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정부가 최근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남녀를 통틀어 60대는 10명 중 3명(28.9퍼센트)이, 70대 이상은 4명(37.6퍼센트)이 관절염을 호소한다. 관절염은 특히 여성노인에게 심하다. 10명 중 2명을 넘지 못하는 남성노인에 비해 여성은 60대의 41.8퍼센트, 70대 이상의 48.5퍼센트가 관절염을 호소한다. 절반이 관절염 환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년 관절염으로 발생하는 생산성 손실액도 국내총생산(GDP)의 0.11퍼센트에 해당하는 약 6천2백49억원으로 만성질환 중 독보적 1위다.
관절염은 말 그대로 온몸에 있는 2백6개의 뼈, 그리고 뼈 사이에서 운동기능을 담당하는 1백여 개 이상의 관절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 셀 수도 없을 만큼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관절염은 질환의 세부종류만 1백20여 가지가 넘는다.
그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잘 알려져 있는 질환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생기는 퇴행성관절염으로, 관절 안에서 뼈와 뼈 사이 완충기능(스프링 기능)을 하는 물렁뼈(연골)가 닳아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관절염 환자의 83퍼센트가 40대 중반 이상인 것도 바로 이 때문.
퇴행성관절염은 행동을 제한한다는 면에서 관절염 중에서도 폐해가 가장 심각하다. 무릎 관절은 나이가 듦에 따라 마모가 진행돼 끝내는 뼈가 맞부딪치게 되는데, 차츰 통증이 심해지다 염증이 생기고 관절의 운동기능은 급격하게 떨어진다. 관절에 물이 차 붓기도 하고, 팔과 다리가 뻣뻣해지며 움직일 때 삐걱대는 소리나 우두둑 하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이쯤 되면 통증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발전한다. 그보다 심해지면 무릎이 구부러지지 않거나 다리가 O자형처럼 휜다. 어깨나 팔목, 발목에 발병하면 뼈 자체에 기형이 오기도 하는데 최악의 경우는 걸을 수조차 없게 되고 팔을 드는 것도 힘든 정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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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퇴행성관절염이 찾아오는 시기와 형태가 다른 이유는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관절을 다친 후 방치하거나 관절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경우 또는 무리한 압력이 지속적으로 관절에 가해지면 연골이 급속하게 마모되면서 젊은 나이에도 퇴행성관절염이 찾아온다.
악기를 다루는 사람들은 팔목 관절에, 껌을 많이 씹는 사람은 턱관절에, 점프 동작이 많은 운동선수들은 팔, 다리 관절에 염증이 생기기 쉽다. 하지만 일반인이 하는 평범하고 지속적인 운동은 인대와 근육에 생긴 부상을 방치하지만 않는다면 큰 지장이 없다는 게 학계의 중론.
서양인에 비해 한국인이, 그중에서도 특히 여성이 유독 관절염에 많이 걸리는 이유도 쪼그려 앉아서 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재래식 화장실 이용, 걸레질, 김장, 세수 등이 바로 그것. 관절 연골은 여러 가지 마찰에 매우 잘 견디는 특성이 있는 반면, 반복적인 충격에는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관찰된다. 가만히 서 있을 때보다 걸을 때 무릎 연골에 가해지는 압력이 더 크다. 걸을 때는 몸무게의 4, 5배에 이르는 압력이, 쪼그려 앉아 있으면 10배의 압력이 무릎 연골에 실린다.
체중의 증가도 관절염 발생에 큰 영향을 끼친다. 과체중인 사람은 정상인보다 상대적으로 관절염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체질량지수가 30 이상인 사람(예: 키 1백70센티미터, 체중 87킬로그램 이상)의 경우 정상체중(예: 키 1백70센티미터, 체중 70킬로그램)에 비해 관절염의 발생 위험이 4~6배 정도 된다. 체중을 5킬로그램 줄였을 때 관절염 발생 위험도는 50퍼센트 감소한다. 비만은 연골에 가해지는 부하 때문에 생기는 마모뿐 아니라 다른 요인과도 관련이 있는데, 비만인은 걸음걸이가 비정상으로 될 가능성이 커 연골에 더욱 부담을 줄 수 있으며 그 경우 연골 손상의 빈도도 그만큼 높아진다. 특히 비만은 관절에서 염증 관련 물질의 분비를 활발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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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퇴행성관절염의 예방법은 관절에 가는 부담을 줄이고 체중을 줄이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스트레칭부터 시작해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는 유산소운동과 근육강화 운동을 평소에 꾸준히 하고 정상체중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기울기가 낮은 흙산은 괜찮지만, 40대 이상이라면 높낮이가 일정치 않은 돌산을 등산하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가벼운 관절염이라면 실내 유산소운동(스트레칭, 수영, 실내 자전거 타기)과 근력운동(최대 부하량의 50퍼센트 수준), 약물치료를 병행함으로써 얼마든지 치료할 수 있다.
관절염이 조금 심하게 진행됐다 해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손상된 연골을 재생시키는 각종 치료법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건강한 부위의 자기 연골을 떼어내 배양해 다시 넣는 자가골연골이식술과 혈액 성분을 연골로 분화시켜 손상된 부위를 덮는 미세천공술, 자신의 연골 세포를 이식해 연골을 재생하는 자가연골세포배양이식술 등이 바로 그것. 최근에는 혈소판의 신생혈관 재생과 상처치유 능력을 이용해 연골의 파괴를 막는 PRP 혈소판 주사요법도 각광을 받는다. 설사 연골이 다 닳아 뼈가 마주친다 해도 인공관절을 끼우면 최소 10년 이상 통증 없이 그럭저럭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시술은 무릎관절뿐 아니라 엉덩이관절, 어깨관절에도 적용된다.
평균수명 80세 시대. 인생의 후반부를 행복하게 살려면 지금부터라도 올바른 자세에 관심을 가지고, 적당히 운동하며, 살을 빼야 한다.
글·최영철(주간동아 기자) / 사진·조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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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