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감동 때문인 것 같아요. 공공미술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지역주민들에게 ‘고맙다’ ‘고생한다’는 얘기를 들을 때 제일 기분이 좋아요.”
공공미술프리즘 공동 창업자인 전유라(35) 국장은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는 이유로 ‘감동’을 꼽았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자리한 공공미술프리즘은 ‘미술’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취약한 지역주민들에게 일자리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시작은 미약했다. 동갑내기 친구 유다희 대표와 전유라 국장은 젊은 예술가들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을 하던 끝에 2003년 공공미술프리즘을 설립했다. 이들이 처음 맡은 공공미술 사업은 ‘안양천 프로젝트’였다. 안양천의 소중함을 알리는 문화예술 프로젝트로 국내외 작가 80여 명이 참여한 대규모 사업이었다. 전씨와 유씨는 안양천의 상징인 도마뱀 형상의 안내판을 제작하며 실험적인 공공미술을 시도했다. 이를 계기로 공공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본 이들은 적극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
2004년 경기문화재단의 공공미술 분야에 공모해 벽화사업 예산을 따냈다. 그러나 벽화를 그릴 장소가 없었다. 지금이야 사회공익을 실현하는 방안으로 벽화사업이 큰 호응을 받고 있지만 당시는 공공미술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던 때였다. 60여 통의 전화를 돌린 끝에 경기도 안산의 한 공무원이 제안서를 받아줬다. 이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면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후 공공미술형 마을 프로젝트 외 다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2008년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았다. 현재 공공미술프리즘은 13명의 직원이 연간 20여 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6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어엿한 사회적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전유라 국장은 공공미술프리즘의 작업을 ‘씨앗’이라 말한다. “처음에는 벽화사업을 주로 했어요. 벽화는 시각적인 환경 개선 사업이기 때문에 일반 시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죠. 이런 저희 작업이 하나의 씨앗이 되어 전국 각지에서 공공미술의 영역을 넓히는 게 제 꿈이에요.”
공공미술프리즘은 이처럼 공공미술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꿈꾼다. 전 국장은 청년 실업, 노인 문제 등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공공미술을 제시했다.![]()
“지난해 고양시와 함께 ‘희망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정부에서 지원하는 50~70대 희망근로자분들과 함께 시범적으로 벽화사업을 실시했죠. 처음에는 그냥 쓰레기나 줍겠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시던 이분들이 나중에는 삶의 보람을 느끼시더라고요.”
고양시 내 5곳에서 벽화작업을 하면서 희망근로자들이 변해 갔다. 이전에 목수 일을 했던 70대 할아버지는 제2의 인생을 찾게 됐다며 즐거워했고, 한 아주머니의 경우 딸이 엄마가 화가라고 자랑하고 다닌다며 뿌듯해 했다.
“마지막 날 파티를 열었는데 눈물바다가 됐어요. 다들 아쉬워하면서 다음에 또 하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처럼 공공미술 사업은 취약계층에게 성취감을 안겨주고 지역주민들 간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어요.”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해 ‘버스 프로젝트’도 6년째 진행 중이다. 버스 프로젝트는 버스공간을 활용해 청년예술가들에게 새로운 전시공간을 열어주는 ‘젊은 예술가 지원사업’이다.
“젊은 예술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보여주고 싶어도 갤러리에 전시하려면 대관료를 내야 해요. 그래서 생각한 게 버스 프로젝트예요. 버스 내부를 젊은 작가들의 전시공간으로 꾸며 이들이 부담 없이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고 동시에 대중에게 평가받을 수 있는 소통의 창구를 열어주는 거죠.”
전 국장은 2006년 경기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버스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했다. 서울 합정역에서 경기도 파주 헤이리마을로 가는 신성교통 2200번 버스 내부를 젊은 작가들의 작품으로 채웠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버스가 하나의 관광명소가 되면서 이제는 버스회사에서 적극 지원해 주고 있다.
“처음에는 버스회사에서 단순한 홍보로 생각해 크게 반기질 않았어요. 그런데 버스 프로젝트를 사회공헌사업으로 인식하게 되면서 신성교통에서 적극 지원해 주고 있어요.”
전 국장은 “사회적기업을 설립한 것도 젊은 예술가들에게 하나의 발판이 돼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를 보고 청년예술가들이 시민들과 소통하면서 정말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공공미술프리즘은 올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민간 자립형 모델로 성장하는 것이다.
“지자체 공모에 응시하거나 정부의 지원을 받는 데는 기업 운영에 한계가 있어서 민간 자립형 모델로 카페도 운영 중입니다. 앞으로는 공공미술과 관련한 아카데미나 강사진도 구성할 계획입니다.
누구나 공공미술을 강의할 수 있는 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공공미술의 영역을 넓혀가고 싶습니다.”
글·이제남 기자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