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문화/생활

선비들이 걷던 보부상이 재촉하던 길




낙동강과 내성천, 금천이 합류하는 곳에 있는 삼강나루는 낙동강 최북단 나루터다. 강원도 황지연못에서 발원하는 낙동강, 경북 봉화와 문경에서 각각 발원하는 내성천과 금천의 세 물줄기가 한데 모인다 해서 ‘삼강(三江)’이란 이름이 붙었다. 경북 예천군 풍양면에 자리 잡은 삼강강변길은 삼강을 따라 걸을 수 있는 길이다.

보부상들은 생계를 잇기 위해 삼강강변길을 걸었다. 낙동강 하류에서 강을 거슬러 올라온 배는 삼강나루터에 각종 물산들을 쏟아 냈다. 보부상들은 삼강나루터에서 물건을 떼다가 삼강 주변의 고을을 돌아다니며 장사를 했다. 이들 보부상이 짐을 지고 다녔다는 삼강강변길에서는 그들의 애환을 느껴볼 수 있다.

삼강강변길의 출발점은 삼강주막이다. 경북 민속자료 제134호로 지정된 삼강주막은 1900년경에 지어진 나루터 주막이다. 규모는 작지만 기능에 충실한 집약적 평면구성의 특징을 지녀 민속자료로 지정됐다. 탐방객들은 삼강주막에서 출발해 수령 5백년이 넘는다는 회화나무를 바라본 후 낙동강변 제방길을 따라 걷는다.

회룡포 강변길은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이 휘돌아 나가는 육지 속의 섬마을을 따라 걷는 길이다. 명승 제16호로 지정되어 있는 회룡포는 내성천이 3백50도 휘감아 돌아 나가는 물도리 마을이다.

‘용이 휘감아 돈다’는 회룡포란 지명처럼 산과 강이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신비한 풍광을 빚어 낸다.

신라 경덕왕 때 창건된 장안사를 거쳐 회룡대에 오르면 회룡포의 빼어난 절경이 눈에 들어온다. 백제 때 축조된 원산성을 지나 한적한 비룡산 등산로를 지날 때에는 전망대에서 삼강주막이 바라보인다. 회룡포 앞에는 고운 백사장이 펼쳐져 있다. 마을을 잇는 뿅뿅다리는 길손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경북 안동은 정신문화의 수도다. 유교문화길은 안동의 모습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길이다. 길을 걸으며 전통고택과 하회마을, 사과밭과 한우농가를 바라볼 수 있다. 코스 초입의 하회마을에는 전통체험과 먹거리, 볼거리가 풍성해 이방인들의 발길도 잦다. 대략 40킬로미터에 이르는 길로 눈도 즐겁고 입도 즐겁다.

하루 정도의 걷기 좋은 안동 유교문화길은 대략 3개 코스로 나뉜다. 1코스는 남후면 단호리에 있는 낙암정에서 출발한다. 잠시 걷다가 도착한 생태체험관에서는 쉬다 갈 수도 있다. 길가에서 사과가 자라는 모습을 보며 계절을 느낄 수 있다. 마애리 마을 소나무숲 쉼터에서 쉬다 가면서 마애불상과 한우농가를 구경할 수도 있다.

예안이씨 충효당이 있는 풍산읍 하리 1리를 지나면서 길가에 서있는 체화정의 모습에 또 한번 반한다. 정충비와 정효각이 있는 풍산장터에서 먹거리를 즐기고, 시장을 구경하면서 민초들의 삶에 한발짝 더 다가갈 수 있다. 안동한지(韓紙) 체험장에서는 한지의 변신을 감상하고 직접 체험해 보며 코스를 마무리한다.

세 군데 코스 중 탐방객이 가장 많은 곳은 2코스다. 2코스의 초반에는 소산리의 고택들을 감상할 수 있는 둑길을 지난다.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을 바라보며 걷다 보면 어느새 병산서원에 도착한다. 안동에서 래프팅을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해 민박집과 음식점도 많다. 하루 2회의 버스가 들어오는 곳이라 교통도 편리하다.

3코스는 현외에서 시작해 매봉으로 향하는 길이다. 길이 조금 험하지만 낙동강을 끼고 도는 소나무 숲길은 감탄사를 절로 자아낸다. 광덕교를 지나 부용대에 오르면 하회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부용대 뒤로 펼쳐지는 길은 수월하게 평지를 걷는 길이다. 참마와 수박 밭을 지나는 또 다른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3코스의 시작점인 풍천면 하회리 현외에서 2코스 시작점이나 1코스 중간지점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 각 출발점에는 안내 지도가 비치돼 있다. 코스 중간중간에는 해당 지역의 설명을 안내판에 적어 두었다. 탐방객들이 길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곳곳에 화살표로 방향을 표시해 쉽게 길을 찾을 수 있게 한 배려가 돋보인다.




경북 봉화의 승부역은 한때 열차가 아니면 갈 수 없는 곳이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오지 역으로 2001년 한때 정거장의 일종인 신호장(信號場)으로 격하됐다. 승부역이 세간에 알려진 것은 1999년 환상선 눈꽃열차가 운행하면서다. 눈꽃열차가 유명세를 타며 역을 찾는 사람이 늘자 2004년 보통역으로 다시 승격했다.

‘승부역 가는 길’은 경북 영주에서 출발하는 영동선 모든 열차가 머무르는 봉화군 석포면 석포역에서 시작한다. 석포역에서 굴현교로 가면 ‘승부역 가는 길’이란 이정표가 보인다. 굴현교를 건너면 좌우로 영풍석포제련소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첩첩산중에 자리한 제련소는 석포면 주민들에게는 가장 큰 일터 중 하나다.

석포제련소를 끼고 돌면 아스팔트 포장에서 시멘트 포장으로 바뀌는 길이 나오는데 차량통행이 거의 없다.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 물줄기를 따라 걸을 수 있는 길로 차량통행이 거의 없어 안전하게 걸을 수 있다. 승부역까지는 줄곧 내성천이 철로와 함께 나란히 가는 한가닥 외줄기 길이라 여유를 갖고 걸을 수 있다.

또 길목마다 ‘승부역 가는 길’이란 이정표가 설치돼 있어 편리하다. 협곡과 같은 내성천 물길을 따라 계속 걸어가는데 강변에서 색다른 매력을 찾을 수 있다. 신발만 벗으면 내성천 강변에서 바로 ‘탁족’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천의 수심이 깊지 않아 걷는 중간중간 어느 장소에서든 강에 발을 담글 수 있다.

강과 철로를 끼고 석포역에서부터 걸어오던 길은 승부리에서 처음으로 마을을 만난다. 천궁을 재배하는 큰 밭을 가로질러 마을을 빠져나오면 다시 강과 철로를 만난다. 멀리 산 아래 첩첩산중에 있어 오지 역 중 오지 역인 승부역이 보인다. 덜 알려진 만큼 훼손되지 않은 낙동강 지류 내성천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트레킹 코스다.




경북 상주는 누에고치와 곶감, 쌀이 유명해 ‘삼백(三白)’의 고장으로 불린다. 낙동강 생태탐방로는 상주 낙동강 권역에 자리 잡고 있다.

생태탐방로가 지나는 상주 낙동면 승곡마을에서는 사과와 배, 감을 딸 수 있는 농촌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벼베기와 메뚜기잡기, 콩타작도 해 볼 수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다.

낙동강 생태탐방로 1코스는 ‘낙동강 제1경’으로 불리는 상주 경천대에서 출발하는 길이다. 경천대를 중심으로 자전거박물관과 도남서원, 정기룡 장군 유적지인 충의사를 거쳐 삼한 때의 소국 사벌국 왕릉인 전사벌왕릉에 이르는 코스다. 강변 정비공사가 한창이라 트럭들도 간혹 오가지만 완공 후가 더욱 기대되는 곳이다.

낙동강 생태탐방로 2코스는 자전거박물관 앞 경천교를 출발해 드라마 ‘상도’ 세트장을 지나 청룡사와 낙동강제방을 걷는 코스다.

경천교를 건너면 풀내음이 물씬 풍기는 산길로 접어든다. 드라마 ‘상도’ 세트장을 통과해 청룡사를 지나면 전망대에 오른다. 전망대에서는 굽이굽이 흐르는 낙동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3코스는 수암종택을 출발해 중동교를 지나는 코스로 나각산을 중심으로 짜였다. 산길과 강변길을 아우르는 약 50킬로미터의 탐방로다. 수암종택을 기점으로 중동교를 거쳐 나각산 등반로까지는 차도로 이어져 있다. 단, 나각산은 등산로가 여러 곳이니 한 곳을 선택해 올라야 한다. 낙단보 부근에는 먹거리촌도 늘어서 있다.




경남 창녕의 우포늪은 국내 최대의 원시자연 내륙습지다. 우포, 목포, 사지포, 쪽지벌을 통틀어 우포늪이라 부른다. 1998년 람사르협약에 등록된 후 환경부 습지보호구역(1999년), 천연보호구역(2011년)으로 지정됐다. 우포늪 생태탐방로에서는 1억4천만년 전의 원시자연늪의 자연생명체를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다.

우포늪 생태탐방로 주위로는 얕으막한 언덕 사이로 아기자기한 논밭들이 끝없이 펼쳐진다. 일명 ‘밭두메길’로 불리는 창녕군 대합면 신당마을에서 사지마을에 이르는 1코스와 대합면 주매마을과 장재마을 소목마을에 이르는 호젓한 산길 2코스, 두 가지의 생태탐방로가 나 있다. 두 코스 모두 정겨운 시골풍경을 볼 수 있다.

‘가시연꽃마을’로 불리는 신당마을에서 사지마을에 이르는 논밭길은 사지포(모래벌)로 연결되는 시골 논밭길이다. 매년 8월말 사지포는 토종 연꽃인 가시연꽃이 만발해 장관을 이룬다. 가시연꽃이 만발해 마을 이름도 가시연꽃마을이라 일컫는다. 가시연꽃마을에서는 민박은 물론 다양한 농촌체험 활동도 할 수 있다. 신당마을에서 하차해 살구나무와 자두나무가 늘어선 도로를 따라서 곧장 걷다 보면 길 끝에 붉은기와집이 보인다. 기와집을 마주하고 왼쪽으로 돌아 논밭길을 걷다 간이화장실과 얕으막한 언덕이 보이는 곳이 생태탐방로 1코스 시작점이다. 이곳까지는 차로 진입이 가능하다. 자가용으로 이동시 간이화장실 옆 공터에 주차하면 된다.

둔덕을 넘으면 길 사이로 아기자기한 논밭들이 펼쳐진다. 새참을 머리에 이고 가는 아낙과 막걸리 주전자를 든 채 종종걸음으로 뒤를 따라가는 코흘리개 아이의 모습이 절로 떠오른다. 약간의 오르막을 시점으로 두 명이 나란히 걷기에 충분한 논밭길을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며 걷다 보면 금세 종점인 사지마을에 이른다.

코스 전체가 6.6킬로미터에 불과해 구간 내에 큰 볼거리나 체험거리는 없는 편이다. 하지만 여름철에는 사지포에 만개한 가시연꽃, 가을철에는 사지제방에서 보는 억새군락, 겨울철에는 일몰이 장관을 이룬다.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탐방 코스는 물론 자연생태 학습장으로도 훌륭하다.

글·이동훈 기자


굽이굽이 흐르는 낙동강을 배경 삼아 시(詩)를 지어 읊는 시회(詩會)도 열린다. 경북 상주시와 세계유교문화축전 조직위원회는 “오는 10월 10일부터 16일까지 상주 도남동 도남서원과 북천시민공원 일대에서 ‘상주 낙강시제(洛江詩祭) 문학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지난 9월 21일 밝혔다.

낙강시제는 낙동강(낙강)을 배경으로 1196년 백운 이규보로부터 1862년 계당 류주목의 시회에 이르기까지 6백66년간 도남서원과 경천대, 누정, 선상 등지에서 이뤄진 유서 깊은 시회다.

상주 지역 문인들은 지난 2002년부터 이 같은 전통을 계승해 매년 시회를 열고 있다. 올해는 상주시와 세계유교문화축전 조직위 주최로 열린다.

낙강시제 문학페스티벌의 기념식은 10월 16일 오전 도남서원에서 개최된다. 상주 청소년문학상, 낙강시제 한시백일장, 낙상시제 시인교실 등 세부 행사도 예정돼 있다.

시노래 공연도 열려 해바라기, 이동원, 김도향, 김세화, 건아들 등 시적 감수성이 가득한 노래를 부르는 유명 가수들도 대거 출연한다.

세계유교문화축전은 유교문화권의 9개 지자체(안동, 영주, 상주, 문경, 의성, 청송, 영양, 예천, 봉화)와 안동MBC가 공동 추진하는 유교문화 산업화 프로젝트다. 지난해부터 하회마을 실경 수상뮤지컬 부용지애, 봉화 한국과자축제, 영양 유교음식 페스티벌, 청송 고가 노래놀이터, 상주 낙강시제 문학페스티벌 등을 열어 왔다.

상주시청 문화체육과의 오세운씨는 “상주 낙강시제 문학페스티벌을 통해 우수한 유교문화 자원을 대내외에 널리 알리고 관광상품으로 육성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문화도시 상주의 브랜드 가치를 드높이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