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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거침없는 발언 톡톡 튀는 감성공무원들





“청탁과 부탁의 차이 참 애매합니다잉. 민원인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와 두 다리 쭉 뻗고 자면 부탁이고, 쭈그리고 자면 청탁입니다잉. 민원 처리 후 과장님 눈치가 보이면 청탁이고, 아니면 부탁입니다잉.”

지난해 12월 28일 열린 국민권익위원회 업무보고 현장에서는 애매한 청탁과 부탁의 차이를 확실하게 정해주는 ‘애정남(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이 등장해 폭소를 자아냈다. 그는 바로 권익위의 조재훈 주무관. 조 주무관은 ‘청탁 관행 어떻게 근절할 수 있나’라는 주제의 자유 토론에서 애정남 최효종을 흉내 내 청탁과 부탁의 차이를 깔끔하게 정리했다.




농림수산식품부의 장묘인 사무관은 요즘 유행하는 ‘자녀의 성공요인 세 가지(할아버지의 경제력,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적당한 무관심)’를 농업에 빗대 정부의 정책에 일침을 가했다.

장 사무관은 “할아버지의 경제력과 엄마의 정보력은 어느 정도 갖춘 것 같다. 하지만 정부가 지나치게 농어민에게 관심을 가져 오히려 농업의 자생력을 떨어뜨렸다”며 정부 정책을 꼬집었다.

또한 농업금융정책과 정아름 사무관은 “농민들이 담보 능력이 없어 정부정책자금을 대출받기가 어렵다”며 “나는 이변이 없는 한 농식품부에 20년 이상 있을 것이니 나를 믿고 농가에 자금을 지원해 달라”고 말해 장·차관의 눈을 휘둥그렇게 만들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정 사무관의 건의에 “젊은 사무관을 보니 대한민국 농촌이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들이 중심이 되는 시대가 되면 대한민국 농촌은 도시보다 더 고소득을 올리는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제가 아직 미혼인데, 남자친구를 만들 시간이 없습니다.”
법제처 업무보고에서 마이크를 잡은 2년차 새내기 여성 사무관은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결혼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고 말해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이 여성 사무관은 “급증하는 유권해석 안건을 처리하다 보니 결혼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며 “제가 최근에 검토하는 안건이 국제결혼 관련 건인데, 과장님이 왜 굳이 제게 이런 안건을 맡기셨는지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대한 국가 시책 중 하나가 저출산 문제 해결인데, 제가 언제 결혼해서 아이를 낳을 수 있을지 고민”이라며 “여성의 가임기간은 정해져 있는데, 제가 국가의 고민에 일조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는 법제처의 업무가 과중되고 있는데 직원 수를 늘려주지 못한 것을 꼬집는 발언이었다. 이 대통령은 “법제처 일이 많아진 걸 인정한다. 법제처장은 조직과 인원을 잘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지식경제부·중소기업청의 업무보고 현장. 기후변화정책과 강진영 사무관이 “대통령이 태블릿PC를 보면서 업무보고를 받는 것을 보니 너무 신기하다”면서 “그런데 지경부 실·국장은 대면 보고 받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전자메일 등 온라인을 통해 보고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렇게 얘기하면 간부한테 찍히는데…”라며 은근히 사무관을 걱정했다. 상황을 지켜보던 홍석우 지경부 장관이 사무관에게 “그건 지금 토론하고 있는 신흥시장 개척이나 수출동력 확보하고 상관없는 이야기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강 사무관은 “그런 것이 더 근본적인 대책”이라며 맞섰다. 전에 볼 수 없던 장관과 사무관의 ‘맞짱토론’은 이날 가장 화제가 되었다.


금융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서는 ‘1박2일’과 ‘애정남’ 등 인기 오락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이날 업무보고의 토론 등 진행을 맡은 홍영만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이 금융위의 한 사무관에게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중소기업 금융현장 실태를 살피기 위해 1박2일간 전국 투어를 떠났다고 하는데 강호동도 갔습니까”라고 묻자 사무관은 “예산이 부족해 부를 수 없었습니다”라고 재치 있게 응수했다.

또한 홍 위원은 금융회사 임직원에 대한 면책제도 개선 문제를 언급하며 “애매한 규정이 있는데 이를 확실히 정해주는 ‘애정남’이 필요하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글·손수원 기자


“남자한테는 처음 듣는다”
한 남자 사무관이 이 대통령에게 “직접 보니 젊고 잘생겼다”고 하자
“악수는 내가 들어주기 가장 쉬운 것”
한 사무관이 “이 대통령과 악수하는 것이 가장 큰 소원”이라고 하자
“결혼은 좀 글쎄, 주례는 한번 생각해보지”
한 사무관이 이 대통령에게 “일 때문에 결혼을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한 데 이어 또 다른 사무관이 “주례를 서 달라”고 요청하자
“발표를 하기 전에 떨려 아침에 우황청심환을 먹었는데 지금은 약기운이 떨어져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한 사무관이 발표를 앞두고 긴장이 된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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