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2008년 9월 리먼 브라더스 파산 직후 세계경제는 침체기로 빠져들었다. 2011년 회복을 기대했으나 그리스를 비롯한 유로존 국가들의 부채 문제로 또다시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G7, G20, EU, IMF 등 각종 회의에서 세계의 정상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심하지만 빠른 시간 내에 묘안이 나올 것 같지는 않다. 적어도 2012년에 세계경제가 회복되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중국 등 신흥개도국 일부를 제외하고 세계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서도 우리 경제는 선방하고 있다는 것이 국제적 평가다. 2010년 한국 경제가 6.2퍼센트 성장한 것을 두고 밖에서 우리 경제를 칭찬하고 있고 우리 정부 역시 이를 자랑스럽게 여긴다. 하지만 국내의 평가는 냉혹하리만큼 비판적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2010년 1분기 한국 경제가 8.5퍼센트 성장했다는 발표 직후 6월 2일 지방선거가 있었는데,
결과는 한나라당의 패배로 끝났다. 이것은 무엇 때문인가? 필자는 이것을 거시경제(Macro–a Economy)와 미시경제(Micro–conomy)의 괴리에서 온 결과라고 해석한다. 세계가 한국 경제를 평가할 때는 경제성장은 몇 퍼센트나 했는지, 물가는 몇 퍼센트나 뛰었는지, 무역수지 흑자는 몇 억 달러인지, 취업자는 얼마나 늘었는지 등의 거시 지표를 본다.
반면에 국민은 나라 경제보다는 자기 가정경제에 관심이 많기 마련이다. 자기 가게의 매상이 늘었는지 줄었는지, 학교를 졸업하는 내 아이가 괜찮은 직장에 취직할 수 있을 것인지(전체 취업자가 얼마나 늘었는지가 아니라!), 전세 기한이 만료될 때 주인이 얼마나 올려달라고 할 것인지 등이 주된 관심사인 것이다.
한국 경제의 빠른 회복을 누가 주도했는지를 살펴보면 더 분명해진다. 첫째는 대기업, 둘째는 수출산업이다. 대기업과 수출산업이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는 것은 대다수 중소기업과 내수를 중심으로 하는 기업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2012년 우리 경제의 나아갈 방향을 정함에 있어 정부가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은 나라 경제와 함께 가정경제도 생각하는 일이다. 특히 2012년은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같은 해에 치러지는, 20년 만에 한 번씩 오는 ‘선거의 해’다. 얼마나 많은 포퓰리즘이 횡행하게 될지 과거의 경험으로 보아서 우려스럽다. 이런 때 정치 논리에 휘둘리기보다는 유권자인 국민의 뜻을 제대로 헤아려 선제적으로 정책을 펴 나갈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성장동력을 기르는 일은 절대 멈출 수 없는 과제다. 아울러 그 행렬에 대다수 국민이 신바람나게 동참할 수 있도록 가정경제의 주름을 펴는 정책도 마련해야 한다. 이런 정책을 펼치는 데 있어서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될 일, 이것은 재정의 부담 능력이다. 지나치리만큼 사회복지 확충을 추구하다 재정이 어려워진 유럽 여러 나라의 국가부채 문제는 이런 점에서 우리에게 타산지석의 교훈이다.
글·오종남
서울대학교 과학기술혁신 최고과정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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