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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꿈 이루기 위한 사서 고생 하고 싶다




20대 청년들이 어려운 상황을 토로할 때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어른들은 말씀하신다.

젊은 시절의 고생이 미래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마냥 반대하고만 싶은 표현은 아니다. 그러나 2011년 청년들의 삶은 ‘강제된 고생’이 현실이었다. 신년에 20대가 원하는 것은 철없는 어린아이처럼 마냥 평탄하고 굴곡 없는 생활이 아니다. 더 이상 강제로 주어진 고생 때문에 힘들지 않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고생들을 사서 할 수 있는 그런 한 해를 원하고 있다.

특히 대학생들에게는 등록금이 가장 무거운 ‘강제된 고생’이다. 주변 친구들을 보면 ‘인골탑’, ‘자살탑’ 등 인터넷에서 떠도는 표현들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느끼게 된다. 2011년 한 해 동안 커다란 이슈였던 반값등록금 투쟁은 등록금의 무게가 더 이상 짊어질 수 있는 수준이 아님을 보여준다. 신년에 대학생들은 등록금 문제가 해결되기를 원하고 있다.

20대 모두의 삶 역시 녹록지 않다. 이런 노랫말이 있다. “일자리 구하기는 저 하늘의 별별별, 가족들의 기대치는 덜덜덜, 오늘도 미끄러진 백조 백수들에게는 휴식마저 벌벌벌”. 고교 졸업 후 곧바로 사회에 진출한 20대도, 비싼 대학 등록금을 지불하고 졸업한 20대도 모두 취업난이란 강제된 고생 앞에서 한숨을 쉬고 있다. 전자의 20대는 ‘학벌’이라는 보이지 않는 유리벽에 막혀서, 후자의 20대는 ‘투자대비 효용’을 못 낸다는 부모님들의 말 없는 압박 속에서. 신년에 20대는 청년실업 문제가 해결되기를 원한다.

이것만이 아니다. ‘지옥고’라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에서 한 글자씩을 가져온 이 표현은 20대들이 겪고 있는 심각한 주거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대학생들의 경우 부족한 기숙사와 높은 학교 주변 방값으로 인해서 고통받고 있다. 특히 서울시내 대학가의 경우 월 평균 45만~50만원이 기본인데, 계산해 보면 등록금을 한 번 더 내는 수준이다.

취업준비생을 비롯한 20대 중반 이후의 청년들에게도 주거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매달 버는 돈의 3분의 1가량을 주거비로 소모해야 하는 청년들이 미래를 준비하고 기획하기란 정말 힘든 일이다. 신년에는 20대들은 청년주거 문제가 해결되기를 원한다. 작지만 편안하고 따뜻한, 자신의 미래를 구상하고 꿈꿀 수 있는 그런 공간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받을 수 있기를 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는 신년에 ‘사서 하는 고생’의 정점(?)인 연애를 하고 싶다! 연애만큼 소모적인 고생도 또 없는 것 같다. 돈 쓰고, 시간 쓰고, 마음도 관심도 모두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앞에서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등록금과 주거비용 및 생활비를 부담하느라,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고민하느라 여력이 없던 2011년과는 달리 신년에는 연애 좀 하고 싶다.

또 2012년을 마지막으로 대학을 졸업하게 된다. 대학생으로서의 마지막 한 해를 대학생답게, 뜨겁게 살아가고 싶다. 지금도 나름 둘째 가라면 서럽게 바쁜 삶을 살고 있다. 신년에는 내가 사서 하는 고생들로 그 바쁜 생활이 채워졌으면 좋겠다.

글·김은진 연세대 신학과 민달팽이청년유니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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