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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꼭 필요한 곳 정교하게 확인된 시점에




2008년에 시작된 미국발 금융위기는 2011년 유럽발 재정위기로 증폭돼 전 세계에 격심한 두려움을 안겨 주고 있다. 이 위기들은 금융뿐만 아니라 일반 경제, 더 나아가 정치 및 사회 전반에 걸쳐 매우 심대하면서도 깊은 영향을 주고 있다. 또한 올해 총선과 대선이라는 국가지대사(國家之大事)를 앞두고 있는 우리나라 역시 사회적 요구의 폭발적인 분출과 각종 이해관계의 이합집산이 광속으로 진행되면서 진정으로 뿌리 깊은 급변을 앞두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격변에 본격적으로 대응해야 할 가장 중요한 주체의 하나인 정부가 그 역량과 수단에 있어서 심각한 위축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늘어나고 있으나 수단의 다양성은 극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스마트한 정부라면 충분치 않은 자원(재정과 규제)을 꼭 필요한 곳에 정교하게 확인된 시점에 적절한 수준으로 투입하는 고도의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그렇다면 위기와 결핍에 처한 정부가 실현해야 하는 규제개혁 조치로는 어떤 것이 필요한가. 우선 모든 진입규제를 획기적으로 재편성해야 한다. 진입규제는 사회의 활력과 창의력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기회를 모색하는 대다수 국민들의 권리를 결정적으로 제약하기 때문이다. 특히 서비스분야의 각종 자격기준이나 학력제한 등은 이러한 제약이 압도적으로 강하므로, 신속하게 철폐를 검토해야 한다.

둘째, 분출하는 사회적 요구와 관련된 아이디어와 집행 추진력 측면에서 사회적 인프라라고 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비영리법인들이 손쉽게 창발할 수 있도록 각종 진입규제와 영업규제를 철폐 내지는 완화해야 한다.

셋째, 준수율책임제를 도입하고, 기존 규제에 대한 엄정한 집행을 선택과 집중에 따라 수행하여 정부의 책임성을 높일 수 있는 규제집행이 이루어져야 한다.

넷째, 기업가정신과 생존욕구의 출구인 소상공인에게 부과되는 부당한 부담을 적극적으로 경감시키고, 자유로운 영업을 저해하는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 과도한 부담과 불필요한 부작용을 낳는 기존의 명령지시적 규제를 정보제공이나 성과규제, 사후감시 등의 대안으로 전환해야 한다. 명령지시적 규제는 별 효과를 거두지도 못하면서 피규제자에게 과도한 부담과 불필요한 마찰을 빚어 내는 경우가 많은 반면, 정보제공, 성과규제, 사후감시 등은 피규제자의 합리적인 판단에 입각한 규제의 준수를 실현하므로, 사회전반에 보다 높은 활력과 창발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는 규제개혁을 통하여 ‘작은 정부’를 실현해야 한다. 작은 정부란 꼭 해야 할 기능만을 선택적으로 수행하는 절제력이 있는 정부이다. 결국 규제개혁을 통한 작은 정부가 우리 앞의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제도라고 본다.

글·김태윤 한양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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