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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학벌보다 전문성과 인성이 먼저죠




정재금(46) KB국민은행 분당정자지점장은 중학교 시절 공부를 잘했지만 가정형편상 대학의 꿈을 접어야 했다. 대신 서울여상에 입학했다. 1983년 그는 고교 졸업과 동시에 주택은행에 입사했다. 이후 주택은행은 2001년 국민은행으로 통합됐다.

“서울여상의 경우 학교 브랜드 가치가 높아서 당시 은행권에서 인정을 받았어요. 선배들이 잘해 놓은 덕분이죠. 일하면서 특별히 학력 때문에 어려운 점은 없었어요.”

그러나 여성 지점장이 되기까지에는 정 지점장의 남다른 노력이 있었다. 당시 신입사원의 경우 대졸자는 처음부터 5급 행원이지만 고졸 출신의 경우 6급 행원으로 입사했다. 더구나 고졸 출신 여자는 남자보다 한 등급 낮게 직책이 주어졌다. 이 때문에 고졸 출신 여직원이 남자 직원과 직급이 같아지려면 반드시 행원전직시험을 봐야 했다.


정 지점장은 행원전직시험을 통과한 후 책임자시험을 한 번에 합격하며 당당히 실력으로 승부했다. 책임자시험은 관리직을 맡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었다. 만 28세 때 시험응시 자격이 주어지는데, 대학 나온 남자 직원들도 3개월간 여관에 투숙하며 고시처럼 공부해야 겨우 합격할 수 있을 정도로 어려운 시험이었다.

“제 신조가 ‘노력만큼 정직한 것은 없다’입니다. 항상 최고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다 보면 뭔가 이뤄져요. 이 때문에 직원들에게도 항상 욕심을 갖고 일하라고 강조합니다.”

그는 업무 능력도 뛰어났지만 늘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이런 점을 인정받아 2002년 12월 ‘국은인상’을 수상했다. 국은인상은 매년 국민은행이 각 분야별 우수 직원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직원들 사이에서 매우 큰 영예로 여겨진다. 이후 2004년 KB국민은행 분당시범단지 지점장으로 발탁됐다. 입사 동기들에 비해 평균 8년이나 빠른 승진이었다. 당시에는 여성 지점장이 매우 드물었기에 더욱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처럼 각종 차별을 딛고 당당히 여성 리더로 성장한 그는 최근 은행권 내 특성화고 출신 채용 방안을 적극 환영했다.

“사실 IMF 외환위기 이후 은행에서 상고 출신 후배들을 더 이상 뽑지 않아 안타까웠어요. 학력 인플레가 심각한 이때에 간판 따려고 대학을 들어가기보다는 확실한 목표를 갖고 특성화고에 입학해 실력을 갖춰 온 학생들에게 정부 차원에서 취업문을 열어 주는 것은 매우 잘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분위기가 더욱 확산돼 열정 있고 능력 있는 후배들이 금융권에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습니다.”

글·이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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