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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파란 하늘 황금 들녘 잔치 시작됐다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의 가을은 하얗게 시작된다. 하얗게 꽃이 핀 메밀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백일장과 시화전, 봉숭아 물들이기, 구수한 메밀전… 봉평 효석문화마을 일원에서는 이렇게 자연과 문학을 즐기는 ‘효석문화제’가 펼쳐진다.

어느덧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은 메밀을 작품무대인 봉평 특산물로 만들어 버렸다. 메밀꽃이 만개해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소설 속 장돌뱅이들이 메밀막걸리에 안주 삼아 먹던 메밀국수, 메밀묵, 메밀전병 등은 축제를 찾는 이들이 즐겨먹는 먹거리가 됐다. 올해로 13회째인 ‘효석문화제’는 9월 9일부터 18일까지 ‘메밀꽃과 함께하는 문학이야기’를 주제로 열려 추석연휴 동안에만 13만여 명이 찾았다.

1990년 시작된 ‘효석문화제’는 메밀꽃과 소설, 자연과 문학이 함께하는 강원도 대표축제. 올가을 전국에선 갖가지 지역축제가 펼쳐진다.




강원도에서는 ‘양양 송이축제(9월 22~28일)’, ‘동해시 오징어축제(9월 24~25일)’ 등이 ‘효석문화제’의 뒤를 잇는다. 이밖에도 경기도 가평군의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9월 30일~10월 3일)’, 충남의 ‘천안흥타령축제(9월 28일~10월 3일)’, 충북의 ‘영동난계국악축제(10월 7~10일)’, 경남 진주시의 ‘남강유등축제(10월 1~12일)’, 경북의 ‘풍기 인삼축제(10월 7~12일)’, 전북의 ‘김제지평선축제(9월 29일~10월 3일)’, 광주의 ‘김치대축제(10월 15~19일)’ 등 풍성하다.

올해 열리는 지역축제는 모두 7백63개(문화체육관광부 집계). 우리나라의 지역축제는 1990년대 중반부터 지방자치단체의 관광자원개발 욕구와 질 높은 문화적 여가생활을 즐기고자 하는 국민적 수요가 높아지면서 그 수가 빠르게 증가해 왔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한국 지역축제 조사평가 및 개선방안 연구 총괄보고서(2006년)’에 따르면 1980년까지 전국의 지역축제는 1백여 개에 불과했으나 1981~1985년 61개가 신설됐고, 1991~1995년 1백50개가 늘었다.

1996~2000년 3백58개가 급증, 2006년 총 1천1백76개로 집계됐다.
그중 예술문화축제(21.9퍼센트)가 가장 많았고, 전통민속축제(17.2퍼센트), 관광문화축제(10.5퍼센트), 관광특산축제(17.4퍼센트) 순으로 나타났다.


2006년을 정점으로 이후 지역축제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 지자체의 제출 자료를 근거로 파악한 결과 ▲2007년 7백16개 ▲2008년 9백26개 ▲2009년 9백21개 ▲2010년 8백23개로 2006년 피크를 이룬 이후 점진적인 감소세에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지역축제에 관심을 갖고 지원정책을 펴온 것은 지역축제가 관광객 유치와 지역 브랜드 가치 제고, 지역경제 활성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매년 8월 열리는 세계적 예술축제인 ‘에딘버러 축제’의 고장인 영국 에딘버러는 일년 내내 10여 종의 축제를 개최해 지역주민의 20배가 넘는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지역주민들의 소득이 늘고 고용창출 효과를 보고 있다. 우리 이웃인 일본도 삿포로 눈축제 등 지역축제가 세계적 관광상품으로서 명성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금산인삼축제를 지역축제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을 수 있다. 올 10월 21일부터 30일까지 충남 금산군 금산인삼관 광장에서 열리는 금산인삼축제는 올해로 31회째다.

‘2010 문화관광축제 종합평가 보고서(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금산인삼축제에는 지난해 모두 75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갔고, 총9백35억원에 이르는 경제적 효과가 발생했다. 금산인삼축제는 인삼산업의 국제화를 위해 1999년부터 국제인삼교역전을 개최했으며 지난해 14개국 42명의 바이어가 참가, 10년 동안 무역부문이 20배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금산군청 문화공보관광과의 금산인삼축제 담당자 곽병국씨는 “앞으로도 금산군은 축제를 금산인삼 브랜드 ‘금홍’을 널리 알리는 기회로 삼고 아시아권은 물론 미주 유럽 등지에서 해외 바이어들을 불러들여 축제를 알리고 인삼수출 다변화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예술연구실 유정아 연구위원은 “최근 정부 지원을 받은 지역축제에서 나타나는 부작용, 즉 일회적인 이벤트성 행사 진행, 과도한 관광상품화에 따른 축제정신 결여 등에 대한 반작용으로 일부 지역축제들이 통폐합돼 통계 숫자가 줄어든 것”이라며 “지역축제가 발달한 선진국과 비교할 때 지금 우리의 지역축제 수가 많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 위원은 또 경제성을 지역축제의 성공지표로 삼는 것을 경계하면서 “한 예로 청도 소싸움을 보자면 경제성이 강조되다 보니 결국 돈놀이가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역축제문화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축제의 경제성과 축제로서의 진정성이 균형을 이뤄야하며, 단기적인 경제 성과보다 지역브랜드 가치 상승, 지역 이미지 제고에 따른 유입인구 증가 등 장기적 효과에 주목해 지역축제를 키워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ㆍ박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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