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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금요일엔 과학이 반가운 친구가 된다




몇해 전 ‘이공계 위기론’이 확산되던 시절이 있었다. 과학기술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지만 일반국민이 실감하기란 쉽지 않다. 반대로 일반국민이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절감한다면 ‘이공계 위기’ 운운하는 사태는 초래되지 않을 것이다. 근본적인 해결책 중의 하나로 ‘과학기술의 대중화’가 거론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 주는 것이 관건이다.

‘과학기술의 대중화’에 앞장서는 기관이 있다. 한국연구재단이 화제의 주인공이다. 한국연구재단은 학술 및 연구개발 활동과 관련, 인력의 양성 및 활용을 보다 효율적이고 공정하게 수행함으로써 국가의 학술 및 과학기술 진흥과 연구역량 제고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 2009년 6월 26일에 기존의 3개 기관이 통합해 새롭게 출범한 국가 대표 연구관리 전문기관이다.




한국연구재단이 하는 대중화 프로젝트는 다양한데 그중 ‘금요일에 과학터치’ 강연이 대표적이다. 이 프로젝트는 국가연구개발 사업의 우수한 연구성과를 국민들과 공유하기 위해 연구과제 책임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과학지식 나눔의 장이다.

이 강연은 특히 일반국민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생명공학(BT) ▲나노기술(NT) ▲정보통신기술(IT) 등 최신 과학기술 성과를 국민들이 이해하기 쉽게 소개하고 있다.

이 강연은 2007년 2월 23일 서울에서 처음 시작된 후 부산·대전·광주·대구 등 5개 도시로 확산돼 5년간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지난 2월 10일로 총 1천회를 돌파하고 9만8천여명의 청중이 참석하는 등 지역민들과 학생들을 위한 지식 나눔의 장으로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은 시간적·공간적 제약으로 강연에 참석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금요일에 과학터치’ 홈페이지(www.sciencetouch.net)를 통해 모든 강연에 대한 주문형비디오(VOD) 영상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 VOD 서비스는 연간 80만명이 넘는 국민이 온라인 강연을 청취하는 등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금요일에 과학터치’ 강연의 가장 큰 특징은 ▲교육청·시청 ▲과학기술자협의회 ▲도서관 ▲언론사 ▲자원봉사자 등 5개 도시의 22개 기관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이 행사는 연구책임자, 지역 초·중등 과학교사 4백여명이 강연에 참여하고, 1천8백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직접 운영하는 국가 대표 과학강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강사들의 열의가 높은 인기의 근본 원인이다. 지난 2월 24일 서울 정독도서관에서 류훈 서울대 의대 교수는 ‘뇌를 알고 미래를 준비하자!’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그는 6개월 전부터 강연내용을 생각하고 청중을 분석했다. 주로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온다는 것을 알았고, 두 부류의 청중이 관심 가질 만한 토픽으로 쉽게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그는 이날 “강연을 열심히 듣고 묻는 질문에 잘 대답하는 학생에게는 서울 혜화동에 있는 연구실 견학의 특혜를 주겠다”고 파격적인 제안을 해서 큰 호응을 얻었다.

중복 출연한 강사가 많은 것도 눈길을 끈다. 그만큼 청중의 호응이 높고 강사들도 출강을 즐긴다는 뜻이다. 올해 강연까지 포함해 주요 강연 5회 출강자는 박일흥(이화여대) 황성우(고려대) 염한웅(포스텍) 이규철(서울대) 이원재(서울대) 이지오(한국과학기술원) 정종경(서울대) 함병승(인하대) 교수 등이다.

강연 주제도 다양하다. 우주의 끝, 원자, 반도체 나노소자, 원자력수소, 양자메모리, 형광분자, 생체유동현상, 그래핀 소자, 블랙홀 같은 어려운 테마가 있는가 하면 장내세균, 줄기세포, 인공근육, 초파리,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태양전지 같은 비교적 친근한 소재도 있다.

강사들은 어려운 주제도 가능하면 쉽게 풀어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지난 2월 10일 대전교육과학연구원 5층 합동강의실에서 열린 1천회 기념 강연의 경우를 보자. 이 강연은 대전내동중학교 이영숙 교사의 ‘새처럼 수평잡기’ 도입강연과 장윤석 포스텍 환경공학부 교수의 ‘환경호르몬의 역습’ 본강연의 두 주제로 열렸다.

이영숙 교사는 새가 수평을 잡는 방법을 강의와 실험을 통해 보여주고, 학생들은 4~5명씩 짝을 지어 스티로폼 공과 나무막대, 막대사탕을 이용해 실험을 하면서 즐거워했다.

한국연구재단은 이 밖에 다양한 과학재능 기부활동을 하고 있다. ‘우수과학자와 함께하는 토요과학 강연회’는 국가 연구개발(R&D) 성과에 대한 강연수요가 많은 서울 남부지역 시민들을 위해 정기적으로 매년 24회 강연을 개최하고 있다. 과학기술 소외지역인 오지 주민들을 위한 배려도 돋보인다.


‘국민과 함께 나누는 연구성과 강연’은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 과학자들이 군산 선유도 등 오지지역 주민을 직접 방문해 총 9회 강연을 개최했다. 강연 만족도 조사 결과 참석자의 72퍼센트가 만족한다고 답할 만큼 만족도가 높았다. 지난해 9월과 10월 두 달 동안엔 과학자와 대학 과학봉사 동아리를 연계해 실험 중심의 ‘찾아가는 과학실험실’을 운영했다. 참석자의 92퍼센트 이상이 프로그램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단발성 행사로는 지난해 11월 23일 서울 어린이공원 내 돔아트홀에서 열린 ‘행복한 과학자들의 희망터치 특별강연’이 눈길을 끈다. 이 행사에는 이공계 진학 예정 고등학생 2천2백여명이 참석해 재단 강연 역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승종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은 “국민과 소통하고 우수 연구성과를 공유·확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박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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