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문화/생활




“교직에 들어선 지 28년 만에 어렵게 배운 한 가지는 어떤 망나니짓을 한 아이라도 ‘너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야’라는 말을 가장 듣고 싶어한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말 한 신문사가 시행한 교단체험수기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선생님의 수기에 담긴 말이다. 우리 모두가 마음에 담을 만한 내용이다.

2월 초 정부가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한 이후 지금까지 학교현장은 숨 가쁘게 달려왔다. 복수담임제, 체육수업시수 확대, 학생생활지도 도움카드제 시행 등으로 업무분장과 수업시수가 바뀌었고, 새로운 학생부를 작성하느라 어려움도 컸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원은 학교폭력으로 더는 우리의 사랑하는 제자들이 괴로워해서는 안된다는 열정으로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맡은 바 직무를 해왔다.



학교폭력의 원인은 개인, 가정, 사회, 학교, 정부 정책적 요인 등 너무나 다양하다. ‘사안이 발생하면 학교와 교사는 무엇을 했나?’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모두 ‘내 탓이오’라는 공동문제인식을 갖는 자세가 요구되는 이유다. 학생교육을 책임진 교직사회는 깊이 자성하고 노력을 다짐해야 한다. 그러나 학교의 힘만으로는 어렵기에 정부와 사회가 힘을 합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첫째, 학교·사회·정부 등 모든 사회구성원이 참여하는 ‘인성교육 실천, 학생 생명 및 학교 살리기 범국민 운동’을 제안한다. 심각한 교육 병리현상 극복과 약화한 인성교육 강화를 위해 교육계가 솔선수범하고 사회가 적극적으로 동참할 때 학교폭력은 근절되고 학교교육도 정상화될 수 있다.

둘째, 이른바 ‘밥상머리 교육’이 가정에서 이뤄져야 한다. 우리 아이들은 핵가족화된 사회에서 바쁜 일상을 보내며 자란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으로 무장해 정보접근성도 뛰어나다. 그런 이유로 더불어 사는 지혜가 부족하고, 의무를 다하기보다는 권리를 내세우는 데 익숙하다. 특히 자기분노 조절능력이 떨어져 돌발적인 행동을 하거나 친구를 괴롭히고도 이에 대해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잦다.

이런 점을 감안해 ‘내 아이만 아니면 된다’는 자기 자녀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타인을 배려하고 선생님의 생활지도를 따르도록 하는 가정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자녀교육의 일차적 책임은 가정에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학교폭력 근절 대책의 실효성과 지속성이 필요하다. 과거 정부에서도 학교폭력과 관련해 많은 정책이 쏟아져 나왔지만, 현장성이 부족하거나 시간이 지나면 정책 자체가 흐지부지 되기도 했다. 이러한 실패한 전철을 더는 밟아서는 안된다. 학교폭력은 불치병이 아닌 난치병이다.

우리가 함께 노력하면 고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숨기지 말고 미루지 말고, 끝까지 학교폭력 근절에 함께 나서야 한다.

글·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