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학창 시절이던 1993년, 대전엑스포에 간 적이 있다. 각국의 전시관 중 다양한 열대어들을 전시한 말레이시아관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다. 대전엑스포의 주제는 ‘전통기술과 현대과학의 조화’였다. 엑스포 이후 대전이 얼마나 변하고 달라졌는지, 한국과 한국의 과학기술은 또 얼마나 발전했는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한국은 삼면이 바다와 접해 있다. 지정학적으로 바다와 떼어 놓을 수 없는 환경과 특징을 지니고 있는데, 이런 이야기는 어릴 때부터 수도 없이 들어왔다. 생각해 보면 바다와 관련된 일들은 우리 생활 속에 너무도 많다.
우선 매우 다양한 먹거리가 바다에서 나온다. 싱싱한 횟감부터 생선 요리들, 음식에 감초처럼 들어가는 멸치, 미역과 다시마를 포함한 해조류 등 그 종류를 일일이 헤아릴 수 없다. 해산물 없는 우리의 식탁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우리나라 서해안에 넓게 펼쳐진 개펄은 각종 어패류의 서식처이자 자연적으로 환경을 정화하는 거대한 천연 자정장치이기도 하다. 남해바다는 어족자원의 산란장으로 풍부한 수산물의 원천이 된다. 동해바다와 제주는 복잡한 도시와 일상에 지친 피로를 덜어 주는 휴식처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주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위안처이기도 하다.
바다는 산업적으로도 중요한 곳이다. 한국의 조선업계가 선박 건조량과 기술 부문에서 세계
최고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다를 끼고 있는 환경 덕분이다. 한국의 주요 공장과 발전 관련 시설 역시 모두 바다에 면해 있다.
이런 바다를 우리는 그냥 무한히 주기만 하는 존재로 여겨 온 것은 아닐까. 우리는 바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반성해 볼 일이다.
바다 하면 떠오르는 위인이 충무공과 장보고 정도밖에 없다는 것은 너무나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의 바다를 수호한 충무공이 몸담았던 전라좌수영이 여수에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다.
엑스포가 열리기 전인 지난달 여수에 다녀왔다. 여수는 상전벽해란 말이 실감날 정도로 많이 바뀌었다. 들어서는 길도 넓어지고 기찻길도 새로 뚫려 왕래하기가 수월해졌다. 내가 여수를 즐겨 찾는 이유는 회의나 학술모임 같은 일 때문이지만, 친한 벗이 있고 맛난 음식이 많아서이기도 하다.
이 여수에서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을 주제로 한 엑스포가 한창이다. 엑스포엔 말 그대로 볼거리가 널려 있다. 그리고 한국 해양의 미래가 있다. 엑스포가 잘 마무리되고 나면, 여수는 또 어떻게 달라지고, 우리의 해양과학은 얼마나 발전할까.
‘가정의 달’ 5월도 이제 얼마 남아있지 않다. 이번에는 가족과 함께 동행하고 싶다. 신인가수 ‘버스커버스커’의 노래 ‘여수 밤바다’를 즐기러 떠나야겠다.
글·이원철
한양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