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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새 옷 갈아입듯 새 일자리 찾아 줍니다




“10여 년간 백화점에서 근무하다가 육아를 위해 1년 이상 쉬었습니다. 그런데 집에만 있다 보니 우울증이 오더라고요. 지인의 소개로 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알게 됐고, 이곳을 통해 이미지컨설턴트로 변신했습니다. 다시 일을 시작하니까 정말 행복하더라고요.”

(주)에이치알디엔 이현주(38) 선임강사의 어릴 적 꿈은 백화점 직원이었다. 그는 꿈을 이뤄 백화점에서 근무하게 됐고, 두 아이는 베이비시터에게 맡겼다. 그런데 2008년 장남의 초등학교 입학식에 참석했다가 문득 자신이 아이에게 너무 소홀했다는 죄책감이 밀려왔다.

10여 년간 다니던 백화점을 퇴사하고 두 아이의 양육에 전념했다. 예상과 달리 아이와 싸우는 일이 많아졌고 이씨에게는 우울증이 나타났다. 그래서 다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인의 소개로 문을 두드린 곳이 서울시 서부여성발전센터의 여성새로일하기센터(이하 새일센터)였다. 백화점에서 교육담당을 했던 이씨는 4박5일간의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통해 2009년 이미지컨설턴트로 변신했다. 그는 “‘목표를 정했으면 문턱까지라도 가 봐라. 아이들은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는데 어른들은 넘어지면 왜 주저않냐’는 센터장님의 말씀이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이씨가 하는 일은 기업체의 고객만족과 관련해서 소비자 응대매너를 가르치는 것이다. 자신이 교육을 받은 새일센터에서 경력단절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도 맡게 됐다. 그는 “내가 경험했기에 구직자들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이 센터는 경력단절 여성들에게 새로운 옷을 갈아입혀 줄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새 직장에서 다시 활력을 얻은 이씨는 이미지 컨설턴트, 레크리에이션 강사, 웃음치료사 등의 자격증을 따서 더욱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구직여성에게 희망을 안겨 주는 새일센터는 2009년 2월 전국 50개소로 시작됐다. 2011년 초에는 90개소로 늘어났다. 육아·가사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을 대상으로 직업상담, 구인·구직관리, 직업교육훈련, 인턴십, 취업 후 사후관리 등 종합지원을 한다.

경력단절 여성이 취업 후 직장에 적응할 수 있도록 인턴기회를 제공한다. 6개월간 월 50만원을 기업에 지원하는 것이다. 2010년 인턴 참여자 4천3백8명 중 3천9백52명이 지원 만료 후 해당 사업장에 취업했다. 내국인뿐만 아니라 결혼 이민자 등 취약계층 여성에게도 재능과 특성을 고려한 직종으로 인턴 기회를 제공해서 다문화가족의 사회경제적 자립기반을 제공한다.

2010년 새일센터의 운영실적을 보면 취업인원이 2009년 6만7천5백19명에서 10만1천9백80명으로 증가했고, 취업률도 51.8퍼센트에서 62.1퍼센트로 향상됐다. 참고로 우리나라 여성 취업자 수는 2009년 9백72만2천명이었고 2010년 9백91만4천명이었다.

2010년 새일센터 추가 지정, 취업설계사 증원으로 서비스 제공 기반이 확대된 것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찾아가는 구인·구직 서비스, 일·가정 양립지원 서비스 등 새일센터만의 특화사업과 각 센터가 자체적으로 추진한 취업지원 사업이 효과적으로 작용했다고 여겨지는 것이다.


2010년 새일센터를 통해 취업한 여성들의 현황을 분석해 보면 연령별로는 40대 35.5퍼센트, 50대 이상 28.9퍼센트, 30대 25.9퍼센트, 20대 이하 9.7퍼센트다. 40대 이상이 전체 취업자의 64.4퍼센트를 차지해, 경력단절 후 자녀양육의 부담이 감소되는 시기에 취업에 관심이 높아지는 것으로 여겨진다.

직종별로는 서비스업 30.3퍼센트, 사무·경리 17.1퍼센트, 공공·사회복지시설 13.1퍼센트, 제조업 12.9퍼센트로 전통적인 여성 선호 직종에 취업하는 경향이 높았다.

근로형태별로는 상용직 47.4퍼센트, 계약직 23.1퍼센트, 시간제·일용직 등 기타 29.5퍼센트로 상용직의 비율이 우리나라 여성 임금 근로자의 정규직 비율인 47.3퍼센트보다 조금 높게 나타났다.

새일센터에 대한 고객만족도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이용자 종합만족도’는 79.8점 ‘수요자(센터연계 인력채용 기업의 인사담당자) 종합만족도’는 80.6점으로 나타나 경력단절여성의 취업지원 기관으로서 이용자나 수요자 모두에게 새일센터가 우수한 인프라와 양질의 프로그램을 갖춘 기관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용자 만족도는 기관인프라(83.8점), 직업훈련 서비스(82점), 취업지원 서비스(80.8점), 취업만족도(73.6점) 순으로 나타나, 새일센터의 취업지원 서비스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높았으나 취업분야 및 처우 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수요자 만족도는 취업대상자(82.5점), 기관인프라(81.8점), 취업지원 서비스(80.5점), 직업훈련 서비스(77.8점) 순으로, 수요자의 입장에서 경력단절 여성이나 새일센터의 시설과 서비스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서일호 기자



서희엽 실장은 “센터 평가는 취업실적만이 아니라 교육 서비스, 기관 인프라 등을 총괄해서 받는다”면서 “경력단절 여성들의 일자리를 늘려 주는 열쇠는 기업이 쥐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센터 지원이 계속 늘고 있지만 결국 기업이 나서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가 경력단절여성을 채용하는 기업에도 더 많은 혜택을 줬으면 좋겠다고 한다.

서 실장은 “교육생이 취업면접을 가면 우리 직원이 그와 함께 동행해서 인사 담당자에게 교육생의 장점을 강조해 준다. 이 같은 동행면접이 취업률을 높여 준다”면서 “센터에서는 취업 후 3~6개월 동안 사후관리도 해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요즘 대졸 여성들이 기피하는 분야에서도 주부들이 일을 잘 해낼 수 있다”면서 “아직까지 비정규직이 많은데 정규직으로 선발하는 경우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곳의 교육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황윤주 팀장은 “보통 3개월 과정으로 비디오 저널리스트, 환경지도사, 조리, 제과제빵, 헤어, 피부미용 등 다양한 과목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수강료는 3만~12만원으로 취업 시 전액 환급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수강생은 40대 주부가 가장 많고 30대, 50대 순으로 뒤를 잇는다. 단순 서비스 직종을 위한 과정이 많지만 지도자 과정도 인기가 높다. 황 팀장은 “취업 의사가 없었는데 교육을 받다가 마음이 바뀌어 취업을 한 경우도 많다”면서 “평범한 주부로 살다가 ‘온라인블로그마케터’ 과정을 이수한 후 ‘원더우먼’이라는 아이디로 활동하며 엄청난 수입을 얻게 된 분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전국에 새일센터가 90곳이 넘는데 아직까지 홍보 부족으로 기업들과 주부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다”면서 “정부에서는 기업들과 주부들에게 센터의 존재를 널리 알려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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