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사회적기업을 육성하는 것은 이미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사회적기업은 우리가 안고 있는 많은 사회적 문제를 최소의 자원으로 해결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기업은 문제해결을 위하여 또 다른 풀기 어려운 과제를 남기는 제로섬(zero-sum) 방식이 아닌, 경제적이고 윤리적이며 환경친화적인 윈윈(win-win)의 방식으로 해결하고자 한다.
뿌리 깊은 가난이 그렇고, 다가올 고령화와 실업이 그렇고, 늘어나는 이산화탄소와 환경파괴가 그렇다. 크게는 지구온난화의 문제에서 작게는 지역의 재개발과 재생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한 사람의 범죄 문제에서 많은 사람의 일자리 창출에 이르기까지 사회적기업의 방식이 적용될 수 없는 곳은 없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각국의 관심과 지원은 이미 세계적이다. 다보스 포럼으로 알려진 세계경제포럼(WEF)은 사회적기업가를 위한 서밋을 만들어 주류사회와의 소통을 돕고 있으며, 하버드대 교수인 빌 드레이튼이 설립한 아쇼카 파운데이션은 가난, 문맹, 환경, 보건, 문화, 차별 등의 사회문제를 지속적이고 혁신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기업가를 발굴하여 그들의 희망이 전 세계에서 이루어지도록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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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을 국가정책으로 육성하고 있는 영국의 경우 총 고용기업체의 5퍼센트에 이르는 6만여 개의 사회적기업이 있으며, 사회적기업이 포함된 사회적 경제는 유럽의 경제와 고용의 10퍼센트에 이른다.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을 제정하고 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5백여 개의 사회적기업이 존재하며, 1천개가 넘는 지자체형 예비사회적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중앙정부의 각 부처들과 광역자치단체는 물론 대기업과 시민사회, 그리고 기초자치단체에 이르기까지 사회적기업을 위한 지원과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그러나 봉사와 사회공헌 문화가 보편화되고 탄탄한 지원책이 마련된 서구사회와 달리 우리 사회의 사회적기업에 대한 이해와 인식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를 감안하면 세제에서부터 자금, 경영지원과 역량강화에 이르기까지 사회적기업 육성을 위한 길은 아직 멀어만 보인다.
우선 시급한 것은 지금까지 추진된 다양한 사회적기업 육성방안들을 하나의 틀로 통합하고 체계화하는 ‘사회적기업 육성정책, 2.0’을 마련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앞으로의 정책은 ‘범정부적’이어야 한다. 비록 사회적기업의 인증과 지원이 고용노동부의 소관이기는 하지만 사회적기업은 한 부처의 업무가 아니라 국가의 일이다. 사회적기업은 ‘고용노동’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 분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식에서 출발한다.![]()
환경, 빈곤, 실업, 범죄, 차별, 교육, 지역개발 등 모든 분야에 사회적기업이 존재하며, 이러한 사회문제는 한 부처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경제나 고용정책으로 시작한 사회적기업 육성정책이 총리실로 재편된 영국의 예를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사회적기업 육성은 이제 어느 부처의 독점 영역일 수 없다.
자기 부처가 인증하지 않았다고 해서 사회적기업의 우선구매나 시장진입을 허락하지 않는 부처이기주의를 깨뜨리는 것이 ‘사회적기업 육성정책, 2.0’의 첫번째 과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민사회와 함께하는 정책이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특히 정부주도적으로 사회적기업을 육성하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만큼 민간의 참여와 역할을 진작시키는 데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세계적으로도 그렇지만 시민사회와 민간기관들은 정부가 하지 못하는 어렵고 힘든 일들을 이미 사회적기업을 통해 해결해 왔으며, 이를 지원하기 위한 민간기구들의 전문성도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 중심에는 자발성과 창조성이라는 귀한 보석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앞으로 ‘사회적기업 육성정책, 2.0’의 기본방향은 정부가 아니라 시민사회가 가진 이러한 보석들을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 자신이 스스로 별이 되기보다는 밤하늘처럼 별을 빛나게 하는 넓고 든든한 무대를 만드는 일을 서둘러야 한다.![]()
사회적기업은 국가마다 문화가 다르고 그 성장배경이 다른 만큼 우리에게 맞는 사회적기업 육성지원 정책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사회적기업이 발달한 국가의 정책은 ‘사례’에 지나지 않을 뿐 결코 ‘교본’이 될 수 없음을 인식해야만 한다.
청소년 범죄나 노숙자, 빈곤과 차별의 문제는 사회마다 그 근원이 다르고 규모도 다르다. 그러므로 그 해결책도 차별화할 수밖에 없으며 일반화가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다.
‘그라민 뱅크’나 ‘피프틴 레스토랑’, 그리고 ‘빅이슈’ 등은 자신들의 현실에서 자신들의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의 결과이다. 그들의 성공은 그들의 것일 뿐 우리는 우리의 답을 찾아야만 한다. 사회적기업을 위한 자본시장, 청년 사회적기업가 모델 등에서도 우리의 것을 찾아야 한다.
10여 년 전 외환위기 극복과정에서 뿌려진 사회적기업의 싹이 이제 움트고 있다. 사회적기업은 한때의 유행이 아니라 2백년의 역사를 가진 경제와 사회 진화의 산물이다. ‘자본주의 4.0’이라 불리는 새로운 시대의 화두가 대두되고 있다.
이를 전기로 정부 각 부처들이 서로의 힘을 모으고 시민사회의 역량을 활용하며 우리의 것을 찾아가는 ‘사회적기업 육성정책, 2.0’을 펴기를 기대해 본다.
글·조영복 (부산대 경영학부 교수·사회적기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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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