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1 경상남도 통영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A씨의 속은 속이 아니다. 4년 전 빌린 빚 때문이다. 당시 급전이 필요했던 A씨는 지역의 대부업자에게 1억3천만원을 대출받았다. 이자율이 높았지만 다른 수가 없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돈을 빌렸다.
사채의 무서움은 바로 나타났다. 이자를 갚느라 생활이 곤란한 지경이었다. 4년 동안 A씨가 대부업자에게 갚은 돈은 무려 4억원에 달한다. 견디다 못한 A씨는 용기를 내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사채업자는 이미 도주한 뒤였다.
#2 서울에 사는 B씨는 잠을 이루기 힘들다. 언제 전화가 올지 몰라서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그는 편하게 잠이 들었다. 한 달 전 한 사채업자에게 빌린 50만원이 문제였다. 50만원을 다 받은 것도 아니다. 선이자만 21만원을 떼 손에 쥔 것은 29만원에 불과했다.
이자는 하루 4퍼센트, 단순 계산해도 1년이면 1천4백퍼센트가 넘는다. 50만원을 빌리고 1년에 이자만 7백만원 이상을 갚아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불법사금융 피해가 늘고 있다. 살인적인 고금리와 대출사기, 불법적인 채권추심 등이 기승이다. 금융감독원의 사금융 관련 상담 및 피해신고 건수만 봐도 사태의 심각성을 확인할 수 있다. 2009년 6천여 건이던 상담이 2010년 1만3천여 건, 지난해 2만5천여 건으로 해마다 2배씩 증가했다.
사금융 피해가 급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경기부진에서 찾을 수 있다.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 등 세계경제 위축 여파로 저신용층과 청년, 서민 등 금융 수요가 급증했지만 제도권에서 자금을 융통하기는 더 어려워졌다. 제도권 금융회사들이 위기관리 차원에서 가계신용관리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부업과 사채 등 비제도권 자금 조달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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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대부업 자체가 아니라 불법사금융이다.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사채업자들은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고금리를 적용하고 제때에 상환하지 않으면 폭력적인 빚 독촉도 서슴지 않는다. ‘벼룩의 간을 빼먹는’ 형국에 다름 아니다.
피해자가 속출하자 정부는 불법사금융의 ‘척결’을 선언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지난 4월 17일 ‘불법사금융 척결방안’을 발표했다.
총리실을 중심으로 행정안전부, 법무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금감원), 검찰청, 경찰청 등 관계부처를 총동원해 대대적인 ‘척결’에 나선다는 내용이다. 투입되는 인력만 1만1천5백여 명에 달하는 ‘대작전’이다. 김 총리는 “불법사금융은 우리 사회를 파괴하는 독버섯과 같은 존재”라며 “끝까지 추적해 처벌하고 이를 철저히 뿌리 뽑겠다”고 강조했다.
먼저 금감원과 경찰청에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를 설치해 피해신고를 일제히 접수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금감원 안에 ‘합동신고처리반’을 설치했다는 사실이다. 금감원과 경찰청, 검찰청, 법률구조공단 등으로 구성된 합동신고처리반은 피해신고를 종합·분석해 피해상담과 피해구제, 수사의뢰를 총괄적으로 조치한다. 개별적으로 이뤄지던 업무를 한 곳에서 처리해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검찰과 경찰은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다. 이를 위해 대검찰청은 ‘불법사금융 합동수사본부’를, 서울지검 등 5개 지검은 ‘불법사금융 지역합동수사부’를 설치했다. 경찰청은 전국 16개 지방청에 1천6백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
피해구제도 시행한다. 먼저 신고유형에 따라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한다. 금감원에서 1차 상담을 실시하고 미소금융과 신용회복위원회 등 서민금융지원기관을 통해 정밀상담을 진행한다. 전체 상담과정을 지원하는 전담 컨설턴트도 운영하기로 했다.
서민금융과 신용회복 지원은 강화한다. 미소금융과 새희망홀씨, 햇살론, 바꿔드림론 등 서민을 위한 대출 지원을 확대하고 자금이 소진되면 추가 지원도 실시하기로 했다. 불법채권추심 등으로 손해를 입은 경우엔 손해배상소송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법률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제도개선도 추진한다. 불법사금융의 발생을 미연에 막기 위해서다. 법으로 정해져 있는 최고금리보다 높은 불법적인 고금리로 부당이익을 취한 대부업자의 초과이익은 환수한다. 초과이익 반환소송을 돕는 법률지원 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다.![]()
폭행과 협박 등 불법적인 채권추심을 일삼은 업자는 강력하게 처벌한다. 상습적으로 불법추심을 한 업체를 집중단속하고 불법추심으로 제재를 받은 업체에 대해서는 3년간 추심위탁을 금지하기로 했다.
대출사기를 차단할 방안도 추진한다. 전단과 인터넷 게시판에 게재된 불법 대부광고 전화번호는 이용을 정지시키고 금융서비스 이용절차를 강화해 보이스피싱 피해를 차단할 계획이다. 대부업 감독도 강화한다. 대부업 단속 공무원에게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하고 금감원의 직권검사 대상을 1백억원 이상 대부업체에서 50억원 이상 업체로 확대한다.
불법사금융의 위험을 알리기 위한 교육과 홍보도 강화하기로 했다. 라디오와 무가지 등 노출빈도가 높은 매체에 피해예방 요령과 피해구제 방법을 지속적으로 알리고 농어촌주민과 북한이탈주민, 다문화가정 등 불법사금융에 대한 정보가 취약한 계층을 대상으로 집중교육을 실시한다.
정부는 이번 척결방안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국무총리실에 불법사금융 척결대책 태스크포스를 설치해 추진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추가적인 제도개선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글·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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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