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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무역 1조달러 시대 세계 중심국 우뚝




지난해 12월 우리나라는 큰 경사를 맞았다. 세계에서 아홉번째로 무역 1조달러를 달성한 것이다. 달성 속도도 평균 이상이었다.

건국 60여 년, 경제개발 50년 만의 쾌거였다. 우리나라가 세계 무역의 변방에서 중심국으로 당당하게 올라선 순간이었다.

더욱 뜻깊은 것은 무역 1조달러라는 금자탑을 세계경제의 위기 속에서 달성했다는 점이다. 선진국들이 위기의 격랑 속에서 뒷걸음질을 칠 때 우리는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시장을 다변화하는 데 성공했다. 금융위기 이후 1조달러 달성 국가는 우리가 처음이었다. 교역규모는 수출 7위로 10대 무역대국으로 발돋움했다.

무역의 약진은 지속적인 경제성장으로 이어졌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경제위기를 극복한 나라로 꼽힌다. 2010년 경제성장률은 6.2퍼센트로 OECD 국가 중 2위를 기록했다. 같은 해 국민소득은 3년 만에 2만달러대로 복귀했다. 국제신용등급도 상향 조정됐다. 무디스는 2010년 7월에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A2에서 A1으로, 피치는 2011년 11월에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높였다.




경제위기 극복은 기업들의 도전정신과 함께 정부의 선제적인 대응이 맞물린 결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금융시장을 안정시켰다. 자본의 유출입은 줄이고 외채구조의 건전성은 높였다. 자본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주요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외화유동성도 늘렸다.

적극적이고 탄력적인 재정 운용도 위기극복에 큰 힘이 됐다.

2008년 금융위기에 맞서 정부는 재정을 적극적으로 투입해 경제의 체력을 확충했다. 이에 따라 국가채무가 증가하는 등 재정건전성은 약화됐지만 여전히 다른 나라에 비해 양호한 상태를 유지했다.

경제회복과 함께 재정건전성은 빠르게 개선됐다. 위기 이후 세수는 늘고 지출은 억제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재정건전성 개선에 한층 박차를 가해 2013년까지 균형재정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경제위기에 따른 고용시장에 대한 충격도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일자리 나누기를 확산시키고 추경예산을 신속하게 편성하는 등 재정을 적극적으로 투입해 고용이 급락하는 것을 막았다. 미국이나 영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회복도 빨랐다. 신성장동력을 육성하고 기업규제를 완화하는 등 민간 중심의 고용능력을 높인 결과다.


서비스산업 선진화를 위한 밑그림은 이미 마련됐다. 5차례에 걸쳐 종합대책이 나왔고 부문별 일자리창출 방안도 수립하는 등 규제완화와 제도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그 결과 해외 환자와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났다.

2007년 8천명이 채 되지 않던 해외 환자는 2011년 11만명 수준에 이르렀고 같은 기간 외국인 관광객은 6백45만명에서 9백79만명으로 크게 늘며 1천만명 시대를 맞았다. 이에 따라 전체 산업에서 서비스산업이 차지하는 고용 비중은 66.9퍼센트에서 68.8퍼센트로 증가했다. 정부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 재정·세제지원 확대, 표준화·R&D·통계 등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해 일자리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산업 육성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노사문화 선진화에도 진척이 있었다. 법과 원칙, 노사 자율해결의 원칙을 견지해 노사분규와 근로손실일수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근로시간면제제도’와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등 새로 도입된 제도도 조기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글·변형주 기자


“무역 1조달러는 우리 무역이 다른 나라를 추격하는 입장에서 이제 다른 나라를 주도할 수 있는 출발점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제현정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무역 1조달러를 계기로 한국 무역의 위상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2백여 개 국가 중 1조달러에 도달한 국가는 우리를 포함해 9개국에 불과한 만큼 국제무역을 주도할 만한 규모를 갖췄다는 평가다.

무역 1조달러 달성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기업과 근로자의 힘이 가장 크죠. 정부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관 주도의 모델로 성장했으니까요. 단기간에 선진국을 추격하는 데 대단히 효과적인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이 모델에 관심이 많죠. 금융위기에도 신속하게 대응해 회복을 앞당기는 역할을 했습니다.

포스트 무역 1조 달러 시대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우리만의 모델을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일본을 바라보며 달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산업과 수출구조도 엇비슷하고요.

이제 일본을 넘어 우리만의 모델을 정립해야 할 때가 됐습니다. 그래야 중국의 추격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겁니다. 중소기업을 육성해 대기업 의존도를 줄여야 합니다.

중소기업 육성에도 새로운 접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보다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할 것입니다. 2~3년이 아니라 20~30년을 내다보는 초장기적인 대책을 통해 사회전반적인 체계를 정비해야 합니다. 단기적인 대책과 접근으로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앞에서 주도하는 것보다는 제도개선과 인프라 확충 등 뒤에서 기업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 주도로 성장하는 시기는 이미 지났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체질과 역량이 전과 비교할 수 없이 강해져 스스로 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부 역할의 패러다임 전환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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