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문화/생활




조직이 생존하고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해야 한다. 사회생태주의 입장에서 보면 환경은 자연환경, 사회제도 및 문화, 문명의 기계·시설 장비의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작동하는 커다란 유기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환경은 인간이 예측하기 힘든 변화의 속성과 결함을 지니고 있고, 때론 인간을 이롭게 하는 조건으로, 때론 광폭한 재난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따라서 환경과 능동적으로 상호작용(interaction)하기 위해서는 예기치 못한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과 역량을 갖출 필요가 있다. 체계적인 위기관리가 요구되는 것이다.

위기는 자연적 재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각 조직체의 본질적 직무의 잘못된 수행이나 구성원의 도덕적 해이, 기술적 결함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서도 위기가 발생한다. 공기업이 맡고 있는 전기, 가스, 도로, 공항, 지하철 등 공공서비스는 국민 안전과 재산, 일상의 편익과 직결된다. 이런 서비스에는 언제든지 자연적, 비고의적 원인에 의한 대규모 재난의 가능성이 상존한다. 공공기관이 위기관리의 원칙과 방향을 성찰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공기업의 위기관리를 위해 잭 웰치 전 GE 회장이 제시한 위기관리 5원칙을 참고할 만하다.

첫째, 보이는 것보다 더 크게 생각해야 한다. 겉으로 드러난 사태의 원인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둘째, 세상에 비밀은 없다. 사태의 원인이나 수습과정에서 나오는 각종 의혹에 대해 부인하거나 감추기보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알리고 먼저 사과하는 게 좋다.

셋째, 어떤 아픔도 감내할 수 있어야 한다. 위기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의 1차 책임은 당해 공기업에 있으므로 위기 초래 원인을 제거하고 시스템과 사람, 조직 문화를 혁신하기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 외부의 호들갑스러운 비판에 의연해야 한다.

위기 극복 자체에 몰입하고 외부의 반응에 어느 정도 담담해질 필요가 있다.

끝으로 위기는 더 강해지는 과정임을 명심해야 한다. 절망하기보다는 더 강해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라고 생각하면 조직의 결속력이 높아지고 위기극복의 동력이 생긴다. 실제로 각종 재난이나 위기를 겪은 후 조직이 이전보다 훨씬 선진화되고 위상과 역량이 강화되는 사례가 많다.

웰치의 5가지 원칙 외에 세 가지 준비가 더 필요하다. 첫째는 공공심이다. 직무수행 과정에서 늘 공공심을 잃지 말아야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다. 둘째는 전문성이다. 구성원의 지식과 기술의 전문 역량 여부에 따라 인위적 재난과 위기를 최소화할 수 있다. 유연성도 필요하다. 일본의 경우 모든 업무처리에 체계적인 매뉴얼을 갖고 있었지만 다양한 실제 상황을 즉응(卽應)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위기극복과정에는 규정과 절차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한 사고가 요구된다.

공공기관들이 이러한 위기관리의 원칙들을 조직에 내면화함으로써 위기의 사전예방과 슬기로운 위기극복의 ‘백신’으로 활용하길 기대해 본다.

글 박경귀 한국정책평가연구원 원장



지금 정책주간지 'K-공감'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고,
이메일로 다양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