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문화/생활

아침은 서울, 영화 한편 보고 부산서 점심




‘4,578 대 93,553’.
지난해 11월 1일 서울~부산 KTX경부고속철도가 2단계 구간(동대구~경주~울산~부산) 완공으로 완전 개통된 뒤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가 일어난 곳은 울산이다. KTX 2단계 구간이 개통하기 이전인 2010년 10월 한 달 동안 서울(영등포)~울산(현재는 태화강)의 철도승객(새마을호) 통계는 4천5백78명이었다. 같은 기간 김해~울산 항공수송 실적 9만3천5백53명과 비교하면 20분의 1 수준이었다.

그러나 KTX 2단계 개통 뒤 서울~울산 교통판도는 완전히 바뀌었다. 지난 6개월간 KTX 승객이 하루 평균 9천 5백여명으로 ‘폭증’한 것이다. KTX 울산역의 위치가 도심에서 20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울주군 삼남면 신화리에 위치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더욱 뜻밖이다.

게다가 울산역 주변은 물류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 지역은 경부고속도로 나들목과 국도 24호선, 35호선 등과 인접한 교통 요충지이기도 하다.




울산시와 울산도시공사는 지난 2월 울산역 인근인 울주군 언양읍과 삼남면 일원에 2015년까지 75만평방미터 규모의 물류단지 개발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1월에는 농심그룹이 운영하는 대형 할인점 메가마트가 KTX 울산역세권 12만7천1백97평방미터에 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하고 울산시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KTX 경부고속철도 완전 개통 이후 예상됐던 ‘변화’가 실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은 KTX 경부선 열차를 타고 이동하는 인구가 2011년 하루 평균 10만7천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으며 한해 4천억원이 넘는 경제효과를 기대했다. 이러한 전망이 맞아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총사업비 20조7천여억원을 들여 프랑스 TGV 기술을 도입하며 19년 만인 지난 2004년 4월 완공돼 운영에 들어간 KTX는 우리나라의 지역간 교통체계를 바꾸고 사회경제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한국철도공사, 국가교통통계데이터베이스 등에 의하면 서울~부산 수송분담률은 KTX 개통 전인 2003년의 경우 항공이 49퍼센트였다. 그런데 KTX 개통 이후인 2008년에는 항공이 24퍼센트로 감소한 반면 KTX는 60퍼센트를 차지했다.

KTX를 활용한 경제활동도 새로운 변화다. 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2005년 6개였던 철도역 임대회의실이 2008년에는 51개로 늘었으며 같은 기간 이를 이용한 회의 수는 1백53건에서 17만4백76건으로 급증했다.

특히 지방도시에서 국제회의가 늘어난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한국관광공사의 우리나라 주요도시 국제회의 개최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 2003년 ▲서울 1백58건 ▲부산 19건 ▲대전 14건 ▲대구 8건이던 것이 2008년 ▲서울 1백93건 ▲부산 1백43건 ▲대전 53건 ▲대구 16건으로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부산 지역에서 국제회의가 7배나 급증한 점은 놀랍다.

KTX 정차도시의 지식서비스산업 종사자 증가비율의 변화는 KTX개통이 ‘경제적 효과 이상’을 가져옴을 알 수 있다. 통계청의 사업체 기초통계조사를 보면 2003~2007년의 산업별 종사자 수 증가율이 천안·아산의 경우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 64.2퍼센트 ▲보건 및 복지사업 48.7퍼센트 ▲교육서비스업 43.1퍼센트의 순으로 급증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긍정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부작용이 특정지역으로 사람과 자본이 몰리는 ‘빨대효과’다. KTX 개통 이후 서울의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잖아도 대형병원으로의 환자쏠림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병원급이 차지하는 외래 급여비 비중은 2004년 22퍼센트에서 2009년 30.9퍼센트로 증가했다. 이러한 원인의 하나로 KTX가 꼽히고 있다.

최근 KTX의 안전성 문제가 부각되기도 했다. 지난 2월 경부고속철도 광명역에서 발생한 KTX-산천의 탈선사고는 코레일 직원이 나사 1개를 제대로 조이지 않아 발생한 인재로 확인됐다. KTX의 고장 건수는 2009년 23건, 2010년 25건이었다.


이에 국토해양부가 지난 4월 13일 근본적인 안전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고장이 우려되는 부품은 전량 교체하고 교체주기를 단축할 방침이다. 문제도 있고 어려움도 있지만 KTX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4월 4일, 오는 2020년까지 전국의 주요 도시를 1시간30분대로 연결하는 제2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11~2020년)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KTX역에서 버스, 전철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자유롭게 갈아탈 수 있게 해 주는 ‘복합환승센터 설계 및 배치 기준’을 고시했다.

한국교통연구원 철도연구실 최진석 연구위원은 “KTX를 둘러싸고 ‘빨대효과’가 우려되기도 하고 개통 초기에는 부정적인 효과가 두드러질 수 있으나 어느 정도 성숙기를 거치면 많은 이가 혜택을 누리는 ‘샤워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박경아 기자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