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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이걸 왜 몰랐을까?” 브라보! 제2의 인생




“공직에 있다 퇴직 후 자원봉사를 하면서 사회를 보는 시야가 넓어졌어요. 경직되고 획일적인 업무에서 벗어나 다양한 계층을 만나다 보니 현직에 있을 땐 몰랐던 것들도 깨닫게 됐고요. 자원봉사를 통해 정신 건강과 신체 건강을 모두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국립과천과학관 1층 안내데스크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박기남(60)씨의 말이다. 박씨는 나란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라영금(57)씨와 함께 ‘과천상록봉사단’ 소속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과천 지역에 거주하는 퇴직공무원 25명으로 구성된 ‘과천상록봉사단’(이하 봉사단)은 국립과천과학관과 과천정보과학도서관 안내 자원봉사 외에 8년째 과천 지역 내 독거노인 돌봄 활동도 펼쳐오고 있다.

“‘퇴직 후 무엇을 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는 박씨는 “현직에 있을 때 바쁘다는 핑계로, 여유가 없어서 실천하지 못했던 봉사를 해보자는 생각에 활동하게 됐는데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라씨는 “봉사를 통해 가치관은 물론 성격도 활달해졌다”고 밝혔다. “독거 어르신들과 수다도 떨고, 박물관 안내를 담당하며 남녀노소를 직접 대하다 보니 현직에서 쌓지 못했던 산 경험들을 하게되는 것 같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분당·판교 지역방송인 분당FM(90.7메가헤르츠)의 라디오 진행자 안영주(50)씨는 아나운서로 활동하던 방송 경력을 살려 재능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경우다. 그는 매주 수요일 오후 10시부터 1시간 동안 방송되는 ‘안영주의 문화산책’을 올해로 4년째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물론 무보수다.

처음에는 경력을 살려 취미로 시작한 일이지만, 취미라고 하기에 방송국 내에서 그의 비중은 무시할 수 없다. 전문 방송인으로서 방송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프로그램에 대한 원고작성에서부터 게스트 섭외, 방송진행까지 다양한 영역을 담당하고 있다. 분당FM에서 진행하는 방송아카데미의 ‘표준어발음과 방송언어에 대한 강의’도 그의 몫이다.

“많은 사람이 은퇴와 동시에 할 일을 잃는 게 안타까웠어요. 저 역시 은퇴 후 경력단절로 무기력해지기도 했습니다. 일을 다시 시작하려니 문도 좁고, 기회도 많지 않았어요. ‘내가 가진 재능을 나누자’는 생각에 재능나눔이나 봉사에 눈을 돌리니 제가 있어야 할 자리가 보였습니다.”

한때 울산방송국 아나운서로 활약했지만 은퇴 후 자녀들을 다 키우고 나니 공허함이 찾아와 빈둥지증후군을 앓기도 했다는 그는 “다시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며 사회를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면서 “경제적 부담이 크지 않다면 재능기부나 봉사는 은퇴 후 삶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베이비붐 세대들의 사회참여 욕구가 높아짐에 따라 은퇴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자원봉사 모임이나 재능나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문화해설사나 숲해설가가 인기 높다.

‘한국의재발견’에서는 ‘우리궁궐지킴이’라는 문화해설사를 양성해 4대 고궁과 종묘에서 무료 자원봉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현재 문화해설사로 활동하는 3백여 명 중 50대 이상이 4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경험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일정기간 60여 시간의 기본이론교육과 12주간의 수습활동을 진행해 최종 해설사를 선발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자원봉사자 3백20명 중에서도 50~60대가 6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관련 분야 경력자나 전문가는 ‘전시해설 자원봉사자’로 지원할 수 있고 경력이 없더라도 일반 자원봉사자로 참여가 가능하다.

숲생태지도자협회 부설 ‘숲자라미’는 사회 공헌일자리 시업 참여기관이다. 은퇴노인들을 전문 숲해설가로 육성해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환경교육을 펼치고 있다. 협회 소속 숲해설가 중 55세 이상이 40명이다.

사회 공헌 일자리 사업에 대한 관심도 높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는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시작을 봉사로’라는 의미의 ‘세시봉사단’이라는 사회 공헌 일자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급근로와 자원봉사를 결합한 세시봉사단은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의 사회공헌을 유도한다.

세시봉사단은 전문지식과 3년 이상의 실무경력을 보유한 40대 이상의 전문직 퇴직자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세시봉사단에게는 식비 5천원, 교통비 3천원의 지원금과 매 시간당 2천원 상당의 나눔포인트(문화상품권, 온누리상품권, 교통카드 등)가 지원된다.

글과 사진·박근희 기자


고용노동부는 사회공헌에 뜻이 있는 베이비붐 세대들을 위해 ▲2012년 (예비)사회적기업 육성사업 지원인원 규모를 확대한다. (예비)사회적기업 취업지원 인원을 2011년 1만3천8백77명에서 2012년 1만5천명으로 늘리고 사회복지시설 등과 연계해 사회참여를 돕는다. 아울러 비영리 민간 분야에서 자원봉사형 일자리를 발굴ㆍ연계할 수 있도록 국가적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이와 함께 ▲유급근로와 자원봉사 결합 모델을 확산해 사회참여를 지원하는 한편 기업 임직원, 법조인, 외교관, 교원, 과학기술인, 군경소방공무원 등 전문직 은퇴인력들을 활용한 ▲교육기부 프로그램을 개발해 세대 간 지식과 지혜 나눔을 실현한다. 전문직 은퇴자를 대상으로 재교육을 실시해 ODA 전문가로 양성, 글로벌 사회공헌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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