에 따라 국가자격과 민간자격으로 구분된다. 민간자격에는 등록 자격과 미등록 자격이 있으며, 개인이 운영하는 등록 자격 중 일부만이 국가에서 인정받은 국가공인 민간자격이다. 현재 국가에서 직접 관리하는 국가자격은 기술사, 기능사, 공인노무사 등 6백87개에 달하며, 민간자격은 2천여 개로 추정된다.
민간자격은 미성년자나 금치산자, 파산선고를 받고 복권되지 않은 자 등과 같은 결격사유가 없는 한 누구나 신설 금지 분야(국민의 생명·건강·안전 및 국방에 직결되는 분야, 선량한 풍속을 해하거나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와 관련된 분야)를 제외하고는 자율적으로 신설해 관리 운영할 수 있다.
민간자격 2천여 개 중 현재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등록된 것은 1천3백54개. 이 중 국가에서 공인받은 것은 도로교통사고감정사, 수화통역사 등 86개다. 국가공인 민간자격은 개인 사업자의 신청을 받아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사회적 수요에 부응하는지 여부와 자격의 검정 기준과 검정 과목, 응시 자격 등 검정 수준을 조사하며 주무 부처에서 그 결과를 검토 심의해 최종 결정한다.
민간자격의 ‘등록’ 및 ‘공인’ 여부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운영 중인 ‘민간자격 정보서비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자격증 취득을 통한 취업에 관심이 있는 경우, 섣불리 수강 신청을 하기 전에 반드시 등록 및 공인 여부를 확인해봐야 한다.
주의할 점은 등록된 민간자격이라고 하더라도 국가에서 별도로 인정하거나 공신력 등을 부여한 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민간자격 등록은 신설과 마찬가지로 결격사유가 있거나 금지 분야에 해당하지 않으면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등록 신청을 하는 것만으로 처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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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국가 민간자격으로 승인’, ‘공식 인정되고 승인받은’ 등의 표현으로 광고하는 자격증에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공인 여부를 확인해봐야 한다. 또한 ‘국가공인 승인’이라는 표현하에 공인 자격과 미공인 자격을 함께 나열해 모두 공인받은 것처럼 광고하는 경우도 있으니 세심히 따져봐야 한다. ‘국가기술자격 ○○등급’ ‘기술사급 해당’이라고 표현해 단순 등록된 민간자격을 국가기술자격과 동급인 것처럼 다룬 광고에도 현혹돼서는 안 된다.
민간자격의 교육 및 시험을 관리하는 곳이 대부분 민간단체인 만큼 ‘○○교육원’ ‘○○연수원’ ‘○○개발원’ ‘○○인증원’ 같은 명칭을 사용했더라도 국가기관이나 공공기관으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
민간자격증 허위·과장 광고를 믿다 피해를 본 사람들 대부분이 학력이 다소 낮거나 특별한 전문기술이 없는 취약계층인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의 업체들이 뒤늦게나마 자격증을 취득해 사회에 진출해보려는 사람들을 노리고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자격증을 취득하기만 하면 취업이 보장되거나 우대하는 것처럼 광고한다면 일단 의심해봐야 한다.
‘고소득 보장’, ‘고소득 평생직장’ 같은 광고도 근거 없는 과장광고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관심 분야 취업에 자격증이 꼭 필요한지도 거듭 확인해봐야 한다. ‘○○ 활동 시 자격증 없으면 제한이 있음’ 같은 표현으로 없어도 되는 자격증을 꼭 필요한 것처럼 허위로 광고하는 업체들이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생명이나 건강, 안전, 국방과 관련된 분야는 민간자격 금지 분야이므로 자격증이 있으면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고 광고하는 것은 거짓이다.
민간자격 정보서비스를 통해 ‘등록’ 혹은 ‘공인’ 자격임이 확인되더라도 그것이 취업 보장을 의미하지는 않으니 자격증 취득 여부는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따져보지 않고 ‘초중고 교사로 취업’, ‘행정공무원으로 취업’ 같은 문구만 믿고 돈과 시간을 투자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자격증 관련 피해를 본 경우 소비자상담센터를 통해 피해 상담 및 피해 구제 신청이 가능하다.
글·구미화 객원기자
민간자격 정보서비스 www.pqi.or.kr 소비자상담센터 ☎1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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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