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문화/생활

한여름에 대회? 치밀한 흥행전략의 산물




2007년에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된 제11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기록 흉작’으로 유명하다. 세계신기록이 단 하나도 작성되지 않은 21세기 최초의 대회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원인 중 하나는 날씨였다. 최고 섭씨 36.9도까지 수은주가 치솟으며 선수들의 에너지를 증발시켰다.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걱정 중 하나는 선수들의 경기력을 방해할 정도로 기온이 올라가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대구는 전국에서 가장 더운 지역 중의 하나다. 대회가 열리는 8월 27일부터 9월 4일까지 지난해 대구시의 평균 기온은 31.8도에 달했다. 8월 하순부터 9월 초순까지 폭염이 최근 10년 평균인 2.4일보다 1.5일 많은 3.9일로 나타났다.

여기서 의문이 든다. 도대체 왜 한여름에 대회를 열어야 하는 걸까. 무엇보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의 강력한 권유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한여름에 개최된다. 지금까지 9차례의 대회가 8월에 시작해 8월에 끝났고 3차례는 이번처럼 8월 말에 개막해 9월 초에 폐막했다.

이는 대회의 발상지인 유럽의 날씨가 이 무렵에 육상 경기하기가 좋기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12차례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중 9차례가 유럽에서 개최됐다.

그렇다면 왜 비유럽 지역에서까지 8월 한여름을 고집하는 걸까.

여기에는 IAAF의 치밀한 흥행전략이 숨어 있다. 흥행을 방해하는 요인은 가급적 피하는 게 상책이다. 그중에서도 유럽의 프로축구리그는 회피대상 1호로 꼽힌다. 워낙에 인기스포츠여서 같은 시기에 경기를 열면 상대적으로 대중의 관심을 덜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TV시청률이 떨어지고 중계권 판매에도 애로를 겪을 수밖에 없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한 유럽의 주요 축구리그는 8월 초·중순부터 순차적으로 개막해 다음 달인 9월 중순께면 전 유럽이 들썩이기 시작한다.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하는 9월 중순 전에 대회를 마치는 것이 여러모로 이득이 된다는 얘기다.

이번 대회에는 우리의 추석도 변수가 됐다. 이번 추석은 예년보다 이른 9월 12일이다. 추석이 가까울수록 사람들의 관심은 대회에서 멀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추석 이후까지 대회를 미룰 수는 없다. 추석 전에 일찌감치 대회를 마무리하는 것이 흥행을 위한 상책이 되는 셈이다.

여기에 개막과 폐막을 주말에 하자는 IAAF의 요청이 더해졌다.

물론 흥행을 위해서다. 8월 마지막 토요일에 개막해 9월 첫 일요일에 폐막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대회 기간은 처서(8월 23일)와 백로(9월 8일) 사이여서 더위가 한걸음 물러날 가능성이 높지만 최근의 대기 불안정을 감안하면 열대야와 폭염이 나타날 공산도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따라 조직위원회 측은 다양한 폭염 대비책을 마련했다. 실시간 날씨 모니터링은 기본이고 대회 일정도 낮시간대의 더위를 피해 조정했다. 경보와 마라톤 등 로드 레이스 경기에는 분무기를 설치해 선수들의 체온을 낮춰주고 코스 곳곳에 메디컬센터와 응급처치팀을 배치할 계획이다.

글ㆍ변형주 기자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