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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은행별 대포통장 의심계좌 실시간 감시




직장인 박모씨는 얼마 전 메신저를 통한 인터넷 피싱으로 현금 50만원을 ‘날릴’ 뻔했다. 박씨는 “친한 친구가 메신저를 통해 ‘현금이 급히 필요한데 카드지갑을 두고 와서 그러니 30만원만 바로 입금해 달라’는 부탁을 해왔다”면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큰돈도 아니고, 최근에 그 친구가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들었던 터라 큰 의심은 없었다”면서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화를 걸어보니 ‘역시나’ 그 친구는 돈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해 인터넷 피싱인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어 “메신저를 하다 보면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해 인터넷 메신저의 대화명이나 남김말(대화자를 표시하는 문구)을 아예 자신의 이름이나 닉네임 대신 ‘저 돈 안 빌립니다’ ‘현금 요구, 저 아니에요’ 등으로 써 놓은 사람들도 많다”고 전했다.

주부 정모씨 역시 전화금융사기로 개인정보를 도용당할 뻔했다.

“며칠 전 경찰청 특수조사부라며 ‘내 명의의 대포통장이 확인됐다’면서 이것저것 개인정보를 묻는 전화를 받았다”는 그는 “처음에는 상대방이 말한 은행이 주거래 은행이라 의심 없이 질문에 답해주다가 말투가 어색해 반문하니 전화를 그냥 끊어버렸다”고 전했다.




스마트폰을 통한 금융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교묘한 수법의 신종 피싱 사기도 등장하고 있다. 지난 3월 모 은행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은행입니다. 포털사이트 정보유출로 보안승급 후 이용해 주세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은 직장인 김모씨는 “문자메시지 송신 번호도 거래 은행과 같아 아무런 의심 없이 문자메시지에 첨부된 인터넷사이트를 클릭하려는 순간 다시 보니 홈페이지 주소가 교묘하게 달랐다”면서 당시 자신이 받은 휴대폰 메시지를 보여줬다. 피싱 메시지와 해당은행에서 보낸 메시지는 홈페이지주소 부분에서 알파벳 한 글자만 달랐다. 김씨는 “숨은 그림 찾기가 따로 없을 정도”라며 허탈하게 웃었다.

카드론 사기, 공공기관을 가장한 인터넷 피싱사이트 등 신종수법이 기승을 부리면서 보이스피싱 피해사례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09년 6천7백20여 건, 총 피해액 6백21억원에서 2011년엔 8천2백44건, 총 피해액 1천19억원으로 늘었다.

유인방법도 과거에는 세금이나 보험금 환급을 빙자하는 등의 수법이었다면 최근에는 가족이 납치당했다거나 택배반송 등을 빙자한 수법까지 등장했다.

이에 법무부와 경찰청은 한·중 사법, 경찰당국 간 국제협조를 강화해 해외 소재 사기범 검거를 위한 피의자 정보 공유 등 합동조사를 실시한다. 이와 함께 보이스피싱 피해 방지를 위한 금융서비스 이용절차도 강화한다.




금융감독원에서는 대포통장의 악용을 막기 위해 은행별 대포통장의심계좌 정보를 공유하고 의심계좌에 대해 실시간 감시한다. 금융위원회와 함께 사용자 본인이 지정한 단말기(최대 3대)에서만 재발급을 허용하는 등 공인인증서 관리도 강화한다.

피해사례의 경우 총 이체건수의 84퍼센트가 3백만원 이상의 고액인 것을 감안해 예금인출의 경우 3백만원 이상의 계좌 간 이체는 수취계좌 입금 10분 후에 인출이 가능하도록 지연인출제를 도입하고 카드론 신청금액이 3백만원 이상일 경우 지연입금(2시간 이후)을 의무화하는 등 취급을 강화한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보이스피싱에 이용되는 발신번호 조작 국제전화 차단과 국제전화 여부 표시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최근 제도권 금융회사에서 대출이 어려운 저소득·저신용 서민계층을 대상으로 한 대출사기도 크게 증가했다. 대출사기는 대출을 빙자해 선수금 등을 받은 후 편취하는 수법이 대표적이다. 2010년 7백94건, 총 6억7천만원에서 2011년 2천3백57건, 총 26억6천만원으로 늘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관계부처는 다양한 방법으로 대출사기를 척결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우선 대출사기 등에 이용되는 불법대부광고를 사전에 차단한다. 전단 등 인쇄물과 인터넷 게시판 등에 게재된 불법대부광고 전화번호 이용정지를 추진하는 한편, 인터넷 카페에서 불법대부광고 적발 시 이를 수사기관에 통보하고 해당 인터넷 카페를 즉각 폐쇄시키도록 한다. 생활정보지 및 무가지 업체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불법대부광고 게재를 중단토록 한다.

대출사기 피해구제도 확대한다. 금융위원회는 현재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을 통해 전화금융사기 피해자가 소송 없이 피해금 환급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단, 구제 대상이 되는 사기의 범위가 매우 좁게 정의돼 대출사기 등 변형된 전화금융사기 피해자는 구제가 불가하다. 대출사기 피해 구제도 가능하도록 ‘대출사기’를 피해 구제 대상에 추가하도록 한다.


한편 법무부는 공식블로그 ‘행복해지는 법(blog.daum.net/mojjustice)’을 통해 보이스피싱으로 잃은 돈을 환급받는 법을 소개하고 있다. 보이스피싱을 당했다고 판단된다면 재빨리 ‘경찰청 112센터’에 신고부터 한다. 신고가 접수되면 경찰청에서는 피해자의 계좌와 사기범의 계좌가 있는 양쪽 금융회사 모두에 지급정지를 요청한다.

이후 피해자는 은행에서 ‘피해구제신청서’를 받아 작성 후 제출하면 된다. 신청서가 접수된 후에는 금융감독원이 금융감독원 홈페이지를 통해 사기 계좌와 명의인에게 채권소멸공고를 공지한다.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이유는 명의인 역시 실제 사기범이 아닌 또 다른 피해자일 수 있기 때문이다. 명의인의 이의사항이 없으면 금융감독원이 피해구제신청서를 검토 후 환급액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글·박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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