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례가 드문 초고속 경제성장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불과 60년 전만 하더라도 세계 최빈국에 속해 있던, 아무런 자원도 미래도 없는 것처럼 보였던 작은 나라였다. 그런 나라가 반도체, 휴대폰, 조선 산업 등에서 세계 최대 생산국으로 부상했다는 사실 자체가 경제발전론을 연구하는 세계학자들의 꾸준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러한 초고속 압축성장의 결과, 과연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이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되었을까? 혹은 단지 경제외형만의 성장이 이루어진 가운데, 정작 안은 텅텅 비어 있는 ‘종이호랑이’는 아닌가 하는 의문은 지난 외환위기 이래 계속 제기되고 있다.
바로 이런 의문들 때문에, 국내외에서 발표되는 각종 국가경쟁력 관련 지수가 더욱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마치 이런 관심을 반영하듯이 ‘국가경쟁력’을 평가하기 위한 각종 지수들이 넘쳐나고 있다.
스위스의 민간기구인 세계경제포럼(WEF)이 매년 발표하는 국가경쟁력지수에서부터, 유엔연합개발계획(UNDP)가 발표하는 인간개발지수(HDI), 미국 컨설팅회사인 퓨처브랜드사가 발표하는 국가브랜드지수(CBI) 등 종류도 다양하다. 모두 각 기관의 관심사에 따라 상이한 평가기준을 가지고 발표되는 만큼 객관적인 국가경쟁력의 척도로 보기는 어렵다.
해마다 우리나라의 경쟁력지수도 등락을 반복하고, 각종 지수별로 우리나라의 위치도 천차만별이지만, 공통된 특징은, 세계IT경쟁력지수나 전자정부지수 등 소위 하드웨어 중심의 지수에서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임이 틀림없다. 한편 부패지수, 환경지속성지수, 여성권한지수, 행복도지수 등 소위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소프트웨어 중심의 지수에서는 우리나라가 갈 길이 멀다는 것이 분명히 드러난다.
양적 기준의 외형적 경제성장과 하드웨어 중심의 국가기반을 갖추려는 노력만으로는 국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음은 각종 경쟁력 지수뿐만 아니라 최근의 선거결과에서도 새삼 확인되었다. 진정한 국가경쟁력 확보는 우리 사회구성원 모두가 그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사회적 소프트웨어와 제도적 틀이 만들어질 때 가능하다.
즉 국민 모두가 각자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을 찾을 때까지 정부는 기초교육과 직업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또 최저생계를 보장해 주는 사회안전망이 갖추어질 때 우리 사회의 경쟁력은 또 다른 전기를 맞이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투자를 위한 재원조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소득수준과 경제능력에 걸맞은 조세부담을 위한 세제개혁을 이룰 때 각종 경쟁력 지수들은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음을 분명히 알려줄 것이다.
글·김영한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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