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우리가 뭘 할 수 있냐고? 위캔 두잇

“직원들의 변화를 접할 때마다 뿌듯한 보람을 느끼죠. 우리가 이 정도니 부모님들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겁니다. 사회적기업의 설립 취지를 잘 지킨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적기업 위캔의 ‘사장님’인 이수경(마리아) 수녀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성직자로서 기업 경영을 하느라 ‘죽을 맛’이지만 성실하게 일하는 직원들을 보면 온갖 걱정이 사라진다고 한다.
위캔은 우리 사회 대표적인 취약계층인 장애인, 그중에서도 사정이 더욱 열악한 지적장애인을 적극적으로 고용하고 있다. 현재 58명인 직원 가운데 39명이 지적장애인이다. 마리아 수녀의 설명이다.
“장애인들이 취업하기 너무 어렵잖아요. 특히 지적장애인은 더 그렇죠. 게다가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직장을 갖는 것은 큰 행운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런 직업을 가졌을 때 장애인들은 정말 많이 변해요. 사회성, 적극성, 자긍심, 희망 이런 게 모두 커지죠.”
위캔은 우리 밀과 우리 쌀, 우리 버터로 쿠키를 만드는 회사다.
2007년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지만 실제 사업은 2001년부터 시작했다. 위캔은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가 중증장애인 직업재활을 위해 설립한 사회복지법인이다. 쿠키사업도 직업재활을 위해 시작한 일이다.
위캔은 2008년 사회적기업 대통령상을 수상할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사회적 목적’을 누구보다 잘 실천하고 있다. 특히 고용과 함께 장애인들의 치료와 재활을 겸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수익의 1백퍼센트를 재투자하고 있다. 돈을 많이 벌겠다는 생각은 애초에 없다. 더 많은 고용을 하는 것보다 현재 함께하는 장애인 직원들이 온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하는 것이 목표다.
![]()
위캔의 비전은 장애인 직원들이 수행하는 작업의 범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반죽에서 성형, 포장에 이르기까지 쿠키 제작의 전과정을 수행한다.
장애인이 전 생산공정에서 일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대부분은 허드렛일에 그친다. 자신들이 제조 전 과정을 책임진다는 사실은 장애인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물론 애로가 적지 않다. 일을 가르치는 게 쉽지 않고, 일반인보다 몇 배의 인내심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큰 바위를 오랜 시간 정성 들여 깎아 조각품을 만드는 심정”으로 대해야 한다. 그렇게 고생을 하는 만큼 보람은 더욱 크다. 마리아 수녀의 즐거운 기억이 이어졌다.
“직원들이 우연히라도 위캔 제품을 판매하는 곳을 지나게 되면 대단한 주인의식을 발휘합니다. 진열이 흐트러져 있으면 자기가 나서서 고쳐 놓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우리 위캔 다녀요’라고 당당히 말하고 다니기도 한답니다. 누가 위캔을 알겠어요. 그래도 위캔 다닌다고 자랑해요.”
위캔은 지적장애인 사회에서 ‘삼성’으로 통한다. 위캔의 성장속도는 그만큼 강하고 지속적이다.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된 후 위캔은 연평균 20퍼센트가량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 자체로도 우수한 성장률이지만 일반적으로 사회적기업이 제조업에서 자리를 잡기
어려운 데다 지적장애인들이 제조를 담당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실적이라고 할 수 있다.
![]()
성장의 밑거름은 제품 자체의 경쟁력에 있다. 먼저 원재료가 다르다. 위캔은 시작할 때부터 우리 밀과 우리 버터를 고집했다. 자연히 가격은 경쟁품보다 비쌀 수밖에 없지만 웰빙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고객을 불러 모을 수 있었다. 마리아 수녀는 “다른 제품에 비해 비싸다는 반응을 많이 듣지만 원재료를 감안하면 결코 비싸다고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최근 들어 재료 가격이 더 오른 데다 구하기도 쉽지 않아요. 우리 밀은 인기가 높지만 공급이 제한적이고 버터는 우유 파동으로 품귀였어요. 사업하는 분들께 고민을 얘기하면 섞어 쓰라고 조언해요. 하지만 우린 안 그럴 겁니다. 그것이 소비자와 우리 직원 모두의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장애인들이 만들어 하자가 있을 것이라 생트집 잡힐 여지는 만들고 싶지 않다”고 마리아 수녀는 잘라 말한다. ISO22000(식품안전경영시스템)인증을 받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판로를 개척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사회의 편견은 높고 두툼한 벽으로 다가왔다. 이런 일도 있었다.
“백화점에서 판매를 하는데 제가 수녀니까 신도님들이 반가워서 팔아주려고 해요. 그러다가 장애인들이 만들었다고 하면 쿠키를 놓고 다음에 오겠다고 하는 겁니다. 참 많이 놀라고 울고 기도했어요.”![]()
다행인 것은 최근 들어 소비 트렌드에 변화가 일고 있다는 점이다.
위캔 쇼핑몰의 회원들이 조금씩 느는 등 흔히 말하는 ‘착한 소비’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어 희망을 가지게 한다. 사회공헌활동과 연계해 위캔의 쿠키를 찾는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 쿠키를 구입해 아동시설에 기부를 하는 예탁결제원이 그렇다.
“장애인들이 뭘 할 수 있겠느냐, 해봐야 얼마나 하겠느냐고 물을 때 ‘위캔을 보라’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지적장애인의 역할모델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소신을 지키면 우리의 길을 알아줄 소비자들도 늘어나리라 생각합니다.”
글·변형주 기자 / 사진·김승완 기자
상품 문의·www.wecan.or.kr ☎ 031-969-3533
K-공감누리집의 콘텐츠 자료는 「공공누리 제4유형 : 출처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의 조건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사진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 이용 시에는 출처를 반드시 표기해야 하며, 위반 시 저작권법 제37조 및 제138조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출처] K-공감누리집(gonggam.korea.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