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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베이비붐 세대가 웃어야 할 이유




베이비붐 세대들이 정년퇴직을 맞는 시점이 되면서 이들을 조명하는 신문기사와 방송 특집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가 주목받는 이유는 7백12만명(전체 인구의 14.6퍼센트)에 달하는 엄청난 인구집단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최근 언론에 비치는 베이비붐 세대의 모습은 음울한 것들이 많다. 자식 키우느라 돈을 다 써버려 노후생활이 불안하고, 청춘을 바친 직장에서 구조조정의 칼바람을 맞아 거리로 밀려나고 있다는 ‘비장한 스토리’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모습이 진짜 베이비붐 세대의 얼굴일까? 하지만 미디어가 그리는 불안한 노후는 베이비붐 세대의 여러 얼굴 가운데 하나에 불과할 뿐이다.

베이비붐 세대는 군사독재의 대한민국을 민주화로 이끌고, 경제 부흥의 견인차 역할을 한 ‘산업화와 민주화’의 주역이다. 산업화의 경우 미국과 일본, 독일, 영국 등 선진국들이 1백~2백 년에 걸쳐 이룩했던 것을 우리나라는 50여 년 만에 성취해 내는 기적을 이뤄냈다. 베이비붐 세대는 이런 산업화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몸으로 체험하고 지켜본 세대다.

베이비붐 세대가 태어나서 활동하던 지난 55년 동안 대한민국이 성취한 경제적 업적은 가히 기적이라고 부를 만하다. 1955년 65달러에 불과했던 1인당 GNI(국민총소득)는 2010년 2만7백59달러로 늘어났다. 불과 두 세대 만에 선진국 문턱까지 급상승한 것이다. 이런 경제발전 과정에 베이비붐 세대가 크게 기여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경제발전을 통해 베이비붐 세대는 대한민국 사회를 떠받치는 중산층의 핵심세력으로 자라났다. 중산층은 생리적으로 급격한 사회변화보다 점진적인 사회변화를 원한다. 그래서 ‘민주주의의 보루’라고 불린다. 베이비붐 세대는 대한민국 역사에서 가장 강력한 중산층 세력을 형성한 세대로 분석된다.

그 베이비붐 세대가 이제 정년을 맞고 있다. 평균수명이 매년 4~5개월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할 때, 베이비붐 세대들은 대체로 90세까지 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은퇴를 한다 하더라도 30년 이상의 또 한번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얘기다. 기나긴 ‘제2의 인생’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에 대해 스스로 깊은 성찰(省察)을 해야 하겠지만, 국가와 기업들도 이들에 대한 배려를 해야 할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생활비와 의료비를 국가가 보살펴줘야 하는 ‘무력한 계층’으로 전락하면 그 비용은 천문학적인 금액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년이 됐다는 이유로 무작정 사회에서 퇴출시키기보다 이들에게 ‘다시 일하고 삶의 보람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직장을 잃는 것이 곧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것을 의미하는 한국적인 경제상황하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베이비붐 세대들도 90세 장수시대를 맞아, 이제 ‘얼마나 오래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건강하고 보람 있게 사느냐’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글·송양민 가천대학교 보건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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