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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피해 접수부터 해결까지 최선의 노력




전화가 쇄도했다. 60여 명의 상담직원들은 끊임없이 걸려오는 전화에 잠시도 자리를 뜨기 힘들 지경이었다. 머리에 쓴 헤드세트를 벗을 겨를이 없었다. 지난 4월 19일 오후 2시의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의 풍경은 그랬다.

이곳은 정부의 ‘불법사금융 척결방안’ 발표 다음 날인 4월 18일에 문을 열었다. 원래 금융감독원 내부에 있던 신고센터를 확대했다. 센터는 첫날부터 쇄도하는 전화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개소 첫날 하루에만 1천5백 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는 평소의 12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다음 날인 19일에도 비슷한 추세가 이어지고 있었다.

조성래 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지원실장은 “보복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억울한 일을 겪고 있으면서도 신고를 주저하던 피해자들이 범정부 차원의 ‘불법사금융 척결방안’이 나오자 용기를 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정부는 신고자 보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보복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으니 주저하지 말고 신고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일반적인 신고센터와는 분위기가 많이 다릅니다. 상담직원들이 대부분 정장 차림의 남성인 점이 특히 눈에 띄는데요. 모두 금감원 직원들인가요.
“금감원 내부인력은 20명 정도이고 대개는 민간 금융회사 직원들입니다. 센터를 개소하기 전에 민간회사에 협조를 요청해 피해상담 자원봉사자를 모집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나 뽑은 것은 아닙니다. 금융피해상담은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에 민간회사에서 유사한 업무를 하던 분들을 대상으로 선정했습니다. 카드회사에서 카드사기 피해를 상담하는 분들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워낙 전문가들이어서 하루 이틀 만에 적응을 하더군요. 그럼에도 막히는 부분이 있는 경우엔 금감원의 전담 직원들이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신고만 받는 것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피해구제와 법률지원도 병행하고 있다지요.
“이번에 개소한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가 종전의 센터와 가장 다른 점이 그것입니다. 전에는 신고만 받고 해당 업무를 경찰이나 검찰, 지자체 등으로 이첩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개별기관별로 진행하던 업무를 한 곳으로 모았습니다.

피해신고에서 피해구제, 법률상담을 원스톱으로 처리해 피해자들의 애로를 보다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입니다. 기관들 간의 시너지 효과가 적잖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구제도 중요하지만 가해자들을 단속하는 것도 시급할 것입니다.
“검찰과 경찰이 불법사금융업자들을 대대적으로 단속하고 있습니다. 대검찰청은 합동수사본부를 설치했고 전국 16개 경찰청은 전담수사팀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찰청은 성과가 우수한 경찰관에게는 인센티브도 제공할 정도로 불법사금융 단속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수사가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불법사금융의 뿌리를 뽑는 데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피해구제 효율성을 높일 방안이 있는지요.
“신고 접수 후에도 모니터링을 계속해 나갈 계획입니다. 사건이 어떻게 처리됐는지를 전담 컨설턴트가 확인해 미진한 점은 추가적으로 지원할 예정입니다. 억울한 피해가 해결되도록 피해 접수부터 해결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이번 대책으로 사금융권이 위축되면 서민들의 자금난이 더욱 심해질 것이란 우려도 있습니다.
“사금융을 이용하고자 하는 분들께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은행이나 저축은행 등 제도권 금융에서 대출을 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미리 단정하지 마십시오. 미소금융, 햇살론, 새희망홀씨 등 제도권에도 서민들을 위한 다양한 금융상품이 있습니다.

금리와 상환조건 등 모든 점에서 사금융보다 월등히 유리합니다. 자금이 필요하면 일단 은행을 방문하십시오. 한 은행에서 해결이 안 됐다고 포기하지 말고 다른 은행에서도 상담을 받아보십시오. 은행마다 대출조건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설사 해당 은행에서 대출이 되지 않는다 해도 또 다른 대안을 알려줄 것입니다.

은행을 방문하기 주저되면 한국이지론(www.egloan.co.kr)에서도 최적의 대출상품을 조회할 수 있습니다. 본인의 정보를 제공하면 캐피털, 카드사, 대부업체 등 대출이 가능한 곳을 검색해 줄 뿐만 아니라 대출금리와 금액도 알려줍니다.”

서민금융은 재원의 한계가 있지 않습니까.
“물론 모든 수요를 충족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재원은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새희망홀씨’의 경우 지난해 1조2천억원 지원을 계획했지만 그보다 2천억원 많은 1조4천억원을 지원했습니다. 올해는 1조5천억원을 신규로 지원할 예정입니다. 금융당국은 서민금융에 대한 추가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대부업계의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가령 대부업체들이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 허가하면 조달금리가 싸지고 그 결과 대출금리도 떨어질 여지가 생긴다는 주장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물론 제도권 금융회사처럼 회사채 발행이나 주식시장 상장을 하면 자금조달비용이 저렴해지고 이에 따라 대출금리를 내릴 여지가 생기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우선적으로 제도권금융에 적용되는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 대부업계는 아직 이에 대한 준비가 돼 있지 않습니다. 최고금리를 몇 차례에 걸쳐 인하했지만 39퍼센트인 현재 최고금리는 적정한 수준이라고 판단합니다. 금리를 하향조정했지만 대부업계의 대출잔액이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지 않습니까.”

특별 신고기간이 끝나도 현재의 조직이 그대로 유지됩니까.
“민간기업의 자원봉사자들은 특별 신고기간이 종료되는 5월 31일 이후엔 모두 복귀할 예정입니다. 그렇다고 피해신고 접수를 하지 못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6월 1일부터는 금감원에 설치돼 있는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를 통해 피해 사례를 신고할 수 있습니다.

신고가 많으면 상담인력도 충원해 국민 편의를 높여나갈 것입니다. 지방에도 지원센터를 확충해 나갈 계획입니다. 현재 전라북도에만 있는 ‘지역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를 전국 16개 광역시·도로 확대할 것입니다.”

누군가 불법사금융의 유혹에 빠져 있다면 어떤 조언을 하시겠습니까.
“사금융 피해 사례를 보면 제도권 상품을 이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출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제도권 금융의 문을 먼저 두드리고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를 확인하십시오. 그래서 안 되면 또 다른 방법을 찾으면 됩니다. 불법사금융은 맛있지만 몸에 해로운 음식과 같다는 점을 꼭 기억하십시오.”

글·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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