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주부 이희선(33) 씨는 시장에 갈 때 장바구니와 함께 신문지도 몇 장 챙긴다. 물기가 흐르기 쉬운 육류나 어류를 신문지로 감싸서 장바구니에 담으면 핏물이 흘러 발생할 수 있는 세균 번식의 위험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장을 보는 단계부터 이 씨가 지키는 식중독 예방 수칙 중 하나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우리나라에서 식중독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시기는 5월부터 8월이다. 그중에서도 8월은 식중독의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된 달로 집계됐다.
8월에 발생한 식중독 건수 중 원인균 1위는 장염비브리오균. 바닷물에 서식하는 세균의 일종으로 어패류, 생선회뿐 아니라 복합조미 수산식품(게장, 오징어무침 등)에서도 발견된다. 장염비브리오균 외에도 식중독을 일으키는 원인균과 바이러스는 수십 가지나 된다. 식약청 식중독예방관리과 강윤숙 연구관은 모든 식재료가 숙주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생고기에 사는 자연 상태의 균들이 인체에 들어오면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쇠고기에는 살모넬라균과 병원성 대장균, 닭고기에는 캠필로박터균이 서식하기 쉽고요. 유기농 채소도 농약을 쓰지 않기 때문에 각종 기생충이 살아 있어 안심해선 안 되고, 오염된 흙에 사는 각종 세균들이 우리나라 식중독 발생원인 1위인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흔히 식중독 하면 집단 급식소나 대중음식점에서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가정 내 식중독 발생도 무시할 수 없다. 식약청에 따르면 2008년 식중독 환자가 총 7천4백87명이었는데, 이 중 약 2퍼센트인 1백76명이 가정 내 발생 환자였다.
어떻게 하면 가정 내 식중독을 막을 수 있을까. 최근 식약청이 발표한 ‘여름철 안전한 장보기 요령’과 식중독예방관리과의 도움말을 통해 장보기 때부터 식품 보관 단계까지 지켜야 할 식중독 예방 수칙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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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마켓의 떨이시간. 매운탕거리, 양념 낙지볶음 재료, 조개류 같은 해산물이 단골 떨이 식재료들이다. 급한 마음에 먼저이런 해산물을 구입한 후 다른 물품들을 고르면서 시간을 보내고 집에 돌아오면 두세 시간을 훌쩍 넘길 수 있다. 냉동고나 냉장고에 들어 있어야 할 식재료가 상온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식중독균의 원인이 되는 미생물이 번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바로 조리해 먹어야 하는 육류, 어패류, 냉동·냉장이 필요한 식품은 되도록 쇼핑 마지막 단계에서 구입해야 한다. 또 1시간 안에 냉장고에 넣지 못할 경우에는 냉매가 들어 있는 휴대용 냉장용기를 준비해서 담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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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류와 생선류는 비닐봉지에 넣어 신문지로 감싼 후 장바구니에 담는다. 육즙이나 핏물이 흘러나와 다른 식재료를 오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채소도 산지에서 미생물이나 기생충에 오염돼 있기 쉬우므로 다른 식재료와 따로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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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염비브리오균의 대표적 원인 식품인 어패류는 여름철에 특히 주의해서 구입해야 한다. 생선은 눈과 아가미, 배의 상태가 신선한 것을 고른다. 랩으로 포장해놓은 경우 랩 안쪽에 서리가 보이는 냉동 어패류는 녹았다가 다시 언 것이므로 피한다. 살모넬라균과 황색포도상구균이 증식할 수 있는 육류도 육즙이 흘러나오지 않은 것으로 골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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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실과 냉동실도 1백 퍼센트 믿을 게 못 된다. 식약청 강윤숙 연구관은 “섭씨 10도 이하 냉장실에서도 세균은 증식 속도가 느려질 뿐이지 죽지는 않는다”면서 “특히 임신부의 유산이나 사산을 유발할 수 있는 리스테리아균이나 패혈증의 원인균인 여시니아균은 섭씨 5도 이하에서도 증식하는 냉온성 세균이어서 냉장고에 넣어둔 식재료도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냉장고에 넣어둘 경우 돼지고기나 닭고기는 쇠고기에 비해 보관 기간이 짧으므로 필요한 양만 구입해 되도록 빨리 조리해 먹는 것이 좋다. 잘게 간 쇠고기나 생선류는 냉장(섭씨 5도 이하) 보관 시 1, 2일이 적당하고, 냉동실(섭씨 영하 18도 이하)에 넣어둘 땐 1, 2개월 정도 보관해도 된다. 그러나 냉동실에서도 육류가 상할 수 있으므로 1개월 이내로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고, 맛을 그대로 유지하려면 1~3주 이내에 먹어야 한다.
또한 냉동 육류를 해동하는 과정에서 세균이 번식하므로 해동과 냉동을 반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냉동해야 할 때는 1회분씩 나눠서 하고, 냉장 또는 냉동한 식재료를 담은 밀폐용기나 비닐봉지에 식재료 이름과 구입 날짜를 적어두면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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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고기나 어패류를 맨손으로 취급하면 살모넬라균이나 병원성 대장균이 침투해 식중독을 일으키기 쉬우므로 반드시 장갑을 끼고 요리 준비를 한다. 육류나 생선을 조리한 도마와 칼, 싱크대는 바로 세제를 풀어 뜨거운 물로 씻어야 세균 감염을 막을 수 있다. 되도록이면 육류와 어패류용으로는 물기가 잘 스며들지 않는 플라스틱 도마, 과일과 채소용으로는 나무 도마를 따로 사용해야 교차 오염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조리하기 전에 손을 더운 물에 비누질해 씻는 것도 기본이다. 손을 찬물에 대강 씻으면 세균의 10~40퍼센트가 남아 있지만, 따뜻한 물에 손을 비벼 씻으면 세균의 90퍼센트가량이 없어진다. 냉장고 청소도 식품끼리의 교차 번식을 막을 수 있는 길이다. 한 달에 한 번 냉장고 선반을 떼어내 세제와 물로 깨끗이 씻고, 냉장고 내부도 젖은 행주로 닦은 다음 마른 행주로도 닦아내야 냉장고 내 교차 오염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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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료가 신선해도 포장 재료가 유통 과정에서 세균에 오염될 수 있다. 병이나 캔 겉면과 포장 재료를 깨끗이 닦아 보관하고, 과일이나 채소는 비닐봉지에서 꺼내 밀폐용기나 청결한 비닐봉지에 넣어야 세균 오염과 산화를 막을 수 있다.
장바구니에 육류의 육즙이나 생선류의 비릿한 냄새가 배어 있으면 반드시 세제로 세탁해 햇볕에 바짝 말린 후 사용해야 박테리아의 증식을 막을 수 있다. 냉동 만두나 아이스크림처럼 꽁꽁 언 냉동식품의 포장지 겉면에서 물기가 흘러 장바구니가 젖었을 경우에도 장바구니를 뒤집어 말린 후 사용한다.
글·최은숙 객원기자
안내·식품의약품안전청 fm.kfd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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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