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문화/생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 금융산업은 큰 변화를 겪었다. 은행 수는 33개에서 18개로 감소했고 많은 지역밀착형 금융기관들이 구조조정됐다. 그 결과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효율성은 대폭 향상됐고 주주중심적 경영의 틀이 구축되었다. 그리고 금융기관의 위험관리 기능이 강화되고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한 대출심사 과정이 도입됐다.

하지만 일련의 변화과정에서 신용의 객관화가 힘든 분야에서 대출의 왜곡이 발생했다. 지역밀착형 금융기관들의 쇠퇴로 지역 소상공인들과 지역 중소기업들의 대출기회가 줄어들었다. 서민들은 대출기회가 제한되고 대부업체들이 틈새시장에서 활동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금융시장은 은행권을 중심으로 독과점적 시장구조가 형성되어 은행은 돈 되는 고객만을 상대해 영업하는 이른바 알짜영업행위(cream skimming)가 나타났다. 저축은행은 영업력의 한계와 높은 자금조달비용으로 프로젝트 파이낸스(PF)에 전념했고, 다른 서민금융기관들도 서민금융에 있어서 제한적인 역할만 수행했다.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 신용불량자 문제를 해결하고 재활의 기회를 주고자 서민금융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서민금융지원제도로 생활안정자금 및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제도, 주거안정자금을 지원하는 제도가 마련돼 있다. 바로 생활안정자금 및 창업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새희망홀씨대출, 미소금융, 햇살론, 그리고 희망드림론 등이다.

서민금융이 활성화되어 소기의 목적이 달성된다면 우리나라의 금융산업은 글로벌 금융에 적극 대응하는 선도금융과 금융소외계층이 없는 서민금융이라는 두 축을 갖게 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로 침체되어 있는 경제를 회생시키고 경제성장 잠재력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만연되어 있는 금융왜곡을 극복하고 서민금융을 정상 궤도에 올리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우선 서민금융에 대한 분명한 정책 타깃(policy target)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비교적신용등급이 우수한 서민들을 위한 금융과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을 대상으로 하는 회생금융을 분리해야 한다. 현재는 신용이 다소 떨어지는 서민들을 위한 ‘재활기회 제공’이 강조되고 있으나, 이와 더불어 신용이 건전한 서민들을 위한 장기저리 금융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도 병행해야 한다.

서민금융기관은 안정성과 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사업의 지속성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기관들의 서민대출금을 재할인할 수 있는 정책금융의 제공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는 왜곡된 금융시장 구조를 보다 경쟁적 구조로 바꾸고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면서도 금융사각지대가 존재하지 않는 완결된 금융아키텍처를 구축할 것을 기대한다.

글·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